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좌절, 유승희를 다시 일어서게 한 그 이름 ‘엄마’

민준구 / 기사승인 : 2020-07-23 10: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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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양양/민준구 기자] 두 번의 십자인대 부상, 그럼에도 유승희를 다시 일어서게 한 건 바로 엄마였다.

인천 신한은행의 유승희는 2020-2021시즌 복귀를 위해 강원도 양양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직 100%의 몸 상태는 아니지만 본 훈련에 참가할 정도로 컨디션을 끌어올린 상태. 그러나 아직 부상 트라우마를 완벽히 극복해내지는 못했다.

삼성생명에서 신한은행으로 이적한 2017-2018시즌. 유승희는 35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평균 3.8득점 1.4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일조했다. 식스맨으로서 주전 선수들에 비해 화려하지는 못했지만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역할을 도맡았다.

그러나 불운은 이때부터가 시작이었다. 2018-2019시즌의 마지막 준비 단계로 볼 수 있는 박신자컵에서 오른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한 것. 유승희를 잃은 신한은행은 최악의 시즌을 보내야 했고 꼴찌 수모와 함께 코칭스태프 교체라는 비극을 맞이하게 됐다.

정상일 감독의 합류와 함께 절치부심하며 2019-2020시즌을 준비하던 시기에도 부상 악령이 찾아왔다. 오랜 시간을 재활로 보냈던 유승희에게 재발이라는 시련이 찾아온 것.

유승희는 “한 번 다쳤을 때는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줄 거라는 생각에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크게 다친 건 처음이었지만 누구나 다 한 번씩은 겪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두 번째 다쳤을 때는 멘탈적으로 크게 흔들렸던 것 같다. 나보고 농구를 하지 말라는 건지 연달아 너무 큰 부상이 찾아오니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모든 걸 놓고 싶었던 적도 많았다. 그래도 마지막 도전이라는 생각으로 나서니 지금까지는 괜찮은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자신이 원하지 않았던 큰 부상의 방문. 하지만 주변 사람들과 팬들의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했다. 무릎을 이용한 방향 전환이 많은 가드의 특성상 두 차례의 십자인대 부상은 분명 큰 영향이 있을 것이란 부정적인 평가와 함께 말이다.

이에 대해 유승희는 “처음에는 ‘나한테 왜 이렇게 모질게 말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있었다. 근데 다르게 생각해보니 틀린 말도 아닌 것 같더라. 현실이 그렇기도 하다. 이 정도로 큰 부상을 연달아 두 번이나 당하게 되면 분명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활동량이 없는 선수가 아닌 만큼 분명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 그래도 주저 앉을 수 없지 않나. 이겨내보려고 지금도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모든 것을 놓고 싶었던 그 순간, 유승희를 다시 일어서게 한 존재는 바로 엄마였다. 유승희가 부상으로 쓰러진 이후 단 한 번도 체육관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내가 다친 이후 엄마가 체육관에 오지 않으려고 하더라. 아무래도 크게 다친 걸 보셨기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프셨을 거다. 그래서 다가오는 2020-2021시즌에 정말 코트를 밟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엄마에게 건강히 잘 뛸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 또 힘든 순간마다 좋은 이야기를 해주신 어른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건강히 잘 뛸 수 있다는 걸 그분들이 봐주셨으면 한다.”

팀 동료들의 아낌없는 배려와 조언 역시 유승희에게는 소중한 순간이었다. 특히 김단비, 김수연 등 커리어 내내 부상을 극복해냈던 고참들의 조언은 따뜻했고 또 안락했다.

유승희는 “(김)단비 언니와 (김)수연 언니가 정말 많은 말을 해주신다. 물론 단비 언니는 나처럼 크게 다쳐본 적은 없어 100% 공감할 수는 없지만 이제는 조금씩 내려놓으면서 부담을 줄이라고 조언해줬다. 수연 언니는 ‘큰 부상을 많이 당한 나도 지금 잘 뛰고 있는데 젊은 너는 더 건강히 돌아올 수 있어’라고 말해줬다”라며 “솔직히 100% 자신은 없다. 아직도 멘탈적으로 많이 흔들리고 있고 코트 위에서 얼마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크다. 그래도 언니들의 이런 조언들 덕분에 마음속에 있는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내게 크게 기대하시는 분들은 없을 것이다. 그저 건강히 돌아와 팀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며 한다. 그게 내 바람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과거에 비해 살이 쪽 빠진 유승희는 탄탄한 몸을 자랑하며 2020-2021시즌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무려 2년 만에 이뤄질 복귀전. 정상일 감독 및 코칭스태프는 최대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의 출전을 예고했지만 유승희가 필요한 순간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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