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 삼성생명의 김보미는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와의 챔피언결정전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노장의 투혼, 아름다운 라스트 댄스, 멋진 마무리 등 어떤 말로도 설명이 가능한 그의 마지막은 말 그대로 찬란했다.
2005 WKBL 신입선수 선발회 전체 3순위로 프로 무대에 뛰어든 김보미. 그는 우리은행, 금호생명, KDB생명, KEB하나은행, KB스타즈, 그리고 삼성생명에 이르기까지 많은 곳에서 16년 동안 프로 생활을 이어왔다.
우승 커리어도 적지 않다. 그러나 김보미가 주역이 되어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적은 없었다. 매번 벤치에서 시작해 우승의 순간 역시 대부분 벤치에서 맞이했다.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는 김보미란 존재는 없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삼성생명의 반란을 이야기했을 때 김보미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주인공이 됐다. 정규리그 4위, 승률 5할 미만의 언더 독이 1위 우리은행과 2위 KB스타즈의 양강 구도를 무너뜨릴 수 있었던 건 은퇴를 앞두고 배수의 진을 친 김보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1986년생, 한국 나이로 36살인 김보미는 코트 위에선 나이를 잊은 듯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데니스 로드맨을 보듯 코트 위에 몸을 던졌고 적극적인 수비는 보는 이마저 숨 막히게 했다. 속공 상황에서는 가장 먼저 달렸다. 팀내 최고참이 이런 플레이를 보이니 어린 선수들 역시 불타오를 수밖에 없었다.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챔피언결정전 3차전, 너무 이른 파울 아웃으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던 김보미는 4차전에서 쉴 새 없이 뛰었고 결국 탈진했다. 구단 버스로 향하는 걸음은 천근만근이었다. 너무 힘들었던 나머지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그런 김보미는 언제 그랬냐는 듯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신들린 허슬 플레이를 선보였다. 특히 승부처였던 4쿼터, 삼성생명의 우승을 확정한 건 김보미였다. 몸을 날리며 잡아낸 공격 리바운드, 멋진 골밑 득점과 3점슛은 추격전을 펼치던 KB스타즈에 찬물을 끼얹었다.
너무 지쳤던 나머지 김한별과 윤예빈의 부축을 받았던 김보미는 경기가 시작되면 야생마처럼 달렸다. 그리고 그 끝은 우승이었다.
챔피언결정전 MVP 투표에서 66표를 받은 김한별에 이어 8표를 받으며 윤예빈과 함께 공동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만큼 김보미의 가치를 높이 본 이들이 많았다.
김보미는 우승 후 “마지막 길을 찬란하게 해준 모든 선수들에게 고맙다”라며 작별인사를 나눴다. 그러나 오히려 선수들이 김보미에게 고마워해야 하지 않을까. 승리를 향한 확실한 의지, 그리고 열정을 전해준 건 김보미이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 은퇴가 어디 있을까. 김보미는 말 그대로 찬란한 마지막 길을 걸었다. 선수 인생의 대부분을 조연으로 살아왔지만 끝은 어느 누구 부럽지 않은 최고의 주연이 되었다.
#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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