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부산/손대범 기자] 힘든 결정이었지만 ‘승리’로 만회했다. 외국선수가 2명 뛸 수 있는 3쿼터 마지막 3분, 4쿼터 첫 5분을 국내선수들로만 버틴 부산 KT 이야기다.
KT가 갈 길 바쁜 LG에 또 한 번 매운 맛을 보였다. 고춧가루가 아니라 캡사이신 한 사발을 들이부었다. 전반은 무난했다. 40-23으로 크게 앞서갔다. 조성민이 빠진 LG에 비해 경기력이 좋았다. 김영환의 전반 15득점뿐 아니라 라킴 잭슨의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8점)도 분위기를 띄웠다.
그런데 3쿼터에 위기를 맞았다. LG 지역방어에 막혀 활로를 찾지 못한 것. LG는 양 날개를 김종규와 마리오 리틀이 견제하고, 중앙을 제임스 메이스에게 맡겨다. 밖에서는 신장이 좋은 정창영과 박래훈이 버텼다. 이렇다 보니 외곽 찬스가 나지 않고 안쪽도 뻑뻑했다.
이때 조동현 감독은 라킴 잭슨을 뺀데 이어 리온 윌리엄스마저 빼고 3쿼터를 진행했다. 50-40으로 앞서는 상황이라곤 하지만 3쿼터 3분여가 남은 상황이었기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조동현 감독은 "상대 지역방어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라킴이나 김현민은 지역방어를 깨는데 있어 능숙하지 않았고, 리온 윌리엄스가 마침 파울트러블(4반칙)에 걸린 상황이었다"라고 당시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대신 나온 김승원, 정희원, 박철호 등은 메이스가 잡으면 극단적인 더블팀, 트리플팀으로 버텼다. 조성민처럼 위협적인 슈터가 없었기에 다른 국내선수들을 버리는 수비를 할 수 있었던 것. 지역방어에 대항해 하이포스트에서 역할을 해줄 선수로는 박철호를 택했다. 중거리슛이 되고 그나마 피딩이 나은 선수였기 때문이라는 게 조동현 감독의 설명이다.
조동현 감독은 "수비에서는 더블팀과 로테이션 준비를 했다. 외곽은 어느 정도 주더라도 막자는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조동현 감독은 4쿼터에도 5분이 지나도록 리온 윌리엄스를 넣지 않았다. 대신 압박 수비를 이어가며 실책을 유발했다.
이는 김진 감독의 선택도 도움이 됐다. 김진 감독이 내외곽 조화가 이뤄지지 않자 메이스를 빼고 마리오 리틀을 투입했기 때문. 조 감독은 "리틀이 나온 상황에선 굳이 높이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서 윌리엄스를 넣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LG는 고민스러웠다. 집중수비를 당하면서도 고집스럽게 골밑만 쳐다보던 메이스를 빼고 리틀을 투입해 공격을 이어가고자 했고 어느 정도 효과를 보는 듯 했다. 4쿼터 4분 23초를 남기고 김시래의 자유투 2구로 60-60까지 타이를 만들었고, 김시래의 3점슛으로 종료 3분을 남기고 63-62로 역전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LG는 마지막 3분 2초동안 단 2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자유투를 미스하고 실책도 이어졌다. 외곽슛도 외면했다. 외국선수 어드밴티지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시간이었다. 김진 감독도 “졸전한 것 같다. 열심히 뛰려고 했는데, 외곽에서의 결정해주지 못한 부분이 크다. 포스트에서 수비가 몰리는 부분에서 빼주는 것이 아쉬웠다”라고 평가했다.
LG는 4쿼터에만 5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김진 감독이 경기 전에 강조한 리바운드 경쟁에서도 4쿼터에 10-7로 밀렸다. 외국선수가 4쿼터 절반 이상을 비웠음을 감안하면 ‘자멸’이란 단어만큼 어울리는 상황이 없었다.
# 사진=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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