또 다시 찾아온 부상악령에 바람 잘 날 없는 클리퍼스

양준민 / 기사승인 : 2017-01-19 0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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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양준민 기자] ‘인생지사 새옹지마(人生之事 塞翁之馬).’ 변방에 사는 노인의 말에 관한 이야기에서 유래된 문구로 “세상만사는 변화가 많아 어느 것이 화가 되고, 어느 것이 복이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니 재앙도 슬퍼할 게 못되고 복도 무조건 기뻐할 것이 아니다”라는 뜻을 일컫는 말이다. 이는 올 시즌 계속해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는 LA 클리퍼스에게 잘 어울리는 말이다.

시즌 초반 클리퍼스는 강력한 수비력과 탄탄한 벤치전력을 앞세워 리그 판도를 주도, 서부 컨퍼런스 1위를 달리기도 했다. 비록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기세에 밀려 1위 자리는 뺏겼지만 여전히 클리퍼스는 크리스 폴-블레이크 그리핀-디안드레 조던의 빅3를 중심으로 탄탄한 전력을 과시, 지난 시즌 초반 부진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하늘이 이런 클리퍼스의 상승세를 시샘한 것일까. 지난해 12월 11일(이하 한국시간) 그리핀이 갑자기 무릎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에 그리핀은 11일에 있었던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전은 부상예방차원에서 결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출장을 감행, 이는 결국 독이 되어 돌아왔다. 계속된 통증이 쌓여 결국 그리핀의 무릎은 탈이 낫고 수술이 필요한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다행히도 이번에 다친 무릎은 전에 심각한 부상을 업었던 무릎이 아니라 큰 수술은 피할 수 있었다. 또 현재는 순조로운 재활 끝에 1월말 복귀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클리퍼스는 그리핀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후 샌안토니오를 잡아내는 등 2연승을 달리며 세간의 위기론을 종식시키는 듯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클리퍼스는 지난 시즌 그리핀이 부상으로 빠진 45경기에서 30승 15패를 기록,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준 바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 시즌은 디안드레 조던이 한층 더 성장했고 모리스 스페이츠, 브랜든 배스 등 백업 빅맨들이 활약이 좋아 그리핀의 공백은 없을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그리핀의 공백은 생각보다 그 여파가 더 컸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클리퍼스의 부상악령은 그리핀 한 명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리핀이 부상으로 이탈한 직후 크리스 폴과 J.J 레딕 등 팀 주축선수들이 햄스트링 부상 등으로 결장, 순식간에 6연패를 당하며 상위권에 있던 순위도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결국 한 때 서부 컨퍼런스 1위를 달렸던 클리퍼스의 순위는 어느새 서부 컨퍼런스 7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행히도 폴과 레딕 등 주축선수들의 부상이 큰 부상은 아니었기에 곧 이들은 코트로 복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복귀 후 전력을 재정비한 클리퍼스는 다시 7연승을 행진을 달렸고 19일 현재 정규리그 29승 14패를 기록, 서부 컨퍼런스 4위로 올라서는데 성공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레딕도 최근 7경기에서 평균 19.6득점(FG 46.1%) 3P 42.9%(평균 3.4개 성공)를 기록, 우리가 알던 그 레딕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최근 10경기에서 7연승을 포함해 7승 3패를 기록 중인 클리퍼스는 5위인 유타 재즈(27-16)와의 승차를 2게임차로 벌리는데도 성공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노선인 8위 덴버 너게츠와 승차도 10.5게임차로 벌리며 일단은 플레이오프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은 모습이다. 더불어 멀게만 느껴졌던 3위 휴스턴 로켓츠(32-12)와의 승차도 2.5게임차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크리스 폴 부상이탈, 비상시국 맞이한 클리퍼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다시 서부 컨퍼런스 상위권으로 복귀한 클리퍼스지만 현 상황에 대해 마냥 웃을 수만은 없게 됐다. 바로 팀의 야전사령관이자 전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폴이 부상을 입으며 전력에서 한동안 이탈하게 됐기 때문. 폴은 17일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경기에서 러셀 웨스트브룩을 막다 왼쪽 손가락을 다쳤다. 당시, 스크린을 서던 조프리 로베르뉴와 이를 빠져 나가던 웨스트브룩 사이에 얽히면서 폴은 이와 같은 부상을 당했다. 이날 폴은 14분을 뛰며 8득점(FG 60%) 3리바운드 6어시스트라는 기록을 남긴 채 코트를 떠났다.

폴은 조기에 코트를 떠났지만 레이먼드 펠튼이 15득점(FG 100%) 6어시스트를 기록, 폴의 공백을 잘 메워줬다. 여기에 스페이츠, 레딕 등 다른 선수들이 활약이 이어지면서 클리퍼스는 웨스트브룩이 분전한 오클라호마시티를 120-98로 대파할 수 있었다. 이날 조던과 스페이츠는 무려 42득점 25리바운드를 합작, 오클라호마시티의 인사이드를 완벽히 제압했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폴의 부상이탈이라는 상처만 남은 승리였다.

폴은 부상 당시 벤치로 돌아온 후 의자를 발로 박차고 트레이너와 함께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에 사람들은 폴의 부상이 심각할 것으로 여겼지만 다행히 라커룸에 있던 X-Ray 촬영결과 단순한 염좌인 것으로 판명, 닥 리버스 감독을 비롯한 클리퍼스 구단관계자들과 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반전이 있었으니 곧 이어 나온 MRI 결과가 X-Ray 촬영결과는 다르게 나온 것이었다. MRI 촬영결과 폴의 부상은 단순 염좌가 아닌 엄지손가락 인대파열이었다.

이에 클리퍼스 구단 측은 즉각 폴의 부상정도와 향후 일정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 내용에 따르면 우선, 폴은 오는 19일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 수술 직후 부상재활, 훈련 등을 감안한다면 폴의 부상복귀는 최소 6주에서 8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폴이 8주를 결장한다고 가정한다면 이 기간 동안 클리퍼스는 최대 26경기를 폴 없이 치러야 한다. 폴은 이미 올 시즌 햄스트링 염좌 때문에 7경기가 결장하기도 했다.

성명발표를 끝내고 리버스 감독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누구나 알다시피 폴의 부상은 비교적 심각하다. 또, 지금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사람은 바로 폴이다. 폴은 X-Ray 촬영결과를 듣고 매우 안도했지만 MRI 결과가 다르게 나오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지금은 그저 폴이 수술과 재활을 잘 마치고 원래 자리인 최고의 자리로 건강하게 돌아오기만을 바랄 뿐이다”라는 말을 전하며 폴의 빠른 쾌유를 비는 모습이었다.

올 시즌 폴은 31살의 나이임에도 개막 후 36경기에서 평균 17.5득점(FG 47.1%) 5.3리바운드 9.7어시스트 2.3스틸을 기록, 젊은 선수들과 비교해도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며 리그 정상급 포인트가드의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폴은 그리핀이 빠진 15경기에서 본인이 부상으로 빠진 경기들을 제외하곤 8경기 평균 16.9득점(FG 51.7%) 6.1리바운드 10.3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기도 했다.

클리퍼스가 최근 6연패를 당한 것도 이 기간 동안 폴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그중 4경기나 결장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클리퍼스는 지난 시즌부터 폴이 결장한 경기에서 2할 대의 승률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폴은 단순히 기록만으로 클리퍼스에 영향을 미치는 선수가 아니다. 그의 부재가 클리퍼스에 얼마나 큰 악영향들을 미치는지는 이미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그리핀의 공백의 경우, 조던과 스페이츠 등이 충분히 매울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폴은 다르다. 올 시즌 평균 2.4개의 턴오버만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인 경기운영과 함께 번뜩이는 재치와 패스들로 팀의 경기력 자체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가 바로 폴이다. 폴이 없는 클리퍼스는 그저 리그 중·하위권 수준의 팀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폴은 코트 안팎에서도 리더로써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는 흡사 슬램덩크에 나오는 김수겸의 역할과 비슷하다 볼 수 있다.

일단 이런 폴의 자리는 펠튼이 선발로 나서며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부상으로 인해 커리어가 끝났다는 평가를 받던 펠튼이지만 지난 시즌 릭 칼라일 댈러스 매버릭스 감독의 손을 거치면서 부활에 성공했다. 그리고 올 여름 클리퍼스로 둥지를 옮겼고 여전히 자신이 NBA 선수로써 가치가 있음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는 중이다. 올 시즌 펠튼은 폴의 백업멤버로 나서며 평균 7.2득점(FG 45%) 2.5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최근 펠튼의 기량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지만 커리어-평균 12.1득점(FG 41.3%)을 기록할 정도로 본래 득점력이 있는 선수다. 클리퍼스가 7연승을 달리는 동안 7경기 평균 11득점(FG 50.8%) 3.7리바운드 4어시스트 1.1스틸을 기록할 정도로 물오른 경기력을 뽐내고 있어 폴의 공백을 어느 정도는 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펠튼이 쉬는 동안은 잠시나마 포인트가드의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자말 크로포드나 오스틴 리버스가 번갈아 그 뒤를 받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량이 떨어졌다고는 하나 펠튼의 픽앤-롤 2대2게임은 여전히 수준급이다. 펠튼은 17일에 있었던 오클라호마시티전에서도 조던과 환상적인 2대2게임을 선보이며 조던의 앨리웁 덩크를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여기에 외곽슛 능력은 떨어지지만 중거리슛 능력이 좋아 스스로 공격을 마무리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다만, 최근 부상으로 인해 전성기 시절 보여줬던 날카로운 돌파들로 코트를 휘젓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최근 클리퍼스는 7연승을 달리며 기세를 회복, 다시 한 번 서부 컨퍼런스의 판도를 뒤흔들려했다. 여기에 그리핀의 복귀일정도 구체화되면서 그 기대감은 한껏 고조됐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클리퍼스는 또 한 번 부상악령에 발목을 잡히며 이제는 위기탈출을 고심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더욱이 이번 부상악령의 피해자는 클리퍼스 자체라는 표현을 써도 과언이 아닌 폴이다. 이런 폴의 부상공백을 어떻게 이겨낼지 클리퍼스는 쉽게 답을 찾을 수 없는 고민에 빠지게 됐다.


▲위기의 클리퍼스, 그리핀의 복귀시계 빨라질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 달이라는 긴 부상재활을 끝내고 그리핀이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주말부터 클리퍼스 연습구장 사이드라인을 왕복, 다친 무릎에 별다른 통증 없이 러닝훈련을 소화하는 등 그리핀의 코트복귀는 점점 더 가시화되고 있다. 그리핀은 부상으로 결장하기 전까지 개막 후 26경기에서 평균 21.2득점(FG 48%) 8.8리바운드 4.7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하고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그리핀은 여름휴가를 모조리 반납할 정도로 부활에 대한 의지를 활활 불태웠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시즌 그리핀은 부상으로 인해 35경기 출장에 그치며 시즌 초반 팀의 부진에 한몫을 담당했다. 또 여기에 구단 직원과 시비가 붙어 구설수에 오르는 등 지난 시즌은 그리핀에게 악몽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2015-2016시즌 그리핀의 최종성적은 평균 21.4득점(FG 49.9%) 8.4리바운드 4.9어시스트.

이에 올 여름 한때 그리핀의 오클라호마시티 이적설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클리퍼스 구단은 일말의 여지도 남기지 않기 위해 즉각적으로 거절의 의사를 표시, 그리핀을 지키는데 성공했다. 그리핀 역시 클리퍼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있었던 탓인지 스스로 오클라호마시티행은 없을 것이라 못을 박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클리퍼스와 그리핀은 시즌 도중 재계약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는 최근 그리핀이 무릎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바람에 대화조차 해보지 못한 상태다.

무엇보다 그리핀은 올해 여름 FA가 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된다. 굳이 클리퍼스와 재계약이 아니더라도 몸값을 높이려면 복귀 이후 자신의 가치를 클리퍼스를 비롯한 다른 구단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최근 클리퍼스는 그리핀의 트레이드를 고민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폴이 부상으로 빠진 현 상황에서 그리핀의 트레이드 논의는 전면 백지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문제는 이제 그리핀이 얼마만큼 자신의 몸 상태를 끌어올린 상태에서 어느 시점에 복귀하느냐다. 당초 클리퍼스는 플레이오프에 초점을 맞춰 그리핀이 몸 상태를 100%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배려할 예정이었다. 실제로도 클리퍼스는 일정이 비교적 수월한 다음 주를 지나 29일 골든 스테이트 원정경기를 전후로 그리핀을 복귀시킬 계획을 갖고 있었다는 후문.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폴이 부상으로 쓰려졌고 멤피스 그리즐리즈, 유타 등 서부 컨퍼런스 중위권 팀들이 호시탐탐 클리퍼스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29일 골든 스테이트를 만나기 전까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덴버 등 서부 컨퍼런스 하위권에 있는 팀들을 만난다하지만 폴이 없는 지금 100% 승리를 장담하기는 힘들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폴의 부상이탈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연패에 빠진다면 더욱 깊은 수렁에 빠질 수도 있기에 그리핀의 조기복귀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가 됐다. 물론, 이는 그리핀이 다시 부상으로 쓰러질 수 있다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홀로 서는 디안드레 조던, 그에게는 위기이자 기회!

이렇게 폴과 그리핀이 없는 지금, 팀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는 다름 아닌 조던이다. 올 시즌 조던은 개막 후 43경기 전경기에 출장 평균 12.3득점(FG 68.5%) 13.9리바운드 1.8블록을 기록 중이다. 그리핀이 빠진 15경기에선 평균 13.3득점(FG 73.2%) 15.5리바운드 1.9블록을 기록, 괴물 같은 활약으로 인사이드를 든든히 지켰다.

하지만 이제 그의 곁에는 폴마저 없어졌다. 조던은 폴의 든든한 2대2게임 파트너로써 사실상 조던의 모든 득점은 폴이 떠먹여주는 패스들에서 비롯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폴이 없어도 인사이드 수비와 보드장악력에선 여전한 존재감을 뽐내겠지만 공격에서는 확실히 그 위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게 됐다.

다만, 이미 앞서 언급했듯 폴을 대신해 선발로 나설 것으로 예상이 되는 펠튼이 2대2게임을 풀어가는 능력이 좋은 선수기에 그와 호흡을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 공격에서 조던의 공헌도가 달라질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 시즌 두 선수는 이미 여러 차례 좋은 모습들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조던은 지난해 12월말 폴이 없는 4경기에서 평균 14득점(FG 71.8%) 16리바운드 2.2블록을 기록한 바 있다.

어찌 보면 폴과 그리핀이 모두 빠진 지금이 조던에게는 위기이자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최근 몇 년간 조던은 리그 정상급의 수비형 센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美 현지 전문가들은 농구에 대한 낮은 이해도와 덩크슛과 풋백 득점을 제외하곤 공격기술이 전무한 선수라는 점을 이유로 들며 조던을 리그 정상급 센터라 평가하기엔 어딘가 모르게 2% 부족한 모습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중 올 시즌 VR기기까지 도입해 그 성공률을 평균 52.1%까지 끌어올리는 등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지만 커리어-평균 42.9%를 기록할 정도로 극악인 조던의 자유투 성공률은 그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올 시즌은 앞서 언급했듯 최첨단 기기를 도입하는 등 훈련방식을 바꿨지만 최근 7경기에선 또 다시 평균 44.2%의 자유투성공률을 기록, 조던의 자유투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이런 위기상황에서 조던이 팀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폴과 그리핀이 복귀하기 전까지 팀을 잘 이끌어준다면 조던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또, 조던 스스로도 이 위기를 잘 극복한다면 한층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해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덧 리그 8년차로 중견급 선수대열에 합류했지만 아직은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모습의 조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5년 여름 조던은 댈러스와 구두계약에 합의했지만 이를 무효화시키고 클리퍼스 잔류를 선택해 많은 이들로부터 D.통수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조던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남겼지만 이마저도 장문의 글이 아닌 단 4줄에 불과, 더 큰 비난을 받기도 했다. 더불어 조던의 메시지가 공개된 이후 마크 큐반 댈러스 구단주가 “조던은 SNS에만 글을 남겼을 뿐 그에게서 직접적으로 아무런 사과의 연락을 받지 못했다”라는 말로써 불난 집에 기름을 부는 등 조던에 대한 비난수위는 점점 더 높아져만 갔다.

이런 상황이라면 조던이 직접 나서 사과할 법도 했지만 조던은 끝내 큐반과 댈러스에게 직접적인 사과가 없었고 그의 어머니인 킴벌리 조던이 나서 큐반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던은 D.통수라는 오명과 더불어 마마보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됐다. 프로선수이고 아니고를 떠나 자신의 잘못에 대해 직접적으로 사과에 나서지 않은 것은 명백히 조던의 잘못이었다.

무엇보다 올 여름에는 폴과 그리핀 모두 FA가 된다. 이미 올 여름에 있었던 사례들로 비추어볼 때 이들이 모두 100% 클리퍼스에 남는다 확신할 수 없다. 그리핀의 경우 지금까지도 오클라호마시티와 강력히 연결되고 있다. 또 폴 역시 우승을 위해 클리퍼스를 떠나 우승권 팀으로 둥지를 옮길 수 있다는 예측이 계속해 나오는 상황이다. 지금이 아니더라도 나중에는 결국 홀로 서는 상황이 올 것이기에 지금부터 조던은 홀로 서는 법을 익혀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고 폴과 그리핀이 그를 챙겨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탄탄해진 벤치전력, 클리퍼스를 위기에서 구해낼까?

올 시즌을 앞두고 클리퍼스는 또 한 번 대대적인 벤치전력보강에 나섰다. 이번 FA시장에서 클리퍼스는 스페이츠, 펠튼, 알렌 앤더슨 등을 데려왔다. 여기에 올 여름 은퇴를 고심했던 폴 피어스를 설득해 그의 은퇴를 철회, 팀에 합류시켰다. 다만, 피어스는 올 시즌 부상으로 12경기 출장에 그치고 있지만 원정과 홈을 가리지 않고 선수단과 동행, 라커룸 리더로써 팀 동료들의 사기를 북돋아주고 있다.

조쉬 스미스, 랜스 스티븐슨, 제프 그린 등 지난 시즌 벤치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의 이름값과 비교하면 올 시즌 클리퍼스 벤치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의 이름값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올 여름 팀에 합류한 선수들 모두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무엇보다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인 선수들이라 오히려 효율적인 면에선 이들보다 더 나은 모양새다.

폴 역시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언론과 인터뷰에서 “다가오는 올 시즌이 무척이나 기대된다. 무엇보다 펠튼과 배스는 나와 드래프트 동기다. 드래프트 동기인 펠튼, 배스와 같이 뛸 수 있어 무척이나 기쁘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은 팀에 많은 보탬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는 말을 남길 정도였다.(*폴은 2005 신인드래프트 전체 1라운드 4순위, 펠튼과 배스는 각각 전체 5순위와 2라운드 전체 33순위로 NBA에 입성했다)

폴의 말처럼 올 시즌 클리퍼스의 벤치멤버들은 리그 정상급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기존의 크로포드와 리버스에 더해 펠튼과 스페이츠까지 벤치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며 클리퍼스의 벤치싸움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웨슬리 존슨도 다른 선수들에게 밀리며 지난 시즌에 비해 출전시간은 대폭 줄었지만 자신의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한 끈끈한 수비와 속공 마무리 능력을 바탕으로 클리퍼스 벤치에 힘을 보태고 있다.

우선, 통산 3번째 올해의 식스맨 수상자로 NBA 리그 역사상 최다 수상에 빛나는 크로포드는 36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여전한 활약을 보인다. 올 시즌도 기복이 있는 플레이가 돋보이기는 하지만 한 번 분위기를 타면 걷잡을 수 없는 폭발력으로 클리퍼스의 벤치를 이끌고 있다. 올 시즌 크로포드의 기록은 43경기 평균 11.6득점(FG 39.3%) 1.5리바운드 2.7어시스트.

도련님, 리버스는 지금도 어이없는 플레이들로 팬들을 황당하게 만들 때가 있지만 올 시즌 클리퍼스 벤치전력을 논함에 있어 빠질 수 없는 선수다. 올 시즌 리버스는 개막 후 41경기에 나서 평균 11득점(FG 44%) 2리바운드 2.5어시스트를 기록, 여러모로 성장세를 보여주며 데뷔 후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클리퍼스가 7연승을 달린 이 기간에는 선발로 나서며 평균 16.8득점(FG 47.4%) 3.5리바운드 4.5어시스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금수저 논란을 벗고 조금씩 자신만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모습의 리버스다.

그리고 올 시즌 클리퍼스 벤치에는 전학생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바로 배스와 펠튼, 스페이츠가 그 주인공이다. 올 시즌 배스는 신장은 203cm로 작을지 몰라도 113.4kg이라는 탄탄한 몸을 앞세워 수비 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등 클리퍼스 골밑의 싸움꾼 역할을 맡고 있다. 여기에 정확한 중거리슛 능력은 덤이다. 올 시즌 배스의 기록은 27경기 평균 5.5득점(FG 58.6%) 2.3리바운드.



여기에 스페이츠의 활약상도 만만치 않다. 올 여름 골든 스테이트를 떠나 클리퍼스로 이적한 스페이츠는 개막 후 43경기에 나서 평균 10.3득점(FG 45.8%) 5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전과 달리 평균 39.7%(평균 1.4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할 정도로 물오른 슛감각을 선보이는 등 스페이츠는 국내 팬들 사이에서 208cm의 슈팅센터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슛감이 좋다는 의미에선 칭찬이지만 빅맨이지만 골밑에서 몸싸움을 기피한다는 비판이 들어있는 별명이기도 하다.

하지만 스페이츠가 있어 그리핀의 공백을 무사히 넘겼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스페이츠는 그리핀이 빠진 15경기에 모두 나서 평균 12.5득점(FG 49.2%) 4.9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점슛도 평균 48.5%(평균 2.1개 성공)를 기록했다.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나왔다는 점과 평균 출전시간이 18.3분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생산성이 아닐 수가 없다.

#최근 15경기 모리스 스페이츠 3점슛 성공률 분포도(*18일 기준)



이외에도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클리퍼스의 대부분 선수들은 심판판정에 너무 쓸데없이 많은 신경을 쓰며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 같다. 이보다는 득점 등 자신들의 플레이에 더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라는 말로 선수단 전체에 쓴 소리도 아끼지 않는 등 스페이츠는 클리퍼스로 둥지를 옮긴지 얼마 안됐지만 어느새 클리퍼스의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남자로 변신했다.

펠튼도 올 시즌 클리퍼스 벤치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이미 위에서 그에 대해 많이 언급했기에 펠튼에 대한 코멘트는 여기서 생략하기로 한다.

다시 기사로 돌아와 이 글을 처음 시작하면서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 말을 썼다. 이처럼 폴의 부상이 지금은 클리퍼스에게 큰 위기로 다가왔지만 그리핀의 공백을 극복한 것처럼 폴의 공백 역시 극복, 계속해 상승세를 이어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론, 기자가 보기에도 이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만, 그럼에도 계속해 클리퍼스의 행보에 기대하고 싶은 이유는 바로 올 시즌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는 벤치와 또 여기에 한층 더 성장한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진정한 승자를 가리는 전쟁은 정규리그가 아닌 플레이오프다. 그렇기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을 유념, 조급함을 버리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시즌을 운영할 때가 된 클리퍼스다.

#사진=나이키, NBA 미디어센트럴 NBA.com(슛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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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민 양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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