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챔프] 고개 들지 못한 김보미, 단 한 경기 남은 그의 라스트 댄스

민준구 / 기사승인 : 2021-03-14 02: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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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청주/민준구 기자] 챔피언결정전 4차전이 끝난 청주체육관. 팀 미팅까지 마무리한 선수들은 샤워를 끝내고 구단 버스에 몸을 싣는다. 승리한 KB스타즈도 패한 삼성생명도 혈전을 치른 끝에 모두 파김치가 된 그때, 너무도 지친 탓에 고개조차 들지 못하고 또 휘청거리며 간신히 한 걸음을 옮긴 선수가 있었다.

용인 삼성생명은 1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와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82-85로 패했다. 연장 혈전까지 이어진 이 경기에서 삼성생명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모두가 최선을 다했지만 패배라는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또 한 번 우승의 기회를 놓쳤고 이제는 안방에서 최종전을 치르게 된다. 2연승을 거두며 자신 있게 도착한 청주에서 너무도 쓸쓸한 성적표를 들고 돌아왔다.

이미 은퇴를 예고한 김보미에게 있어 청주에서의 3, 4차전은 너무도 아쉬운 시간이었다. 지난 3차전에선 3쿼터 초반에 파울 아웃이 되며 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의욕이 넘쳤던 탓에 파울이 금세 누적됐고 코트 위에 오래 설 수 없었다.

그렇기에 4차전에서의 의지는 대단했다. 김보미의 수비는 날카로웠고 또 터프했다. KB스타즈는 쉽게 볼을 돌릴 수 없었고 삼성생명 역시 적은 점수차를 유지하며 후반 반격을 기대할 수 있었다.

적극적인 리바운드 참여 역시 눈부셨다. 이날 삼성생명 선수들 중 가장 많은 8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김보미의 가치는 수비로만 평가할 수 없었다. 적재적소에 터진 3점슛, 과감한 돌파로 KB스타즈의 수비를 흔들었다. 팀내 최고참임에도 속공 시도 횟수, 성공 역시 최다였다. 19득점은 팀내 최다이기도 하다.

그만큼 김보미는 승리가 절실했다.

1986년생의 허슬 플레이는 보는 이들을 감동케 했다. 너무 열심히 했던 탓에 쉽사리 일어나지 못했지만 그 누구도 그를 비난할 수 없었다. 그만큼 김보미는 4차전에서도 감동적인 플레이를 선사했고 모두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삼성생명의 패배로 마무리된 4차전. 김보미는 모든 힘을 소진한 듯 구단 버스로 가는 걸음이 힘겨워 보였다.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지쳐 있는 모습을 숨길 수 없었던 김보미. 그만큼 그는 코트 위에 모든 것을 쏟아냈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은 끝나지 않았다. 크게 지쳐 보였던 김보미는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언제 그랬냐는 듯 또 30분 이상 코트를 지킬 것이다. 매 경기가 끝나고 나서 눈물을 보였지만 항상 다음 경기에선 황소 같은 체력을 과시했던 것이 김보미였다. 그는 한마디로 ‘무너지지 않는 자’이다.

일본의 유명만화 「우리들의 필드」에선 이런 문구가 있다. “무너지지 않는 자, 월드컵에 나가는 팀에는 이런 선수가 있다.” 삼성생명에는 김보미가 있다. 2006년 이후 지난 14년의 무관 설움을 잊게 해줄 주인공, 그리고 V6를 이룰 ‘무너지지 않는 자’가 존재한다.

김보미의 라스트 댄스는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 한 가지 확실한 건 우승과 준우승, 그 어느 것이 되더라도 김보미는 패자가 아니다. 그는 어떤 결과가 나타나더라도 코트 위의 승자다.

#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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