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삼성은 8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시즌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최종전(73-80 패)에서 마지막 이별을 맞았다.
삼성 선수단에게 가장 익숙했던 안방도 끝내 이별을 맞게 됐다. 수많은 승리와 패배, 환호와 아쉬움이 켜켜이 쌓인 이곳은 단순한 홈구장을 넘어 팀의 시간이 축적된 공간이었다. 화려했던 순간과 뼈아픈 기억이 함께 남았고, 한 시절의 시작과 성장도 이곳을 통과했다.
어릴 적 멀리서 바라보던 체육관이 마침내 자신의 홈이 되기도 했고, 익숙한 풍경 속에서 선수 인생의 굵직한 장면들이 새겨지기도 했다. 그래서 잠실체육관의 마지막은 모두에게 같은 무게로 다가오지 않는다. 이 공간에 더 많은 시간을 남기고, 더 짙은 감정을 묻어둔 이들에게는 안방 이상의 의미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김효범 감독_첫 덩크를 성공시켰던 곳
가장 기억에 남는 건 KCC와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이다. 우리가 큰 점수 차로 이겼던 경기다. 벤치에 들어와 보니 점수 차가 30점 이상 벌어져 있었고, 그때 문득 위를 한 번 올려다봤다. 3층까지 관중석이 꽉 차 있었다. 그때 관중이 1만 명 정도 됐다고 하더라. 그렇게 큰 체육관이 가득 찬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같은 시즌 이곳에서 올스타게임이 열렸던 것도 기억난다. 또 (김)승현이 형이 하프라인에서 앨리웁 패스를 던졌고, 내가 그걸 받아 덩크를 꽂은 장면도 떠오른다.
사실 승현이 형과 한 번도 그런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었는데, 형이 고개로 신호를 주더라. 하프라인에서 날아온 앨리웁을 잡아 덩크까지 성공시키고 나서 나도 놀랐다(웃음). 또 프로 데뷔 후 잠실체육관에서 처음 덩크를 했던 순간도 기억난다. 1년 차는 허리 부상으로 거의 날렸고, 2년 차를 맞이했을 때는 사람들이 ‘정체성이 뭐지?’라고 생각하던 시기였다. 상대가 삼성이었던 경기에서 내가 하프라인 부근부터 돌파해 덩크를 했다. 정말 높이 뛰어올라 강하게 내리꽂았다.
소리를 지르며, 상대 작전타임이 불린 뒤 벤치로 들어왔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잠실체육관은 내게 상징적인 공간이다. 그런 체육관이 철거된다고 하니 슬프기도 하다. 물론 엄청난 규모의 새 체육관이 들어선다고 하니 기대도 된다. 다만 지도자로서는 죄송한 마음뿐이다.

#이관희_잠실체육관-이관희=0
시즌 내내 일찍 나와 슛을 던졌고, 결과가 좋지 않았던 날에는 아쉬운 마음으로 가장 늦게 체육관을 나설 때가 많았다.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곳도 바로 잠실체육관이다.
사실 많이 졌던 만큼 아쉬운 기억이 더 많이 남아 있다. 물론 내가 버저비터를 넣었던 경기(2018-2019시즌 1월 12일 현대모비스전)도 있지만, 나 때문에 이긴 경기보다 나 때문에 진 경기나, 팀의 패배로 속상했던 경기들이 더 많이 떠오른다. 팀이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늘 고개를 숙이면서 나갔던 기억도 많이 남아 있다. 그래서 행복한 기억이 많진 않고 아쉬움과 책임감을 더 크게 안고 지나온 공간으로 남아 있는 것 같다.
체육관도 그만큼 나이를 먹었고, 나도 그만큼 시간이 흘러 이렇게 헤어지게 된 것 같다. 물론 잠실체육관은 더 멋진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겠지만. 이 체육관도 나도 함께 나이를 먹어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잠실체육관에 꼭 이 말을 해주고 싶다. ‘잠실체육관, 사랑했었다.’

#최현민_돌고 돌아 삼성
이기진 못했지만, 삼성 유니폼을 입은 후 처음으로 치렀던 홈경기(2024년 10월 27일, vs SK)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실 삼성과는 더 빨리 인연이 닿을 수 있었고, 나도 뛰고 싶은 팀이었다. 당시 일어났던 여러 상황으로 인해 어긋났다. 돌고 돌아 삼성에 오게 된 것이다. 잠실체육관은 어릴 때부터 TV로 가장 많이 본 체육관이었고, 이벤트 경기도 많이 열렸다. 르브론 제임스가 뛴 경기도 있지 않았나. 항상 상대 팀 선수로만 왔던 체육관을 드디어 홈구장으로 두게 됐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져서 속상하다.
무엇보다 잠실체육관에서의 마지막 시즌만큼은 꼭 플레이오프에 올라가고 싶었는데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지 못해 마음이 무겁다. 그래도 농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체육관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원석_우리 집 안방
게다가 어릴 때부터 익숙한 장소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아버지(이창수) 경기 끝나고 어머니와 함께 자주 왔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아직 농구를 제대로 알지도 못할 때였다. 아버지가 당시 합숙 생활을 하셨기 때문에 경기 후에 필요한 생필품 같은 걸 전해드리려고 어머니와 같이 체육관을 찾곤 했다. 그렇게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드나들었던 곳에서, 나중에는 내가 직접 코트를 누비고 추억을 쌓았다는 게 더 뜻깊게 느껴진다.
구단에서 준비한 ‘굿바이 잠실’ 키링에 내 모습이 들어간 것도 정말 영광스럽다. 잠실체육관의 마지막을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로 남는다. 물론 부담도 있다. 이제 군대에 다녀와야 하지만 잘 마치고 돌아와서 더 좋은 모습, 더 성장한 모습으로 팬들께 인사드리고 싶다.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