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전망대] 여전히 혼란한 순위 경쟁…끝나지 않은 고춧가루 세례

김세린 / 기사승인 : 2021-03-15 14: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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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세린 인터넷기자] 6라운드에 접어든 KBL, 상위팀들을 향한 하위팀들의 고춧가루 세례는 끝나지 않았다. 꼴찌의 반란을 일으켰던 LG의 기운이 이번엔 삼성에게 옮겨갔다. 7위 삼성이 2위 현대모비스를 15점 차로 잡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1위 KCC는 2위와 2.5게임 차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외국선수 교체로 희비가 엇갈린 두 팀이 있다. 이제 합이 잘 맞아 3연승 질주하는 전자랜드 그리고 연패로 미끄러져 2위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오리온. 그 여파로 공동 4위는 총 세 팀이다(KT-전자랜드-KGC인삼공사). 정규리그 막바지이지만 ‘공은 둥글다’를 여실히 보여주기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고춧가루를 피해라
울산 현대모비스는 15일 홈에서 서울 SK와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을 가진다. 현대모비스는 2위(28승 17패), SK는 8위(18승 27패)다. 순위만 놓고 본다면 시시한 게임이라고 단순히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 전적은 SK가 3승 2패로 앞선다. 매 라운드 맞대결 점수 차 역시 평균 4.4점에 불과하다.

현대모비스는 1위 KCC와의 승차를 좁힐 듯 말 듯 할 찰나에 7위 삼성에게 발목을 잡혀 2.5게임 차를 유지 중이다. 이번 시즌 득점력과 리바운드 1위(21.1점, 11.1개)인 숀 롱이 12점으로 묶인 것이 뼈아팠다. 국내선수들의 화력 역시 좋지 못했다. 두 자리 득점은 함지훈(10점) 밖에 없었다.

현대모비스는 리빌딩이라곤 했지만 KBL의 최고 외인인 롱을 앞세워 2위로 안착했다. 하지만 이도 순탄치 않았다. 대패를 당한 삼성전을 제외한 최근 5경기 모두 2.6점 차 승부였다. 이는 턴오버 때문일까. 이번 시즌 턴오버로 3위(11.7개)를 기록한 현대모비스는 5라운드에 2위(13.8개)를 기록했다.

반면 SK는 9위 DB를 잡아 아슬아슬하게 8위를 유지 중이다. SK는 최근 좋지 못한 경기력을 이어갔기에 문경은 감독은 오랜만에 선수들이 골고루 활약하자 기뻐했다. “수비에서는 오재현, 공격에서는 최성원이 잘해줬다.”

문 감독이 말한 대로 최근 두 선수의 활약이 돋보인다. 최성원은 이번 시즌 평균 23분 32초를 소화하며 5.6점 1.7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최근 4경기 평균 13점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오재현은 기록상으로는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투지 넘치는 수비로 SK에 좋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삼성의 고춧가루 세례에 주춤했던 현대모비스가 다시 1위 사냥에 나설까. 혹은 SK가 고춧가루를 다시 장착하여 현대모비스에게 1위를 향한 가시밭길을 선물로 안길까.


더 높은 곳으로

부산 KT는 고양 오리온과 16일 홈에서 6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KT는 4위(24승 22패), 오리온은 3위(26승 20패)다. 상대 전적은 오리온이 3승 2패로 앞선다.

KT는 이번 시즌 7번째 연장전을 LG와 치렀다. 접전 끝에 1점 차로 패하자 서동철 감독은 “4쿼터와 연장전에서 잡아야 할 타이밍에 잡지 못하는 게 반복되었다. 다른 건 아쉬움이 없다.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연장전, 4쿼터 막판 수비 집중력이 흔들린 건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아쉬워했다.

브랜든 브라운은 LG전에서 15득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 2블록을 기록했다. 기록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클러치 타임에서 연달아 실책을 범해 다 잡은 승기를 빼앗겼다. 브라운은 지난 오리온전에서 11분 44초 동안 21득점을 기록했다. 그 당시 16득점을 기록한 데빈 윌리엄스가 최근 부진하기 때문에 브라운이 실책을 줄이고 본 기량만 보여준다면 승산이 있다.

오리온은 데빈 윌리엄스가 여전히 니갱망(=니가 경기를 망치고 있어) 모드라 골치가 아프다. 12일 KCC전에서 10개의 야투 중 4개만 적중한 그는 14일 전자랜드전 역시 13개의 야투 중 단 3개만을 성공했다. 무의미한 3점슛 난사와 골 밑에서의 연약함은 여전했다.

강을준 감독은 인터뷰마다 윌리엄스에 대한 불만을 언급하고 있다. 윌리엄스에 대해 “이해가 잘 안 된다. 뭘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멘탈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근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최근 5경기에서 두 자리 득점을 한 적이 없다. 이에 칼을 빼든 오리온은 애런 헤이즈로 교체한다는 소식도 들려오지만 아직 공식 발표는 없는 상황이다.

오리온은 외국선수들이 흔들려도 탄탄한 주전 선수들이 있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그러나 잘 버티던 국내선수들 마저 무너졌다. KCC전부터 이어진 이대성의 부진 그리고 최근 4경기 평균 17득점으로 활약한 허일영마저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상극의 공수력을 가진 KT는 3위와의 승차를 좁힘과 동시에 단독 6위로 추락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굴러온 돌로 인해 전체가 흔들리는 오리온은 연패를 청산함과 동시에 공동 4위의 추격을 막아야 한다.


라운드 전패 중

원주 DB는 인천 전자랜드와 1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마지막 맞대결을 가진다. 이번 시즌 DB는 전자랜드에게 5전 5패 중이다. 1-3라운드 점수 차는 평균 6점이었으나 4-5라운드는 평균 24점 차 경기였다.

DB는 플레이오프에 대한 가능성은 희미해져 간다. 이상범 감독은 "올 시즌 우리는 잘하다가 마지막에 하위권으로 쳐졌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우리는 여기까지인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아직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 난 것도 아니니까 선수들한테 동기부여를 잘 심어줘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잔 부상과 더불어 심리적인 요인 때문일까. DB 앞선의 중심인 두경민과 허웅 모두 기복이 있다. 팀 내 득점 3위(12.9점) 두경민은 최근 5경기 결과가 14-4-9-8-11이다. 팀내 득점 4위(10점) 허웅은 10-3-9-10-15이다.

이는 팀 밸런스에 영향을 끼치지만 이상범 감독은 그럴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금은 특별히 두 선수의 컨디션을 조절할 방법은 없다. 그럴 여건도 되지 않고, 다 쏟아부어야 한다. 4쿼터쯤에 경기가 심하게 기울었으면 모를까 그때까지는 총력을 다해야 한다”

DB는 기복을 보였던 센터 김종규가 최근 4경기 평균 15.25점 7리바운드로 활약 중인 것과 김훈이 종종 3점슛을 터트려주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반면 전자랜드는 두 명의 외인 교체 이후 4연패라는 성장통을 이겨낸 후 3연승 질주 중이다. 이번 시즌 수비력 1위(76.6점) 전자랜드는 새 외국 선수 합류 이후 속공 전개 능력이 향상되었다. 4라운드 팀 속공 7위(3.8개)였지만 5라운드엔 4위(4.9개)로 증가했다. 이는 탄탄하고 유기적인 수비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더욱 가능했다.

특히 1옵션 조나단 모트리의 활약이 눈부시다. 모트리는 7게임 평균 22분 32초를 소화하며 18.7점 8리바운드 2.7어시스트 1.6블록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유도훈 감독은 만족하지 않았다. “아직 지역 수비나 도움 수비가 왔을 때 패스 타이밍이 아쉽다. 같이 비디오를 보면서 맞춰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하면서 “두 외국선수가 오면서 제일 우려했던 부분이 수비였다. 수비 조직력을 맞춰야 속공 등 빠른 농구가 가능하고 쉬운 득점이 나온다. 지금도 상대 도움 수비에 대한 공간 활용이 아쉽다.”

외국선수의 수비력을 제외해도 여전히 유도훈 감독에겐 숙제가 남아 있다. 바로 확실한 토종 원투 펀치의 부재 그리고 이대헌과 정효근이 동시에 위력적인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한 점이다.

 

유 감독은 "(김)낙현이와 효근이도 좋고 낙현이와 대헌이도 좋다. 토종 원투 펀치가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우리도 올라갈 수 있다"라고 바람을 전하며 "3, 4번 포지션이 위협감을 줄 수 있는 공격을 만들어가는 게 숙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바가 있다. 이 문제가 모두 해결된다면 전자랜드는 KBL판 ‘드림즈’ 실현이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사진_점프볼DB(정을호, 백승철, 유용우 기자)

점프볼 / 김세린 인터넷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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