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현승섭 객원기자] 달라진 운영 방식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받은 퓨처스리그. 농구 선배들은 이번 퓨처스리그 운영 방식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14일부터 19일까지 6일 동안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렸던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퓨처스리그가 마무리됐다. 부천 하나원큐가 대회 마지막 날인 19일에 대회 3연패를 노리던 용인 삼성생명을 70-69로 꺾고 4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유망주의 산실로 자리 잡은 퓨처스리그. 기존 유망주들은 물론이고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갓 선발된 선수들까지 경기에 나서 서로 몸을 부딪치며 실력을 가늠한 장이었다.
지난 시즌까지 퓨처스리그 경기는 정규리그 경기가 있는 날, 정규리그 경기 전에 열렸다. 그러다 보니 퓨처스리그에 출전한 선수가 뒤이어 열리는 정규리그 경기에 나서는 모습을 왕왕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퓨처스리그는 이전과는 다르게 운영됐다. WKBL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11월 FIBA 여자농구 아시아컵 예선을 고려해 10월 31일부터 11월 21일까지 휴식기를 갖기로 결정했다. 또한, 코로나19 방역을 고려해 휴식기 동안 한 장소에서 퓨처스리그를 치르기로 결의했다.
※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해 아시아컵 예선은 취소됐다.
※ 신입선수 선발회 컴바인에 참여했던 협력업체 직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15일에 밝혀졌다. 새내기들은 다행스럽게도 모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아 퓨처스리그는 속개됐다. 다만 16일 경기는 취소돼 팀별 경기 수는 5경기에서 4경기로 줄었다.

달라진 일정, 장단점은 분명히 존재했다.
주된 장점은 팬, 선수들이 퓨처스리그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 퓨처스리그 경기는 정규리그 경기가 시작되기 서너 시간 전에 열렸다. 그래서 출전 빈도가 낮은 후보 선수들도 중요도가 월등히 높은 정규리그 경기에 시선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퓨처스리그 경기는 연습경기에 가깝게 여겨졌다.
그러나 이번 시즌 퓨처스리그는 박신자컵, 트리플잼처럼 단독 편성됐다. 덕분에 퓨처스리그는 연습경기라는 이미지 대신 유망주들이 자존심을 건 '대회'라는 이미지가 강해졌다. 그리고 WKBL 팬들도 중계를 통해 유망주들이 펼쳤던 명승부를 감상할 수 있었다.
신인선수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 것도 큰 성과다. 예년과 비교해 이번 신입선수들에 대한 기대치는 다소 낮았다. 그리고 코로나19 여파로 거의 모든 대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실전 무대에서 자기 역량을 보여줄 기회가 적었다.
WKBL이 이 점을 고려해 컴바인과 트라이아웃으로 각 구단에 선수들의 정보를 제공했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선수들의 가치를 파악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데 퓨처스리그가 분리 편성되자 선수들이 부담없이 제 기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었다. 팬과 농구관계자들 또한 퓨처스리그 경기를 관람하며 선수들의 능력과 잠재력을 파악할 수 있었다. 대회 MVP에 오른 하나원큐 이지우, 신한은행 이다연 등 여러 선수들이 제 가치를 인정받았다.
단점도 있다. 팬들이 정규리그 도중에 유망주들과 부상에서 회복 중인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할 기회가 줄어들었다. 이번 퓨처스리그가 끝난 후 팬들은 이 선수들을 앞으로 재개될 정규리그에서만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농구 선배들은 달라진 퓨처스리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6개 구단 코치와 정진경 해설의원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하나원큐 이시준 코치
“휴식기를 이렇게 활용하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 예년에는 정규리그 경기 전에 퓨처스리그 경기가 있어서 선수들의 경기 몰입도가 떨어졌고, 경기 준비에 어려움이 많았다. 코로나19 때문이긴 하지만, 한곳에 모여서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게 좋았다.
다만, 휴식기 초반에 퓨처스리그를 진행했다면 모든 팀의 가용 인원이 지금보다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곧 정규리그가 재개되니 여기서 기량을 늘릴 수 있는 선수들도 1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해야 해서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시킬 수 없었다.”
삼성생명 김도완 코치
“이번 퓨처스리그는 이미선 코치가 전담했는데, 내가 답해도 될지 모르겠다(웃음).
우선, 퓨처스리그를 따로 준비할 시간이 생겼다. 그리고 예전에는 퓨처스리그 경기를 소화한 선수가 뒤이은 정규리그 경기에도 참여해야 했다. 두 경기 모두 소화하는 것은 체력 문제로 어려우니 퓨처스리그 출전 선수가 정규리그 경기에 출전하는 가능성은 작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선수들이 예전처럼 정규리그 경기 걱정을 하지 않고 퓨처스리그에 100% 집중할 수 있었다.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좋아진 셈이다.
큰 단점은 없어 보인다. 예전보다 훨씬 낫다. 다만 보완해야 할 점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정규리그가 곧 시작된다. 퓨처스리그가 유망주들에게 도움이 되지만, 가용 인원이 적어 오히려 1군 선수들의 연습 공백이 생겼다. 경기장 대관 일정을 당길 수 없었던 게 아쉬웠다.
우리 팀은 9, 10명을 출전시켰지만, 가용 인원이 6명에 불과한 팀도 많았다. 좀 더 많은 경기를 치르면 좋겠지만, 인원이 부족하니 경기 수는 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다.”
“한 장소에서 박신자컵과 같은 대회처럼 퓨처스리그를 치르니 선수들이 퓨처스리그를 좀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 연습경기와 같았던 퓨처스리그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반면, 예전처럼 나눠서 하는 게 동기부여 측면에서는 좋은 것 같다. 선수들이 시즌이 끝날 때까지 경기에 출전할 수 있어야 연습 때 좀 더 힘을 낼 텐데, 출전 기회가 적은 선수들이 혹시 의욕을 잃고 마음을 놓을 수도 있다는 게 걱정된다.”

BNK 최윤아 코치
“퓨처스리그에 올-인을 할 수 있었다. 사실 이전에는 오랜 시간 동안 경기장에 나와 있었으니 나와 선수들 모두 피곤했다. 이번엔 퓨처스리그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이렇게 경기를 몰아서 하니 인원이 부족해져 1군 선수들 훈련 계획을 짜는 게 다소 어려웠다. 그리고 일정이 빡빡해 선수들 부상 가능성도 커질 수 있었다.”
신한은행 구나단 코치
“지난 시즌까지는 퓨처스리그 경기가 정규리그 경기 전에 열리다 보니 선수들이 온종일 경기장에 머물러야 했다. 이번 시즌은 다르다. 온전히 자신들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무대가 생겼다. 혜택이라고 볼 수 있다.
아쉬운 점은 베테랑 선수들의 응원이 없다는 것이다. 언니들이 경기 중에 어린 선수들을 응원하고 조언도 해줄 수 있었을 것이다.”
KB스타즈 이영현 코치
“한곳에 선수들을 모아서 경기를 치르니 팬, 언론의 관심이 늘어났다. 취재진이 유망주들을 예전보다 인터뷰를 많이 할 수 있었던 게 좋다고 생각한다.
조금 아쉬운 면도 있다. 일정이 짧으니 가용 인원이 많지 않은 팀엔 체력 문제가 발생했다. 그리고 아직 시즌이 4개월 남았다. 어린 선수들이 마음껏 뛸 수 있는 대회는 이렇게 일찍 끝났다. 이 선수들에게 1군 경기 출전 기회가 없다면 어린 선수들에게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동기가 없어질 수 있다는 점도 걱정된다.”

“우선, 예전에는 선수는 물론이고 코치들도 퓨처스리그 경기가 있는 날은 평소보다 피로했다. 그리고 퓨처스리그의 비중이 정규리그보다는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 퓨처스리그 경기는 연습경기와 같았다.
이번에는 퓨처스리그가 시기상 정규리그와는 분리된 덕분에 선수들의 집중력이 올라간 것 같다.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 게다가 경기 중계도 생기고, 선수들의 인터뷰 횟수도 늘었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이런 기회가 적지 않나. 그래서 선수들도 신이 나서 경기에 뛴 것 같다. 덕분에 전반적으로 경기력이 좋아졌다. 유망주들을 평가하기도 편해졌다.
반면에 각 구단 감독들은 1군 선수들 연습을 걱정할 것 같다. 적지 않은 선수들이 숙소에서 떨어져 며칠을 보내니 훈련에 필요한 인원이 부족할 것이다.”
농구 선배들의 반응은 대동소이했다. 이번 퓨처스리그 운영방식이 경기의 질을 높였다는 점은 일치했다. 다만, 일정 편성 시 1군 훈련, 부상, 지속적인 동기부여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연습경기’처럼 여겨졌던 퓨처스리그. 궁여지책으로 단독 편성된 퓨처스리그가 오히려 WKBL에 영감을 불어넣는 ‘대회’가 됐다.
팬은 물론 WKBL 관계자들도 이번 대회를 통해 ‘지도’뿐만 아니라 ‘제도’로써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잠재력을 끌어내고 게 가능하다는 걸 체험했다. 이제는 다시 한 번 머리를 맞대고 이 ‘유망주의 요람’을 개선해야 한다.
#사진_WKBL 제공
점프볼 / 현승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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