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후보로 꼽힌 서울 SK와 원주 DB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받았다. 이외에도 6강 싸움을 지속하던 서울 삼성, 탈꼴찌를 목표로 한 창원 LG의 도전 역시 핵심 선수들의 부상으로 좌절됐다.
그래서 준비했다.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판도를 뒤흔든 부상에 대해 타임라인으로 정리해봤다.
▲ 2020년 10월 11일_ 컵대회 챔피언 오리온을 좌절하게 한 최진수의 햄스트링 파열
오리온은 비시즌 가장 주목받는 팀이었다. KBL 컵대회 초대 챔피언으로 등극하며 새 시즌을 기대케 했다. 그러나 첫 경기부터 삐걱거렸다. KT 전에서 3차 연장 끝에 패했다. 곧바로 치러진 KCC와의 홈 경기는 무기력할 수밖에 없었다. 더 큰 타격은 최진수가 햄스트링 파열 부상을 당한 것. 오리온은 재정비 시간을 갖는 동안 연패에 빠지며 시즌 플랜이 망가지고 말았다. 결국 최진수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기도 전 트레이드되며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오리온과 최진수 모두에게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고 말았다.

DB는 개막 이후 3연승을 달리며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치나누 오누아쿠가 합류하지 못하는 변수가 생겼음에도 그들은 웃었다. 그러나 그 웃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팀의 기둥인 김종규가 발 뒤꿈치 부상을 당한 것이다. 약 한 달 뒤인 11월 초, 복귀했으나 완벽한 몸 상태를 갖추지 못했다. 결국 DB는 3연승 후 거짓말같이 11연패를 당하며 최하위권 탈출에 실패했다.

조성원 감독 체제 아래 LG는 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비록 승리보다 패배(당시 9승 14패)가 더 많은 팀이었지만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다시 치고 올라갈 타이밍을 보던 송골매 군단. 그러나 캐디 라렌의 발가락 부상으로 날개조차 펴지 못한 채 떨어졌다. LG는 테리코 화이트를 긴급수혈하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이미 기세가 꺾인 상황에서 반전은 없었다. 라렌이 돌아왔지만 LG는 결국 꼴찌 탈출에 실패했다.

SK의 이번 시즌은 악몽과도 같았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해 풀 전력을 가동할 기회가 없었다. 시즌 개막 전 안영준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후 최준용이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일찍 팀을 떠났다. 여기에 위기의 SK를 지탱하고 있던 김선형마저 쓰러졌다. 왼쪽 발목 전거비 인대 파열로 인해 6주간 팀을 떠난 것이다. 다시 돌아온 뒤에는 이미 많은 것을 놓치고 말았다. 결국 SK는 지난 시즌 1위에서 8위로 추락했다.

정든 이관희를 떠나보내고 얻은 김시래는 삼성의 희망이었다. 2016-2017시즌 이후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지울 최고의 카드였다. 실제로 김시래 합류 이후 삼성은 전혀 다른 농구를 선보였다. 물론 많은 승수를 쌓지는 못했지만 점점 손발이 맞아가며 좋은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김시래의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은 마치 삼성에 사형 선고를 내린 것과 같았다. 중고신인 김진영의 활약으로 잠시 잊을 수 있었지만 결국 봄 농구의 꿈은 그저 ‘꿈’으로 끝났다.
▲ 2021년 3월 11일_ 타일러 데이비스 떠나보낸 KCC
지금까지 언급한 부상들과는 다른 영향을 준 사례가 아닐까 싶다. KCC는 타일러 데이비스 딜레마에 빠졌었다. 기량에 대한 의심은 없었지만 의지에 대한 부분은 큰 걱정이었다. 실제로 LG, KT에 연패하며 정규리그 1위조차 위협받고 말았다. 이때 데이비스의 무릎 부상 소식이 전해졌고 KCC는 라건아를 중심으로 팀을 개편하며 오히려 4연승을 달렸다. 이 과정에서 애런 헤인즈와 조 알렉산더를 영입하며 더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됐다. 정규리그 1위는 덤이었다. 부상이란 언제나 가슴 아픈 일이지만 멀리 봤을 때 KCC에는 오히려 변화의 순간이 아니었을까.

전자랜드 역시 이대헌이 왼쪽 무릎 관절낭 손상이 있어 정상 컨디션 유지가 어려워 보인다. KT는 삼성과의 최종전에서 김민욱이 발목 부상을 당했다.
부상이란 변수는 쉽게 예측할 수도 없으며 그렇다고 미리 감안하고 시즌을 준비하기도 어려운 부분이다. 갑작스러운 부상은 팀 전력을 휘청거리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부상 방지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플레이오프 도중에도 부상은 발생할 수 있다. 단기전에서의 부상은 시리즈 전체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큰 영향력을 지니게 된다. 정규시즌보다 더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부상에 대한 위험도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조심한다고 해서 부상이 찾아오지 않는 건 아니다. 결국 선수들은 부상에 대한 위험을 항상 안고 있다. 이번 플레이오프, 그리고 다가올 챔피언결정전에선 모든 선수들이 건강한 몸을 유지한 채 일정을 마무리했으면 한다. 그들이 그동안 흘린 피와 땀이 진정한 결과로 나타날 수 있도록 말이다.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유용우, 홍기웅, 박상혁, 백승철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