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잠실/김호중 인터넷기자] 이종현이 고양 오리온 유니폼을 입고 180도 달라진 모습을 뽐냈다.
이종현의 잠재력에 대해선 모든 이가 알고 있다. 대학 시절부터 국가대표를 오갔으며, 프로에서는 웬만한 외국선수 급의 활약을 보일 것이라 기대받았다.
하지만 프로에서 이종현이 보인 모습은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부상이 겹쳤고, 소속팀 현대모비스는 빅맨 포화 상태였다. 이종현이 뛸 자리는 없었다. 올 시즌 평균 득점은 0.4점, 그야말로 탄식이 나오는 숫자였다.
늪에 빠져있던 이종현의 잠재력을 믿었던 오리온은 이종현을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진다. 강을준 감독 아래, 선수들은, 이종현 살리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1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 서울 삼성과의 경기, ‘오리온’ 이종현은 새 소속팀에서 훌륭한 데뷔전을 가졌다.
강을준 감독은 이종현을 주전으로 출전시키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1쿼터 첫 6분을 뛴 이종현은 1개의 골밑슛과 2개의 중거리슛을 성공시켰다. 1쿼터만큼은 고려대 시절의 용맹함이 살아있었다. 1쿼터에 기록한 6득점은 오리온 국내선수 최다 득점이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디드릭 로슨과의 조합. 강을준 감독은 이종현을 두고 다양한 조합을 시도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1쿼터에 이종현을 골밑을 든든히 지탱했고, 로슨은 외곽을 휘저었다.
2쿼터에도 그의 진가는 드러났다. 2쿼터 중반, 이종현은 긴 윙스팬을 이용해 상당히 멀었던 패스를 가로챘다. 팬들은 그의 윙스팬에 탄성을 질렀다.
스틸을 기록한 이종현은 본인이 맹렬히 드리블치며 골밑으로 향했다. 이후, 이대성에게 택배 패스를 건네며 경기 첫 어시스트를 적립했다. 이 장면은 그야말로 하이라이트 필름이었다.
장신 제프 위디와의 궁합은 썩 매끈하지 않았으나, 첫 경기임을 감안하면 그래도 훌륭했다. 이종현은 2쿼터에는 7분 15초를 뛰었다.
농구 센스도 번뜩였다. 3쿼터 시작과 함께 컷인을 시도하는 로슨을 향해 노룩 패스를 건넸다. 빅맨의 패싱 센스가 아니었다.
자신감이 붙은 그는 맹렬히 림을 공략했다. 자유투를 본인의 힘으로 얻어내기도 했다.이종현은 오리온 공격의 핵이었다. 3쿼터에 7분 2초를 뛰며 4점을 기록했다.
강을준 감독은 4쿼터 5분 42초를 남기고, 2점차(72-70)으로 뒤지고 있는 승부처에서 이종현을 투입한다.
이종현은 공격 조립에 집중했다. 하이포스트에서 이종현이 볼을 받으면 삼성의 수비는 그에게 붙게 된다. 이를 역이용한 이종현은 매끄러운 어시스트를 연이어 건넸다. 특히, 코너에 있던 이대성의 3점슛을 어시스트하며 팀의 리드(78-74)에 크게 일조했다.
4쿼터 1분 38초를 남기고는 2점차로 지고 있던 오리온에게 천금같던 자유투 2개를 얻어내며 한 개를 성공시켰다. 이종현의 제공권 장악은 압도적이었다.
이날 백미는 오리온이 1점차 뒤지고 있던 마지막 공격. 이종현의 존재감은 거대했다. 4쿼터 팀의 마지막 공격을 시도하던 한호빈은 골밑에 굳건히 버티고 있던 이종현에게 패스를 건넸고, 이종현은 손쉽게 이를 마무리했다. 이적 첫 경기부터 위닝샷.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없다.
이종현은 15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평균 0.4득점을 기록하던 이종현은 잊을 시간이 왔다. 오리온 이종현은 다른 사람이다.
#사진_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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