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이 조한진에게 칭찬보다 채찍질을 하는 이유는?

이재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9 16: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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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그렇게 해야 한 단계 더 나아간다고 생각한다. 팬들의 시선을 이겨내야 더 자신감이 붙고, 큰 선수가 된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8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맞대결에서 84-65로 시원한 승리를 거뒀다.

공식 기자회견에는 조한진(19점 5리바운드 3점슛 5개)과 이승현(15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이 함께 들어왔다.

고양 오리온에서 4시즌 동안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이승현과 조한진은 현대모비스에서 재회했다.

한 달 전 즈음 이승현은 “요즘 우리 팀의 에너자이저다. 수비에서 너무 잘 해준다”며 “조한진과 친한 사람 입장에서 한진이는 더 해야 한다. 지금 기회를 잡았을 때 더 나가야 한다. 너무 친해서 많은 칭찬을 해주지 않는다. 더 하라고, 오버하지 말고, 냉정하게 더 길게 가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조한진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한 바 있다.

이승현은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며 “오늘(8일) 조한진 선수만 인터뷰를 하면 안 되나요? 인생 커리어 하이다”고 조한진이 집중 조명을 받기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두 선수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친분이 두텁기에 할 수 있는 말들을 주고받았다.

조한진에게 이승현과 현대모비스에서 재회했다는 질문을 하자 이승현은 “짜증나죠”라고 먼저 답했다.

조한진은 “이승현 형이 애정 표현이 과격하다. 가끔 아프기는 하다”고 했다.

이승현은 부연 설명했다.

“과격하기보다 한진이를 오래 봐서 아는데 띄워주며 안 된다. 더 가라앉혀야 한다. 오늘도 그랬다. 자신감이 넘쳐서 흥분해서 벨란겔에게 득점을 줬다고 한다. 그런 스타일이다. 그렇게 되면 안 된다. 가라앉혀야 한다. 그걸 누구보다 잘 한다. 그래서 결국 잘 했다(웃음).”

조한진은 이승현의 말을 받아서 “우리 팀에 엄청 채찍질을 하는 형들이 많다. 위에 형들이 별로 없는데 3명이 (채찍질을) 한다”고 했다.

이승현은 “형들이 별로 없는데 함지훈, 전준범, 이승현(웃음)이다. 그렇게 해야 한 단계 더 나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런 걸 이겨내야 한다. 팬들의 시선을 이겨내야 더 자신감이 붙고, 큰 선수가 된다”며 “형들은 칭찬을 하지 않는다. 당연히 해야 해서 칭찬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양동근 현대모비스 감독도 칭찬에 인색한 편이다.

조한진은 칭찬이 고프지 않냐고 하자 “나도 안다. 칭찬을 받으면 이상하게 다음 경기에서 말린다. 군대 가기 전에 김승기 감독님께서 경기를 잘 하면 다음 경기에서 못한다고 하셨다. 그게 맞다”며 “칭찬을 안 들으려고 하고,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주위 형들이 채찍질을 해줘서 감사하고, 고맙다”고 했다.

이승현도 “당연히 고맙지. 그렇게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어디 있나? 당연한 거다”고 화답했다.

지난 시즌 국군체육부대에서 제대한 뒤 현대모비스에 합류한 조한진은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지만, 이번 시즌 재능을 꽃피우고 있다.

조한진은 이승현의 채찍질 때문에 이번 시즌 잘 하는 거냐고 묻자 “많이 뛴 경기가 승현이 형이 공교롭게도 다쳤을 때다”고 했다.

이승현이 “맞다. 그 때부터 한진이가 올라온 게 시작이다. 무릎이 약간 안 좋았지만, 뛰려고 했는데 감독님께서 부상 예방 차원에서 쉬라고 하셔서 2~3경기를 쉬었다. 그 때 한진이가 올라와서 살아났다. 나 때문이다”며 “오늘도 가서 채찍질을 하겠다”고 했다.

이승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기회는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고 말한 조한진은 “서명진이 자기 이름을 이야기해달라고 했는데 서명진 이름만 적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승현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명진이도 칭찬하면 안 된다. 채찍질을 해야 한다. 여기서는 나를 필두로 칭찬을 하면 안 된다. 그래서 감독님께서 칭찬을 안 하신다. 우리는 그걸 갈구해야 하고, 고파야 한다. 감독님의 칭찬을 받기 위해서, 감독님의 인터뷰 기사를 챙겨보는데 100% 만족하실 때까지 선수들은 계속 할 거다. 그렇게 해야 한다.

그걸 목표로 감독님의 그런 말씀을 듣기 위해서 지금도 감독님께서 지시하시는 운동이나 전술을 이해하려고 한다. 너무 좋다. 선수들끼리도 가족처럼 너무 좋고, 코칭스태프와도 소통이 잘 되어서 너무 좋다. 우리가 부족해서 팬들께 죄송한 마음이 크다.”

핀잔만 듣던 조한진이 반격할 기회도 찾아왔다.

이승현은 4쿼터에서 3점슛을 넣었다는 질문에 “감정이 올라온 건 아니고 신기했다. 쐈는데 들어갔네(웃음). 이번 시즌에는 3점슛을 안 쏜다. 너무 감이 없었다. 3점슛을 계속 쏘면 중거리슛 감도 잃을 거 같아서 안 쐈다”며 “전반에는 한 번 기회일 때 안 쐈다. 후반에는 기회가 오면 쏘려고 했는데 쐈더니 들어갔다. 다음 경기에서 기회이면 쏘겠지만, 더 자신있게 쏠 수 있을 거 같다”고 답했다.

이 말을 들은 조한진은 “승현이 형에게 전반에 안 쏘길래 왜 안 쏘냐고 하니까 팔이 가볍다고 했다. 그래서 쏘라고 하니까 4쿼터에 넣었다(웃음). 되잖아 그랬다”며 “(이승현이 득점을) 많이 넣어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현대모비스에서 다시 만난 이승현과 조한진은 한 단계 더 성장하기를 바라면서 행복농구를 하고 있다.

#사진_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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