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 삼성생명은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청주 KB스타즈를 3승 2패로 꺾고 창단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 4위, 5할 승률 미만으로 매 시리즈마다 언더 독으로 평가절하됐지만 그들은 당당히 WKBL 정상에 섰다.
삼성생명이 정규리그 1위 우리은행, 2위 KB스타즈를 차례로 꺾고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핵심 이유는 바로 김한별이 있었기 때문이다. 봄만 되면 달라지는 김한별이 있기에 박혜진과 박지수를 넘어설 수 있었다.
김한별은 우리은행과의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평균 31분 37초 동안 14.7득점 8.7리바운드 5.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년 전, 같은 우리은행을 상대로 평균 25.3득점 4.7리바운드 6.3어시스트로 ‘별브론’의 진가를 발휘했던 것과는 분명 비교가 된다. 다만 그때의 활약을 기대하기는 힘들었지만 부상에서 막 회복된 그는 삼성생명 선수들이 의지할 수 있는 존재였다.
플레이오프는 맛보기에 불과했다. 박지수가 버틴 챔피언결정전에서 김한별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박지수를 일대일로 잠시나마 막을 수 없어 무너진 신한은행에 비해 삼성생명은 김한별이 있기에 다채로운 수비 전술을 활용할 수 있었다. 김한별은 이미 수비에서 확실히 1인분을 해냈다.
삼성생명의 기본적인 수비는 김한별이 박지수를 잡아두면 1~2명의 선수가 트랩 수비를 펼쳐 고립시키는 것이었다. 김한별이 잠깐이나마 박지수를 막아내지 못하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정규리그 MVP 박지수를 일대일로 막아내면서 팀의 공격을 진두지휘한다는 건 김한별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그는 실질적인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으며 전체적인 경기운영을 책임졌다. 가운데에서 적절하게 뿌려준 패스는 영양가가 높았고 기습 돌파는 효과가 좋았다.
확실한 득점이 필요할 때는 김한별이 직접 나섰다. ‘통곡의 벽’ 박지수조차 김한별의 돌파를 완벽히 막아내지 못했다. 신장은 20cm 가까이 차이가 나는 상황이지만 특유의 스텝과 파워를 이용해 빈틈을 만들어냈다. KB스타즈가 가장 반응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했다.
상대의 에이스를 막아내면서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는 것. 말은 쉽지만 실제로 그런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선수는 리그 내에서도 손에 꼽힌다. 더불어 WKBL 역대 챔피언결정전 최다 평균 출전시간인 41분 12초를 기록한다는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박지수와 정면승부를 펼치면서 말이다.
김한별은 해냈다. 뿌리를 깊게 내린 나무가 강풍에도 흔들리지 않듯 김한별은 삼성생명의 나무와도 같은 존재였다. 그의 유일한 단점이었던 심판 판정에 대해 예민했던 반응 역시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다. 여전히 열정적이었지만 잠깐의 불만보다 승리를 위한 절실함이 더 컸다.
임근배 감독은 “(김)한별이의 공격적인 성향이 때로는 과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어린 선수들이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을 것이다. 한별이의 공격적인 성향이 긍정적인 에너지가 됐다”라며 극찬했다.
주장 배혜윤 역시 “(김)보미 언니와 함께 한별 언니도 두 눈에 불꽃이 보이는 것 같았다. 어린 선수들도 이런 언니들의 열정을 본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다”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드라마틱한 명승부를 수차례 연출한 이번 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은 결국 ‘봄의 김한별’로 마무리됐다. 링거 맞을 힘조차 없었던 김한별. 그가 마지막까지 코트에 서며 이룬 우승이란 결과는 여자농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평생 잊지 못할 최고의 추억이 됐다.
# 사진_유용우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