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규빈 기자] 워싱턴의 리빌딩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워싱턴의 마지막 플레이오프 진출은 2020-2021시즌이었다. 이 시즌에 워싱턴은 러셀 웨스트브룩과 브래들리 빌이라는 강력한 원투펀치를 앞세워 재밌는 공격 농구를 펼쳤었다. 특히 웨스트브룩의 마지막 불꽃이라고 할 수 있는 시즌이었다. 비록 이 시즌에 워싱턴의 최종 성적은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이었으나, 재미와 성적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시즌이었다.
하지만 이 시즌 이후 워싱턴은 내리막을 걸었다. 주축이었던 웨스트브룩이 시즌 종료 이후 이적을 선언하며 팀을 떠났고, 웨스트브룩의 이적과 함께 팀이 붕괴했다. 그래도 워싱턴은 꾸준히 전력 보강을 위해 노력했다.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를 영입했고, 웨스트브룩의 대가로 데려온 카일 쿠즈마와도 재계약했다.
그런데도 팀의 추락을 막지 못했다. 무엇보다 확실한 에이스였던 빌의 기량 저하가 치명타였다. 빌은 부상과 부진이 겹쳤고, 에이스를 잃은 워싱턴은 서부 컨퍼런스에 비해 비교적 경쟁력이 떨어지는 동부 컨퍼런스에서도 약체가 됐다.
결국 워싱턴은 결정을 내렸다.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빌을 트레이드하고, 포르징기스도 처분한 것이다. 사실상 전면 리빌딩, 이른바 '탱킹' 선언이었다. 그 효과는 확실했다. '탱킹'을 선언한 첫 시즌이었던 2023-2024시즌 정규리그에서 15승 67패를 기록했고, 2024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를 획득했다. '탱킹' 선언한 워싱턴의 첫 수확이었다.

성적: 18승 64패 동부 컨퍼런스 15위
전면 리빌딩을 선언한 두번째 시즌, 역시 험난한 시즌이 계속됐다. 워싱턴은 2024 NBA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알렉스 사르를 지명하며 리빌딩의 초석을 다졌다. 사르는 전체 1순위가 유력했던 선수로, 포르징기스가 떠난 워싱턴의 미래가 될 수 있는 골밑 자원으로 평가받았다. 워싱턴도 오프시즌에 요나스 발렌슈나스와 계약하며 사르를 위한 멘토까지 확보했다.
빅맨에 사르, 포워드에 빌랄 쿨리발리, 가드에 역시 2024 NBA 드래프트 전체 14순위 밥 캐링턴 등 모든 포지션에 유망주가 있는 스쿼드를 구축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기대되는 시즌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성적은 처참했다. 시즌 초반부터 20점차 이상 대패를 연이어 당하며 무기력한 모습이 계속됐다. 물론 유망주 위주의 팀이기 때문에 성장을 위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유망주들의 성장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바로 쿠즈마였다. 쿠즈마는 본인이 경기 내내 이기적인 플레이로 유망주들의 기회를 막았다. 쿠즈마 본인의 야투 효율도 끔찍했다.
결국 워싱턴도 결단을 내렸다. 이기적인 플레이로 유망주들의 성장을 막던 쿠즈마를 처분한 것이다. 그리고 쿠즈마와 달리 유망주들에게 도움이 될 모범적인 베테랑을 영입했다. 바로 마커스 스마트, 크리스 미들턴 등이 그들이었다.
쿠즈마가 떠나고, 두 모범적인 베테랑이 합류하자 곧바로 팀 분위기가 바꼈다. 시즌 내내 무분별한 농구를 펼치던 워싱턴이 드디어 체계가 잡힌 것이다. 성적은 여전히 하위권이었으나, 경기 내용이 달랐다. 무기력한 패배가 아닌, 유망주들의 성장 속에 의미있는 패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쿨리발리, 사르 등 핵심 유망주들도 모두 전반기보다 나은 후반기 모습을 보였다.
성적은 여전히 최하위였으나, 확실히 유망주들의 성장이라는 소득은 얻은 시즌이었다.

IN: 마빈 베글리 3세(재계약), 말라카이 브랜햄(트레이드), 딜런 존스(트레이드), CJ 맥컬럼(트레이드), 캠 위트모어(트레이드), 트레 존슨(드래프트), 윌 라일리(드래프트), 자미르 왓킨스(드래프트)
OUT: 샤딕 베이(트레이드), 앤서니 길(방출), 라숀 홈즈(방출), 조던 풀(트레이드), 마커스 스마트(방출)
폭풍의 오프시즌이었다. 워싱턴 수뇌부의 명확한 노선을 알 수 있었다. 바로 가능성이 있는 젊은 선수들을 영입하고, 괜찮은 노장도 무조건 방출했다.
가장 큰 움직임은 풀 트레이드였다. 빌의 트레이드 핵심 대가였던 풀을 뉴올리언스로 보냈다. 풀을 미래 구상으로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트레이드였다. 대가도 그저 그랬다. 맥컬럼은 이름값을 높지만, 이제 전성기 시절과는 거리가 먼 선수다. 대신 맥컬럼은 NBA 최고의 리더쉽을 보유한 선수로 유명하다. 직전 시즌에 스마트와 미들턴이라는 본보기가 될 베테랑을 영입한 것과 비슷한 영입이다.
여기에 브랜햄, 존스, 위트모어 등 전 소속팀에서 기회를 받지 못했던 유망주를 대거 수집했다. 이중 위트모어는 충분히 향후 미래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한 선수다. 워싱턴 수뇌부가 좋은 판단을 내렸다는 얘기가 많다.
반면 충격적인 방출도 있다. 바로 직전 시즌에 트레이드로 데려온 스마트의 방출이었다. 심지어 스마트는 계약이 1년 남은 상황이었다. 그런 스마트를 공짜로 FA로 풀어줬다. 물론 이 과정에서 워싱턴은 스마트와 상호 협의로 연봉을 줄였으나, 이해가 가는 선택은 아니었다.
워싱턴 입장에서 가장 중요했던 드래프트는 무난한 선택을 했다. 존슨은 대학 무대 최고의 3점 슈터이자, 득점원이 될 수 있는 선수로 풀이 떠난 공백을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라일리는 다재다능한 장신 포워드, 왓킨스는 수비에 특화된 3&D 유형의 선수다.

기록: 평균 13점 6.5리바운드 1.5블록
사르는 워싱턴의 현재이자, 미래인 선수다. 2023-2024시즌 '탱킹'을 통해 2024 NBA 드래프트 전체 2순위 지명권을 선택한 워싱턴은 사르를 강력히 원했다. 당시 사르는 전체 1순위 지명이 유력했던 선수였다. 하지만 사르는 전체 1순위의 명예보다는 자신이 많이 뛸 수 있는 2순위 워싱턴행을 원했다. 그리고 사르의 바람대로 워싱턴의 지명을 받게 됐다.
프랑스 국적으로 미국 대학무대가 아닌 호주리그에서 활약하고 NBA로 넘어온 사르는 '유니콘' 스타일 빅맨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그 뜻은 바로 골밑에 강점이 있는 선수가 아닌, 외곽 플레이에 강점이 있다는 얘기였다. 요즘 유행하는 신장은 빅맨이지만, 외곽에서 활약하는 스타일의 선수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인 시즌의 사르는 장점과 단점을 모두 보여줬다. 일단 앞서 언급한 얘기처럼 빅맨임에도, 외곽 플레이에 매우 능숙한 모습을 보였다. 마치 가드처럼 스텝백 3점슛을 시도하거나, 화려한 드리블 기술을 뽐내기도 했다. 여기에 213cm의 신장을 활용해 블록슛 능력도 선보였다. 잠재력은 확실히 높다는 인상을 주기 충분했다.
문제는 효율과 적극성이었다. 사르는 3점슛과 미드레인지 슛 등 가드처럼 플레이할 수 있지만, 효율이 너무나 좋지 못했다. 야투 성공률은 39.4%였고, 3점슛 성공률도 30%로 매우 낮았다. 또 생각보다 더 골밑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자신의 신체 조건을 전혀 활용하지 못했고, 오히려 상대 빅맨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그래도 역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은 2024 NBA 드래프트에서 사르 정도면 양반이다. 사르도 1년차에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다. 다가오는 2년차 시즌에는 약점이 보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캐링턴-맥컬럼-미들턴-쿨리발리-사르
워싱턴의 라인업은 직전 시즌처럼 베테랑과 유망주가 조화를 이루는 라인업을 꾸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들턴과 맥컬럼은 모두 훌륭한 베테랑으로, 이타적이고, 욕심이 적은 선수들이다. 워싱턴의 유망주를 충분히 배려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여기에 나머지 주전은 워싱턴의 핵심 유망주라고 볼 수 있는 사르와 캐링턴, 쿨리발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 선수는 현재 기량도 나쁘지 않고, 성장 가능성도 높다. 또 모두 공격과 수비에 능한 공수겸장의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들이다. 세 선수의 활약에 따라 차기 시즌 워싱턴의 성적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드래프트로 지명한 존슨과 라일리 등은 벤치 멤버로 NBA 커리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트레이드로 합류한 위트모어, 브랜햄 등도 적당한 출전 시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냉정히 경쟁력이 떨어지는 동부 컨퍼런스라고 해도 현재 워싱턴의 라인업으로는 플레이오프 진출은 무리다. 최대치가 플레이-인 토너먼트 진출일 것이다. 현재 워싱턴에 성적을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육성이다. 어느덧 '탱킹'을 선언한 이후 세번째 시즌이다. 이제는 확실한 가능성을 보이는 유망주가 나와야 한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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