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L은 코로나19로 인해 예상하지 못한 특수를 누렸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해외 리그가 정상 재개되지 못함에 따라 네임 밸류 높은 외국선수들이 대거 아시아권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특히 KBL은 유럽이나 기타 지역의 리그와는 달리 임금 체불 문제가 전혀 없었던 만큼 생각보다 큰 인기를 누렸다. 또 코로나19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지역이라는 인식 역시 큰 도움이 됐다.
치나누 오누아쿠와 같이 재계약을 약속한 후 입국하지 못한 선수도 존재했지만 작은 변수에 불과했다. 결국 숀 롱, 얼 클락, 타일러 데이비스, 아이제아 힉스 등 최고의 평가를 받은 이들이 한국으로 향했다.
▲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한 숀 롱과 아이제아 힉스
최고 평가를 받았던 선수들 중 마지막까지 KBL에 잔류한 외국선수는 두 명이다. 이번 시즌 외국선수 MVP 가능성이 가장 높은 롱과 삼성의 외국선수 잔혹사를 끝낸 힉스가 그 주인공이다.
먼저 롱을 살펴보자. 54경기에 모두 출전, 평균 27분 20초 동안 21.2득점 10.8리바운드 1.9어시스트 1.0스틸 0.9블록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유일하게 평균 20득점을 넘겼다. 중위권으로 평가받던 현대모비스 역시 롱의 활약에 힘입어 최종 2위까지 올랐다.
물론 멘탈적인 부분에서 큰 결점을 보였다. 또 수비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는 버논 맥클린을 대체 영입하며 롱의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롱 역시 기복을 보였지만 잘 이겨내며 최고의 외국선수로 올라섰다.
힉스 역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어쩌면 롱보다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정도로 기복이 적었다. 54경기에 모두 출전, 평균 24분 46초 동안 17.2득점 7.3리바운드 1.8어시스트 1.4블록을 기록했다. 라건아 이후 외국선수 잔혹사를 겪었던 삼성의 입장에선 복덩이가 따로 없었다.
무엇보다 공수 밸런스가 안정적이었다. 롱처럼 화끈한 득점력을 과시하지는 못했지만 수비에서는 큰 영향력을 과시했다. 이미 미국에서도 수비로는 인정받은 그였기에 삼성 역시 신뢰할 수 있었다.

NBA 출신이란 타이틀은 많은 사람들을 현혹한다. 세계 최고의 무대를 누볐다는 것만으로도 외국선수들의 성공을 기대한다. 이상한 일은 아니다. 다만 모두가 다 KBL에서 성공할 수는 없다.
이번 시즌 가장 아쉬웠던 외국선수는 바로 얼 클락과 제프 위디였다. 두 선수 모두 NBA 출신이며 특히 클락은 식스맨으로 기용될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은 선수였다. 위디는 210cm의 장신으로 오리온의 빅맨 갈증을 해소할 자원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모두 배드엔딩으로 마무리됐다.
먼저 클락은 이번 시즌 22경기에 출전, 평균 21분 26초 동안 13.9득점 4.9리바운드 1.8어시스트 1.0스틸 1.5블록을 기록했다. 기록 자체는 아름답다. 그러나 클락에게 바랐던 폭발적인 득점력은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다.
비시즌만 하더라도 클락은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몰아치기에 능했다. 1쿼터에 무득점을 기록해도 2쿼터에 20득점을 넣을 줄 알았다. 오세근과의 호흡도 좋았다. 그러나 시즌에 돌입하자 그 모습은 전부 사라졌다.
결국 KGC인삼공사는 장고 끝에 크리스 맥컬러를 다시 불러들였다. 클락의 컨디션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미 교체 결정을 되돌릴 수 없었다.
위디는 클락보다 더 심각했다. 발 부상으로 인해 비시즌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까지 결장했다. 결국 코트 위에 섰지만 기대했던 수비조차 완벽하지 않았다. 2020-2021시즌 성적은 32경기 출전, 평균 19분 34초 동안 8.8득점 7.3리바운드 1.1어시스트 1.8블록. 두 자릿수 득점도 하지 못하는 메인 외국선수였다.
물론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황, 팀원들과 손발을 제대로 맞춰보지 못했다는 변명도 있다. 그러나 32경기 동안 평균 10득점 이상 넣지 못하는 외국선수는 교체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특수는 여름 한정이 아니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에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커리어를 지닌 외국선수들은 여전히 KBL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 결과, 얀테 메이튼, 조나단 모트리, 제러드 설린저와 같이 좋은 기량을 갖춘 외국선수들이 대거 대체선수로 합류했다. 메이튼과 모트리는 G-리그에서도 최상급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들. 여기에 에메카 오카포 이후 가장 화려한 NBA 커리어를 자랑하는 설린저의 등장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메이튼은 비록 DB의 기세가 꺾였음에도 최고의 기량을 뽐냈다. 30경기 출전, 평균 22분 8초 동안 17.4득점 8.4리바운드 1.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오누아쿠와의 문제로 인해 외국선수 전력에 큰 타격을 입었던 DB는 메이튼의 등장으로 잠시나마 봄 농구의 꿈을 꿀 수 있었다.
모트리는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는 전자랜드가 준비한 최후의 카드였다. G-리그에서 3시즌 연속 평균 20득점 이상을 기록한 그의 등장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그 과정에서 정든 헨리 심스를 보내야 했지만 기대가 더 컸다. 15경기 출전, 평균 22분 12초 동안 18.1득점 7.6리바운드 3.0어시스트 1.4블록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완벽히 적응한 것은 아니지만 폭발력만큼은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설린저는 과거 단테 존스를 추억하게 하는 역대급 외국선수다. ‘설교수’로 불릴 정도로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잦은 부상으로 인해 2년의 공백기를 거쳤지만 클래스는 어디 가지 않았다. 그로 인해 KGC인삼공사 역시 후반 라운드 상승세를 타며 단숨에 우승후보로 올라섰다. 설린저의 성적은 10경기 출전, 평균 30분 24초 동안 26.3득점 11.7리바운드 1.9어시스트 1.4스틸. 만약 17경기만 더 치렀어도 외국선수 MVP는 그의 차지였을 수도 있다.
# 사진_점프볼 DB(홍기웅, 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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