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 오리온은 14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의 6라운드 맞대결에서 66-79로 완패했다.
결과, 그리고 내용 모두 섭섭함 그 자체였다. 그동안 연승으로 감춰져 있던 외국선수 경쟁력 저하가 겉표면으로 드러난 결과이기도 했다.
특히 데빈 윌리엄스는 이미 오리온을 떠난 제프 위디가 그리워질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오히려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다. 강을준 감독과 오리온이 바라는 부분을 충족시키지 못한 채 본인이 추구하는 예쁘고 멋진 농구만을 하려 한다. 강을준 감독은 이에 “이해할 수 없다”라는 말로 모든 걸 설명했다.
실제로 윌리엄스는 5경기 연속 한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리바운드 역시 두 자릿수 기록을 낸 지 한참이 지났다. 골밑에서의 존재감이 없다. 우람한 팔뚝을 자랑하고 있지만 골밑에 들어가면 여린 소녀가 된다. 멋진 스핀 무브를 보여주려 하지만 백이면 백 트래블링이 불린다.
윌리엄스가 공격 상황 시 3점슛 라인에서 서성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슈팅 능력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윌리엄스의 3점슛 성공률은 30.7%. 믿고 맡길 수준은 아니다. 강을준 감독은 “윌리엄스가 3점슛 라인에 있으면 국내선수들에게 패스하지 말라고 주문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 농구에 빅맨의 3점슛 장착은 필수 요소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골밑에서의 플레이가 우선되어야 한다. 또 상대 수비에 균열을 일으킬 정도로 정확도가 높아야 한다. NBA에서 3점슛을 즐겨 던지는 정상급 빅맨들은 대부분 내외곽을 자유롭게 오가며 상대 수비를 파괴한다. 윌리엄스가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면 강을준 감독 역시 ‘자유이용권’을 제공하지 않았을까.

사실 윌리엄스는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KBL에 온 외국선수다. 그런 그이기에 섣부른 평가는 이르다는 시선도 있다. 물론 윌리엄스는 전자랜드 전까지 불과 11경기에 출전했을 뿐이다. 그러나 오리온은 윌리엄스를 기다려줄 수 없다. 또 적응기는 5라운드로 충분하다.
코로나19로 인한 훈련 부족, 2주의 시설격리로 인한 컨디션 저하 등 여러 변수가 있지만 ‘진짜’ 실력 있는 외국선수들은 적응기를 일찍 끝낸 상태다. 모트리, 데본 스캇은 잠시 헤맸지만 어느새 국내선수들의 신뢰를 받으며 3연승을 이끌었다. 자레드 설린저 역시 2년의 공백이 있었음에도 기량만큼은 의심받지 않는다. 심지어 윌리엄스보다 커리어가 떨어지는 디제이 존슨은 묵직한 플레이로 전주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윌리엄스에 대한 감독 및 선수들의 불만, 그리고 아쉬움은 이미 만천하에 공개되어 있다. 진짜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라면 일단 보여준 다음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가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윌리엄스는 기대받은 것에 대해 단 1%도 증명하지 못했다.
오리온은 비록 위태롭지만 3위에 올라 있다. 서브 옵션으로 영입한 디드릭 로슨의 분전, 그리고 국내선수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이뤄낼 수 없는 결과물이다. 오리온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2위 현대모비스와의 격차는 2.5게임차,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려면 또 한 번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로슨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바라기는 힘들다.
강을준 감독은 실제로 변화에 필요한 여러 카드를 살펴보고 있다. 윌리엄스에 대한 인내심은 이미 바닥까지 내려온 상태다. 오리온은 한 장의 외국선수 교체 카드를 보유하고 있다. 전자랜드와 KGC인삼공사가 그랬듯 변화를 위한 선택의 시기는 아직 늦지 않았다.
# 사진_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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