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FA] 전자랜드 권성진, “농구 사랑해서 힘든 훈련 이겨냈다”

이재범 / 기사승인 : 2020-05-03 14: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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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농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새벽, 오전, 오후, 야간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했다. 저를 보여주고, 늦게 뽑힌 선수들에게 힘이 되고 싶었다.”

KBL은 지난달 27일 자유계약 선수(FA) 명단을 발표했다. 51명 중 양동근(현대모비스)과 전태풍(SK), 박상오(오리온)는 은퇴를 선언했다. 남은 선수 48명의 명단을 살펴볼 때 정규경기에 한 번도 뛰지 못한 선수 한 명이 보였다. 2018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6순위로 전자랜드에 뽑힌 권성진(178cm, G)이다.

모든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이 코트에서 뛰고 싶어한다. 권성진은 54경기 출전이 아니라 단 1경기라도 코트를 밟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했을 것이다. 그런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고, 어쩌면 은퇴의 다른 말인 FA가 눈 앞에 닥쳤다.

권성진은 3일 전화통화에서 “어떻게 보면 은퇴를 할 수 있다. 솔직히 제가 농구를 항상 좋아하고, 늘 해왔던 거라서 선수 생활을 계속 싶다. 우리 팀이나 다른 팀에서 원한다면 제가 이루고 싶은 꿈이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잘 하고 싶다”며 “은퇴를 한다고 해도 항상 노력을 했기 때문에 미련은 없을 거 같다”고 FA를 맞이하는 심정을 전했다.

권성진은 프로무대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무엇인지 묻자 “드래프트에서 늦게 뽑혔는데 저보다 빨리 지명된 선수들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걸, 이렇게 늦게 뽑혀도 노력하면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게 생각처럼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얼마나 열심히 훈련을 했기에 스스로 “항상 노력을 했다”라고 말했을까?

“솔직히 남들 노는 쉬는 날도 체육관에 가서 개인연습을 했다. 시즌 중에도 새벽부터 일어나서 새벽, 오전, 오후, 야간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했다. 훈련일지도 두 권의 노트를 다 썼다. 농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이렇게 훈련할 수 있었다. 좀 전에 말한 것처럼 저를 보여주고 싶었고, 늦게 뽑힌 선수들에게 힘이 되고 싶었다.”

홍경기는 두 번의 은퇴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나간 끝에 지난 시즌 개인 최다인 26경기나 출전했다. 권성진에겐 팀 동료 홍경기의 존재가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권성진은 “홍경기 형이 그렇게 경기를 뛰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함께 훈련을 많이 했던 경기 형이’ 열심히 하는 너도 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해줘서 힘이 났다”고 했다.

매일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서 늦게까지 훈련하는 걸 행동으로 옮기는 건 쉽지 않다. 권성진은 “조금이라도 기회를 받아서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도 크고, 제가 노력해서 꿈을 이루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아침에 눈 뜰 때마다 그 생각을 하면서 일어났다”며 “지금은 힘들지만 이렇게 노력해서 그 꿈을 팬들에게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 때 운동을 안 하거나 안 일어나면 은퇴 후 후회할 거 같아서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일어났다”고 기억을 되새겼다.

이어 “매일매일이 저에게 도전이었다. 진짜 솔직히 힘들었다. 거의 희망도 안 보이는 상태인데 그만큼 연습했기 때문에 잘 할 수 있다고 제 자신을 믿었다”고 덧붙였다.

권성진은 초등학교 때 키가 커서 농구를 시작했지만,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아 중학교 때 센터에서 가드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이때부터 누구보다 노력했음에도 현재 경기를 뛰지 못하는 원인을 주위 여건이나 환경 탓을 하기보다 자신에게 돌렸다.

권성진은 “중.고.대학, 프로까지 항상 열심히 한다는 말을 들었다. 남들보다 노력을 했지만, 모든 건 제 탓이다. 더 노력하고, 더 잘 했으면 더 잘 되었을 거다. 결국 제가 문제다. 결과가 말을 해주는 거다”며 “센터로 시작한 뒤 가드를 보려고 할 때 좀 힘들었던 게 있다. 남들에게 안 지려고 노력은 정말 많이 했다. 키는 어릴 때 더 컸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이것도 어쩌면 핑계다. 지금은 원망하지 않고, 노력하면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권성진은 2018 KBL 2차 D리그 4경기와 2019 KBL D리그 15경기에 나섰다. 권성진은 “노력한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긴장을 하니까 생각보다 잘 안되었다. 전자랜드에 와서 뛸 수 있는 기회를 받았는데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하면 많이 아쉽다”며 “슛이나 돌파 등을 보여줄 수 있었다. 드리블도, 슛도 엄청 연습했는데 못 살리고 못 보여줬다”고 했다.

이어 “김태진 코치님께서 공격을 안 하거나 주춤할 때 뭐라고 하셨다. ‘열심히 노력했는데 왜 안 하냐, 네가 슛이나 드리블 등을 연습하는 이유가 경기 때 보여주려고 건데 왜 안 하냐’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덧붙였다.

정규경기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노력하는 선수라면 구단에서 한 번의 기회를 더 주기도 한다.

권성진은 “만약 FA 계약을 하면 지금처럼 노력하는 건 당연하고, 연습할 때부터 눈빛이 달라지고, 더 열심히, 최선을 다 해서 제 앞의 형들을 더 강하게 수비하고, 공격할 때 제 장점인 스피드나 드리블을 살려서 휘젓고 다니고, 볼 하나에 집중해서 투지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권성진은 전자랜드의 홈 코트인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정규경기가 끝나면 많은 팬들 앞에서 그 코트를 밟으며 직접 뛰고 싶은 마음을 담아 슈팅 연습을 하곤 했다고 한다. 힘들어도 코트에 서 있는 순간이 즐거웠기에 누구보다 노력한 권성진이 그 꿈을 이루려면 이번 FA 계약에 성공해야 한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홍기웅 기자)

점프볼 / 이재범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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