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현승섭 객원기자]KB스타즈 공식방송 팬 BJ인 도형국 씨가 '승리 요정'이 됐다.
청주 KB스타즈는 이번 봄 농구에 앞서 새로운 이벤트로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9월, ‘VOICE OF KB STARS’ 이벤트를 통해 팬들의 목소리로 2020-2021시즌 응원가를 제작한 KB스타즈. 이번에는 구단 공식 편파중계에 참여할 팬 BJ를 선발하는 ‘VOICE OF KB STARS 시즌2’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벤트를 준비한 KB스타즈 관계자는 “시청자 실시간 채팅 및 SNS DM 등을 통해 편파중계에 참여하고 싶다는 팬들의 의견이 다수 있었다. 팬들의 성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이번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다. 재능 있고 끼 있는 팬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예선 과제는 팬이 직접 제작한 3분 내외 편파중계 영상이었다. 지원자 중 4명이 결선에 진출했다. 결선은 청주체육관에서 열렸다. KB스타즈는 최종 후보들에게 즉석 경기 중계를 맡겨 후보들의 순발력을 평가했다. KB스타즈는 고심 끝에 도형국 씨를 최후의 1인으로 선정했다.
도형국 씨는 수려한 외모를 뽐내는 미남이자 스포츠 중계 전문 인터넷 개인 방송국을 운영하는 스포츠 캐스터 꿈나무다. 2월 28일에 열린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 청주체육관 내 중계 부스가 다소 낯선 도 씨의 얼굴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도 씨는 이내 개그맨 정범균, 김영현 기자와 마치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듯 편파중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첫 중계에서 60-55로 승리를 맛본 도형국 씨. 그의 두 번째 중계 경기는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었다. 다음은 챔피언결정전 3차전 시작 전에 청주체육관에서 진행된 도형국 씨와의 인터뷰다.
Q. 인터뷰 요청이 있다고 들었을 때 놀라셨다고 들었습니다.
사무차장님으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놀란 나머지 “저를요? 왜요?”라고 말했습니다.
Q. 어떻게 ‘VOICE OF KB STARS 시즌2’에 지원하셨나요?
어렸을 때부터 워낙 스포츠를 좋아했습니다. KB스타즈와의 인연은 청주대 재학 시절부터 시작됐습니다. 제가 졸업할 때쯤에 코로나19가 퍼져서 경기장에 갈 수 없었는데, 결국 시즌이 그대로 끝나버렸어요.
이번 시즌에도 KB스타즈를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저와 함께 인터넷 중계 방송을 하는 형이 KB스타즈 경기를 같이 중계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스포티비 아카데미 과정을 거치고 발을 넓히고 있을 때였죠. 프로축구, 프로야구 경기를 주로 중계하고, 겨울 스포츠 중엔 여자배구를 다루다가 그렇게 KB스타즈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와중에 SNS을 통해 이런 이벤트가 있다는 걸 알고 지원했습니다.
Q. 결선에 오른 팬은 총 4명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결선 당시 상황은 어땠나요?
결선 과제는 무작위 경기 중계였습니다. 청주체육관에 가보니 사연이 많은 분들이 모여있었습니다. 6살 때부터 부모님 손을 잡고 경기를 보러 청주체육관에 다녔다는 분도 있었죠. 어떤 분은 고등학생이어서 화상으로 결선에 참여했습니다. 제가 감히 낄 자리가 아닌 것 같았어요. 그래서 집에는 내가 붙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죠.
그런데 제가 뽑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른 후보들은 모두 저보다 오랫동안 KB스타즈를 지켜봤고, KB스타즈를 향한 팬심이 깊으신 분들입니다. 그러나 제 중계 경험을 구단에서 좋게 봐주셔서 저를 선택하신 것 같았습니다.
결과가 나오자 결선에 참여했던 스무 살 친구는 저를 축하했습니다. 축하에 감동한 한편, 다른 후보들에게 정말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게 그분들을 위로하고 KB스타즈에 보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앞서 여러 스포츠를 중계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주로 중계하던 스포츠는 무엇인가요?
아프리카에서 주로 해외축구, K리그를 중계합니다. 지난 시즌에는 연습으로 프로야구를 중계하기도 했습니다. 아프리카 중계는 스포츠 캐스터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입니다. 전 중학교 때까지 축구 선수로 활동했습니다. 선수 출신이라고 말하기 좀 민망하죠(웃음). 어쨌든 축구 경력 덕분에 축구 중계는 편하게 하는데, 농구 중계는 아직 배우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농구가 제 주요 스포츠가 되는 것 같네요.
Q. 아프리카가 WKBL 중계권을 산 덕분에 농구 중계가 가능해졌겠네요.
정말 좋아요. 스포티비의 운영 방침이 바뀌면서 아프리카가 얻은 중계권이 적어졌어요. 그래서 ‘입 중계(중계화면이 없는 중계)’를 해야 하는 경기가 많아졌죠. 프로야구 연습경기마저도 중계되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런 점에서 여자농구를 잘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시청자들과 같은 장면을 보니 시청자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기도 편합니다. ‘입 중계’는 한계가 있죠.
Q. 이 정도로 장비를 갖추고 경기를 중계한 건 처음인가요?
그렇죠. 학원에서 연습할 기회를 준 적은 있었지만, 실전은 아니었죠. 그동안엔 집에 캠을 달고 컴퓨터 앞에서 경기를 중계했습니다. 전 상상도 못 했어요, 경기장 가운데에 컨테이너가 떡하니 있더라고요. 그곳에서 경기를 중계한다는 생각에 다소 긴장했죠. 그런데 정범균 개그맨님과 김영현 기자님 덕분에 긴장을 풀고 중계할 수 있었어요.
Q. 정범균 개그맨, 김영현 기자와 호흡을 맞춰보니 어떤가요?
김영현 기자님은 BJ 생활을 오래 하셔서 그런지 정말 말씀을 잘하세요. 정범균 개그맨님은 정말 재미있으신 분이에요. 카메라가 켜졌든 꺼졌든 정말 유머가 뛰어나신 분입니다. 제 채널에서는 제가 방송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데, 여기서는 제가 두 분을 따라가기만 해도 될 것 같았어요(웃음). 두 분 덕분에 마음이 편해져서 중계를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KB스타즈와의 정이 깊어졌을 것 같아요.
제가 테스트에 응하는 도중에 KB스타즈 관계자분이 “좋아하는 선수는 있어요?”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저는 “당연히 있죠. 저, KB스타즈 좋아해요”라고 대답했어요. 어떤 분들은 제가 이번 이벤트를 스포츠 캐스터가 되는 과정에서의 등용문으로 여긴다고 보시는 것 같았어요. 저, KB스타즈를 좋아하고, 경기도 잘 챙겨보고 있어요, 하하.
좀 부끄럽긴 한데, 플레이오프 2차전과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구단과 협의해서 제 채널에서 중계했었거든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안타까워하거나 화를 내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팬 BJ가 되니 예전보다 KB스타즈에 대한 정이 깊어진 것 같아요. 이번 경기에서 KB스타즈가 당연히 승리한다고 믿고 있고, 그래서 4차전 티켓도 예매했어요.
Q. KB스타즈가 이기더라도 4차전 중계진에서 제외된다는 이야기인가요?
최초 계획은 플레이오프 1차전과 챔피언결정전 3차전까지였어요. 이제는 팬 BJ가 아닌 관객으로서 팀을 응원하고 싶어요.
Q.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누군가요?
심성영 선수입니다. 사실 심성영 선수 팬카페인 심바즈(심바‘s, 심성영만 바라봐)에 가입했어요. 심성영 선수에게서 싸인을 받고 심성영 선수와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린 적도 있었죠.
전 어릴 때부터 어떤 스포츠를 봐도 플레이메이킹을 하는 선수가 정말 멋있어 보여요. 야전 사령관인 심성영 선수는 팬 서비스도 좋죠. 그리고 심성영 선수의 이번 정규리그 3점슛 성공 개수(59개)는 커리어하이로 알고 있어요.
지난 경기(2차전)를 보고 안타까웠죠. 심성영 선수(2차전 8실책)가 집중포화를 받는 것 같았어요. 선수들이 도전하다가 나오는 실수가 팬들을 안타깝게 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경기가 끝나면 선수가 그 실수 때문에 욕을 먹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도하지 않으면 실수도 없어요. 심성영 선수가 지난 경기 부진을 개의치 않고, 부담감을 털고 경기에 임하면 좋겠습니다.
Q. 이번 경기(3차전)에서 KB스타즈가 이긴다면, KB스타즈 공식방송 팬 BJ로서 2연승을 달리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도형국 씨를 ‘승리 요정’이라고 봐도 될 것 같아요.
‘승리 요정’, 참 좋네요. 플레이오프 1차전(신한은행 전)은 박빙이었는데, 실책이 많았지만 이겨서 정말 후련했어요. 오늘도 승리하는 경기를 보고 싶어요.
Q. 끝으로 응원 한마디를 부탁 드립니다.
‘약속의 땅’ 청주에 왔네요. 그동안 선수들이 긴장하고 부담감을 느끼는 것 같았어요. 박지수 선수가 울 때는 제 마음도 아프죠. 팬들은 단순히 승리, 패배를 떠나서 항상 최선을 다하고 시도하는 모습을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망설이지 말고 자신들이 하던 플레이를 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차전 경기 결과는 82-75로 KB스타즈의 승리. KB스타즈는 2연패 뒤 첫 승을 거뒀다. 도형국 씨의 KB스타즈 공식방송 중계 승률은 100%. KB스타즈 선수들의 활약에 물개 박수도 치며 환호했던 도 씨는 경기 종료 전엔 ‘이겼다’라고 연호하며 승리를 만끽했다. 코트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봄 농구를 본 한 팬의 가슴에 노란색이 짙게 물드는 하루였다.
#사진=현승섭 기자, KB스타즈 아프리카 중계화면 캡쳐
점프볼 / 현승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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