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10월호에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날이 선선해지는 가을로 넘어가는 매년 9월 말, 연세대와 고려대는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럭비, 축구의 5개 종목에서 양교의 자존심을 건 진검승부를 펼칩니다. 대학 스포츠의 강호인 연세대와 고려대가 가장 중요시하는 역사적 전통인 만큼 정기전은 대학 스포츠 최대의 축제입니다. 2025 정기전까지의 역대 전적은 21승 11무 21패로, 양교가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승부이기에 양교 학우들과 동문들이 정기전을 더 손꼽아 기다리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역대 정기전(2025 정기전 포함)
정기전은 첫날에는 야구, 빙구(아이스하키), 농구 경기가 열립니다. 둘째 날에는 럭비와 축구 경기가 진행됩니다. 야구는 27승 6무 19패로 고려대가 앞섭니다. 정기전 야구 스타로 선동열(고려대) 전 감독이 있습니다. 정기전에서 한 번도 어렵다는 완봉을 두 번이나 해낸 선수입니다. 연세대에는 나성범이 있습니다. 연세대 재학 당시 투수로 활약했던 나성범은 정기전에서 완투를 3번이나 기록했습니다. 빙구는 연세대가 25승 9무 18패로 우세합니다. 1997년 이후 정기전에서 5무 10패를 기록하며 부진을 겪은 고려대였지만, 2014년 정기전에서 이를 끊어낸 후 승패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농구는 고려대가 25승 5무 23패로 우위에 있습니다. 그 시절 농구 스타들을 떠올리면 대부분 연고대 출신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연세대에는 서장훈, 문경은, 이상민, 고려대에는 신기성, 전희철, 현주엽이 있습니다. 이 선수들이 한 코트 위에 있었던 1990년대 정기전은 매년 상상 이상으로 치열했습니다. 당시 양교를 넘어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던 시기였다고 합니다.
럭비는 25승 3무 22패로 연세대 우세입니다. 럭비는 늘 승률이 좋아 고려대의 효자 종목으로 불리는데, 의외로 역대 전적은 연세대가 좋습니다. 하지만 고려대는 2022년부터 전승을 기록하며 열심히 따라잡고 있습니다. 축구는 연세대가 21승 12무 19패로 고려대에 앞서고 있습니다. 고려대에는 차범근, 연세대에는 허정무가 정기전을 통해 이름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양교는 20승 11무 20패의 누구의 우세도 아닌 팽팽한 균형 위에서 2025년 60번째 정기전을 맞았습니다. 9월 19일 고려대가 야구, 농구에서 2승을 먼저 챙겼고, 20일 럭비에서 승리하면서 2025 정기전 종합우승을 확정했습니다. 이제 고려대가 21승 11무 20패로 앞서나갑니다.

정기전 빠질 수 없는 응원전
고려대 응원단
고려대 응원단은 보통 응원단 하면 떠올리는 동작부, 기수부, 밴드 엘리제로 구성돼 있습니다. 정기전만의 특징이라고 하면 이 응원단이 함께한다는 점입니다. 정기전과 응원단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뱃노래인데요, 득점을 올렸을 때 허리를 꺾으며 신나게 부르는 노래입니다. 응원단은 경기가 시작되면 응원가를 틀고 학우들과 함께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줍니다. 또 정기전에서 승리한 운동부는 단상에 올라가 함께 뱃노래를 부릅니다. 올해는 고려대 농구부 주장 박정환이 단상에서 응원단장과 막걸리를 마시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연세대 응원단
연세대 응원단은 첫 정기전 전에 창단돼 50년 이상의 긴 역사를 자랑합니다. 합동 응원전이나 아카라카를 온누리에, 정기전 등 연세대의 크고 작은 응원 행사를 도맡고 있습니다. 연세대 응원단은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큰 울림을 선사합니다. 이 울림은 연세대 선수들에게 한 발짝 더 뛸 힘이, 학우들과 동문들에게는 한 번 더 응원할 힘이 되어 돌아옵니다.
본인들에게 정기전의 의미는?
연세대 시스붐바 김지민 편집장
정기전은 1년 중 가장 큰 행사로 우리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연세대의 유일한 스포츠매거진인 만큼 정기전에 선수들 프로필이나 정보, 기록, 경기 분석, 해설, 각종 사진과 영상 자료를 찾기 위해 시스붐바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선수들의 땀방울이 빛을 발할 때인 만큼 정기전이 다가올수록 이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과 더불어 자부심을 느낍니다.
SPORTS KU 홍예원 편집장
정기전은 한 해의 클라이맥스 같습니다. 정기전에는 그날을 위해 달려온 수많은 시간들이 응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시즌의 시작부터 정기전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기록하며 지켜봐 왔습니다. 그리고 정기전에 모든 것을 쏟아내는 선수들을 바라보면, 그간의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고 저 역시 그들의 감정에 동화됩니다. 1년간 쌓아온 서사가 폭발하는 그날이야말로 클라이맥스가 아닐까요?
역대 정기전 베스트 경기
SPORTS KU 홍예원 편집장
제가 꼽는 정기전 베스트 경기는 2024년 정기전 야구입니다. 8년 동안 정기전에서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던 고려대 야구부였지만, 어느 때보다 완벽한 경기를 펼치며 승전고를 울렸습니다. 특히 고려대의 선발투수였던 정원진은 ‘무사사구 완봉승’이라는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고, 37년 만의 완봉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습니다. 또한 이 경기는 2025 정기전 야구도 승리하며, 연승의 시작점이라는 새로운 의미도 더해졌습니다.
연세대 시스붐바 김지민 편집장
개인적으로 저에게 정기전은 매번 잊을 수 없는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되어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시스붐바 활동을 하면서 제가 늘 갖는 마음가짐은 선수들의 푸르른 청춘을 기록하고, 한 번 더 조명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2024 정기전은 제가 경험했던 정기전 중 최고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연세대 농구부가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고려대 농구부 상대 10연패를 끊어냈습니다. 과열된 분위기로 저득점 양상으로 이어지던 경기였으나 연세대는 2쿼터에 이주영, 이규태의 3점슛을 기점으로 점수를 벌렸습니다. 턱밑까지 추격당하던 연세대가 선수들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4쿼터까지 리드를 유지하며 고양 소노 아레나에는 승리의 원시림이 울려 퍼졌습니다.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리자마자 선수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코트 위로 쓰러지는 모습은 학우들과 동문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더블더블을 기록한 김승우, 2쿼터 점수 차를 벌리는 데 기여한 이주영, 이규태, 코트 위의 선수들을 끝까지 북돋아 준 주장 최형찬뿐 아니라 연세대 전원이 만들어낸 값진 승이었습니다. 문유현을 0어시스트로 꽁꽁 묶은 안성우, 쐐기 덩크로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온 김보배, 림 프로텍터 역할을 묵묵히 수행한 강지훈, 경기 운영까지 소화하는 만능 플레이어 이유진까지, 모두가 ‘원 팀’이 되었기에 이뤄낼 수 있는 승리였습니다. 경기 상보에 이어 연세대 출전 전원 인터뷰까지 작성하면서 선수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기를 기록으로 남겨두게 된 데에 정말 큰 보람과 뿌듯함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2025 정기전을 마치고
연세대 시스붐바 김지민 편집장
2025 정기전에는 편집장이자 농구부 취재 기자로서 임했습니다. 편집장을 맡게 된 7월부터 시스붐바 업무만을 소화하며 특히나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습니다. 두 달 넘게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업무량도 감당하기 쉽지 않았지만, 25-2 편집부와 5개 취재부, 영상부, 사진부, 디자인부 부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 내준 덕분에 잘 버텨냈고, 많은 것을 이뤄낸 것 같아요. 올해 정기전에는 연세대가 준비한 모든 것을 코트 위에서 펼치지 못해 아쉬움이 크게 남기도 하지만, 올해 겪었던 몇 차례의 위기로 더욱 단단해질 연세대의 내년을 기대해 보고자 합니다.
고려대 SPORTS KU 홍예원 편집장
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스포츠매거진 SPORTS KU 35기 편집국장 홍예원입니다. 제가 거진 3달간 매달려있었던 정기전이 드디어 끝이 났습니다. 처음 편집국장이 됐을 때 정기전의 역사를 쓰고 싶었지만, 가면 갈수록 5대0이나 안 당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국장으로서 이끌었던 정기전을 종합우승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는 작은 욕심이 있었는데, 다행히도 성공해서 기쁩니다. 사심을 조금 담자면, 사실 농구가 이겨서 너무 좋습니다. 작년에는 농구가 져서 영 우울했거든요. 그래도 한마음으로 기뻐했던 승리의 현장도,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던 패배의 현장도 가장 가까이서 담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사진_고려대 SPORTS KU, 연세대 시스붐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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