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맹봉주 기자] 동부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이제는 플레이오프 진출도 안심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주 동부가 5위로 떨어졌다. 동부는 지난 14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74-87로 패했다. 이날 전까지 울산 모비스와 공동 4위를 달리던 동부는 6위 인천 전자랜드에 2.5경기차, 7위 창원 LG에 3경기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상위권은 정해졌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1위부터 4위까지 팀들의 전력은 탄탄했다. 서울 삼성, 안양 KGC인삼공사, 고양 오리온, 원주 동부가 주인공들로 빅4로 불렸다. 하지만 이종현이 이끄는 모비스의 약진과 동부의 추락이 맞물리며 빅4 체제는 무너졌다.
동부 김영만 감독도 위기를 직감하고 있다. 김영만 감독은 “안심할 때가 아니다. 2월이 고비다”며 “2월에만 벌써 6번째 경기다. 우리 팀 주전들은 나이가 많다. 시간 조절을 해주고 있긴 하지만 체력문제가 제일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영만 감독은 KGC인삼공사전에서 김현호, 한정원, 김창모를 선발 출전시켰다. 김주성, 윤호영, 박지현의 쉴 시간을 벌려는 심산이었다. 동부는 1쿼터를 21-18로 앞섰다. 허웅, 김현호가 10점을 합작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고 로드 벤슨을 주축으로 리바운드에서 상대를 압도(18-5)했다.
하지만 너무 빨리 역전을 허용했다. 2쿼터 시작과 동시에 내리 11점을 내줬다. 특히 실책으로 인한 속공 점수로 KGC인삼공사 선수들의 사기까지 올려줬다. 경기 전, 경기운영에 아쉬움을 토로한 김영만 감독의 말이 현실이 됐다. 이날 패배로 동부는 최근 10경기 4승 6패로 불안함을 노출했다.

동부가 이렇게 흔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두경민의 부상 공백이 크다. 두경민은 그동안 공수에서 폭넓은 활동량을 자랑했다. 허웅의 경기조율을 도와주면서 외곽에서의 한방도 갖고 있었다. 지치지 않은 체력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수비도 좋았다.
하지만 두경민이 빠지며 동부의 전체적인 코트 에너지도 감소했다. 허웅 혼자 경기 조율과 득점을 도맡아 하면서 체력부담도 커졌고 이는 바로 경기력 저하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두경민이 돌아오기 전까지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발가락을 다친 김현호는 출전시간 조절이 필요하다. 신인 듀오 최성모와 맹상훈은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김영만 감독은 두 신인 가드들에 대해 “앞선을 이끌기는 많이 부족하다 아직은 겉도는 모습이다. 기복이 있다”고 평가했다.
떨어지는 국내선수의 득점력도 문제다. 김영만 감독이 자주 “아쉽다”고 언급한 윤호영의 올 시즌 평균 득점은 8.05점이다. 프로 데뷔 시즌인 2008-2009시즌(4.7점)과 상무에서 갓 제대한 2013-2014시즌(7.8)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치다.
김주성 역시 평균 10.03득점으로 프로 데뷔 후 최저 득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기량 발전상을 받은 허웅은 올 시즌 평균 득점이 내려갔다(12.07점→11.5점).
상대하는 팀은 편해졌다. 웬델 맥키네스, 벤슨의 골밑 공격만 막으면 되기 때문이다.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도 경기 전 “동부의 벤슨, 맥키네스의 봉쇄여부가 승패를 결정할 것이다. 지역수비를 많이 쓸 생각이다”고 말했다. 동부는 KGC인삼공사의 지역방어를 깨지 못했다. 맥키네스와 벤슨의 골밑 공격만으론 한계가 있었다.

벤슨의 더블더블이 승리로 연결되지 않는 점도 동부가 풀어야 할 숙제다. 벤슨은 KBL 역대 최다인 24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올리고 있다.
KGC인삼공사전에도 12득점 16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양가가 없었다. 벤슨이 걷어낸 16개의 리바운드 중 무려 12개가 공격리바운드였다. 본인이 슛을 쏘고 실패한 공을 다시 잡는 경우가 많았다. 벤슨은 이날 야투 14개를 던져서 10개를 놓쳤다. 실책은 양 팀 최다인 6개를 기록했다.
벤슨의 실책은 KGC인삼공사의 속공으로 이어졌다. 경기 후 김영만 감독은 벤슨에 대해 “실책을 많이했다. 쉬운 슛들도 많이 놓쳤다. 바깥에 비어있는 동료들에게 빼주기도 하면서 인앤아웃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있다”며 “실책으로 인한 속공을 내준 게 패인이다”고 밝혔다.
두경민이 오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김영만 감독은 “현재 숙소에서 런닝과 슈팅 연습을 하고 있다. 1, 2주가 지나 팀 훈련에 합류하면 원정경기 때도 데려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빨라도 2월 말은 돼야 코트로 돌아올 수 있다. 두경민 없는 2월을 동부가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4강 직행을 놓고 다투던 동부가 이제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사진_점프볼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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