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택한 KT, 왜 김영환일까?

맹봉주 / 기사승인 : 2017-02-01 0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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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맹봉주 기자] 프로농구가 예상치 못한 대형 트레이드로 시끄럽다.


지난달 31일 부산 KT와 창원 LG가 깜짝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양 팀 모두 팀 내 간판선수를 내줬기에 트레이드 후폭풍이 거셌다.


특히 KT팬들의 반발이 심하다. 많은 팬들이 KT 부동의 에이스이자 프렌차이즈 스타인 조성민을 잃었다는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이미 KT 농구단 공식 페이스북과 홈페이지엔 조성민 트레이드를 비판하는 팬들의 글로 도배되어 있다.


KT도 팬들의 이런 반응을 예상치 못했을 리 없다. 그럼에도 트레이드를 한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바로 리빌딩이다. KT는 팀의 주축인 조성민(34), 박상오(36), 이광재(33) 등이 모두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김종범, 이재도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군 입대 시기를 조율해야 한다. 최근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잇달아 상위지명과 거리가 멀어지며 수준급의 신인을 수급하지도 못했다.


때문에 구단과 조동현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선수단 변화를 위해 논의를 해왔다. 지난 여름에 이어진 김종범, 천대현의 영입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던 중 조성민이 지난 11월 18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복귀까지 2개월 이상이 필요한 큰 부상이었다. 가뜩이나 크리스 다니엘스, 김우람, 최창진 등 주전들의 줄 부상으로 흔들렸던 KT는 그대로 6강 경쟁에서 멀어졌다.


결국 KT는 리빌딩을 위해 시즌 중 트레이드를 시도했다. 하지만 KT와 협상을 하려는 팀이 나타나지 않았다. 조동현 감독은 “우리가 트레이드한다는 말이 무성히 나왔지만 정작 들어온 제의는 전혀 없었다. 아마 우리 카드가 마땅치 않아서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던 중 LG와 접촉이 됐다. 마침 LG는 힘겹게 6강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시즌 초반 김종규의 부상과 외국선수 교체로 인해 순위가 내려갔지만 전력만 놓고 보면 상위권 팀들과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았다. 특히 상무에서 제대한 김시래가 최근 합류했다. 구단에서는 6강 플레이오프만 진출한다면 내심 우승까지도 노려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장의 성적이 급한 LG는 즉시전력급 선수를 원했다. 그 선수가 조성민이었다. KT도 리빌딩을 위해 어느 정도의 출혈은 감수하겠다는 상황이었다. 비주전급 선수들끼리의 트레이드는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긴다. KT가 왜 김영환을 원했느냐다. 84년생인 김영환은 조성민과 1살 차이다. 올 시즌 연봉은 5억원으로 조성민(4억 5천만원)보다도 높다. 리빌딩을 주장한 KT의 선택으로는 맞지 않아 보인다. 차라리 박인태, 최승욱, 정성우 같은 유망주나 추가 신인선수 드래프트 지명권을 원하는 쪽이 더 맞아 보인다.


이에 대해 조동현 감독은 “우리는 높이가 좋은 포워드가 필요했다. 올 시즌이 끝나고 김종범이 군대를 가면 스몰포워드는 아예 없다”며 “앞선은 그래도 이재도, 최창진, 김우람, 박지훈 등 키울만한 선수가 있지만 포워드는 아니다”고 말했다. 리빌딩 버튼을 눌렀지만 현재를 완전히 포기한 전면 리빌딩은 아닌 셈이다. 1라운드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으로 미래를 도모하면서도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선수가 필요했다.


여기에 최근 부상으로 결장이 잦아진 조성민의 몸 상태도 고려됐다.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KT 관계자는 “밖에서 보는 것과 내부적으로 우리가 평가하는 건 다르다”며 조성민과 김영환을 비교했다.


“조성민은 좋은 선수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한 건 최근 3시즌이다. 조성민은 3시즌 간 부상으로 49경기를 빠졌다. 하지만 김영환은 결장 경기가 없다. 최근 세 시즌만 놓고 보면 공헌도 측면에서 김영환과 조성민이 비교가 안 된다. 우리는 한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꾸준하게 팀워크를 맞출 수 있는 선수로 김영환을 선택했다.”


사실을 확인해보자. 김영환은 2014-15시즌부터 결장 없이 전경기에 나서고 있다. 반면 조성민은 발목, 무릎 등을 다치며 최근 3시즌 동안 58경기를 결장했다.


이런 비교는 KBL에서 제공하는 공헌도 점수(가점항목: 출전시간, 득점, 스틸, 블록, 리바운드, 어시스트, 굿 디펜스/감점항목: 실책, 2점슛 실패, 3점슛 실패, 자유투 실패)에서 두드러진다.


2014-15시즌 김영환은 공헌도 1310.83점으로 국내선수 중 14위에 올랐다. 조성민은 590.93점으로 40위였다. 지난 시즌에는 김영환이 7위(1138.30점), 조성민이 22위였다(798.05). 올 시즌 김영환은 707.68점으로 12위에 올라있다. 조성민은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4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조동현 감독은 이에 대해 “기량의 문제는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당장의 이름값만 보면 조성민이 낫다. 하지만 FA계약 후 매년 부상을 당했다”며 “문제는 조성민이 다치면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에도 조성민 부상 후 팀이 7연패에 빠지며 고꾸라졌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결국 슛을 장착한 장신 포워드에 부상 없이 꾸준히 팀의 구심점을 역할을 해줄 선수가 필요했던 KT와 팀의 주득점원으로 확실한 한방을 갖고 있는 에이스가 절실했던 LG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며 트레이드가 진행됐다.


이번 트레이드를 놓고 KT 관계자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이 아닌 나중에 결과가 이번 트레이드를 얘기해 줄 것이다”고 말했다. 결국 조성민 트레이드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는 시간이 좀 더 지나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_점프볼 자료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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