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계약 선수(FA) 시장이 열리는 첫 날, 박상오는 다른 팀을 찾는 것이 아니라 구단과 상의 끝에 은퇴를 결정했다.
박상오는 2007~2008시즌 부산 KTF에서 데뷔해 서울 SK, 부산 KT, 고양 오리온에서 13시즌 동안 603경기에 출전해 4,977점 1,996리바운드 807어시스트 398스틸 158블록을 기록했다. 2010~2011시즌에는 정규경기 MVP에 선정된 바 있다.
박상오는 1일 전화 통화에서 “오리온에서 두 시즌을 보너스로 여기며 운 좋게 보냈다. 마흔까지 농구를 한 것도 영광이다. 지난 시즌을 시작할 때부터 은퇴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오리온이 감독님께서 바뀌며 체질 개선을 하는 걸 인정했다. 아무 그런 감정이 없다. 시원섭섭하지만 후련하다. 사무국장님과 면담을 하면서 아름다운 은퇴를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은퇴 사실을 알렸다.
이어 “시즌이 끝난 뒤 성대 수술을 해서 말도 못 하니까 고민을 많이 했다. 감독님도 바뀌고, 구단 입장을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해서 구단과 상의 후 은퇴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중앙대 재학 시절 군 복무를 마친 뒤 동기들보다 뒤늦게 프로 무대에 데뷔한 박상오는 역대 12번째로 600경기 이상 출전했다. 박상오는 “(600경기 출전은) 너무 의미 있다. 큰 부상 없이, 무릎이나 발목 수술을 한 번도 안 했다. 손가락 수술만 했었다. 무릎과 발목은 운동선수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제 자신이 대견스럽고, 그 덕분에 600경기 출전까지 가능했다”고 600경기 출전에 의미를 부여했다.
박상오는 중앙대 시절뿐 아니라 2년 전에도 은퇴 기로에 놓였다. 그 때 박상오를 프로 무대에 데뷔시켰던 추일승 감독이 손을 내밀었다. 데뷔와 은퇴를 같은 지도자 밑에서 하는 것도 의미 있다. 그렇지만, 그런 상황은 이뤄지지 않았다. 추일승 감독이 2019~2020시즌 막판 사퇴를 해서다.

지난 시즌 시작할 때부터 은퇴를 고려했다면 은퇴 이후 삶도 고민을 했을 듯 하다. 박상오는 “제가 해온 게 농구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여러 감독님을 만나며 흡수할 건 흡수하고, 준비할 건 준비했는데 지도자를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좋은 기회와 자리가 있다면 농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바랐다.

“어디가 부러지지 않는 한 운동을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려왔다고 생각한다. 운동 시간에 아프다고 꾀병을 부리거나 힘들면 빠질 수 있는데 그런 거 없이 운동을 거의 쉬지 않았다. 농구를 그만둘 위기를 넘겼기에 농구가 너무 하고 싶었고, (다시 하게 되어) 재미있었다. 군대를 다녀온 뒤 다시 못할 수 있다고 여겨서 농구를 할 수 있을 때 최대한 쉬지 말고 하자는 생각이었다.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한다.
마지막으로 은퇴한 선배들이 ‘은퇴할 때 되어 봐라’고 할 때 그 말이 와 닿지 않았다. 후배들도 마찬가지일 거다. 누구에게나 은퇴하는 시기가 오니까 은퇴할 때까지 최대한 즐기면서 열심히 선수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FA 시장은 젊고 유능한 선수에게 몸값을 대폭 올릴 수 있는 기회다. 그렇지만, 출전 기회가 적거나 나이가 많은 고참들에겐 은퇴의 기로다. 2010~2011시즌 MVP 박상오는 FA 시장 개장 첫 날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한명석, 윤민호 기자)
점프볼 / 이재범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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