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청주/현승섭 객원기자]2차전 부진을 이겨내고 3차전에 득점력을 과시한 심성영. 경기 종료 후 심성영은 마음 속 응어리를 털어놓았다.
청주 KB스타즈는 1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용인 삼성생명을 82-75로 꺾었다. 2연패 뒤 1승을 거둔 KB스타즈는 리버스 스윕을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어쩌면 2차전은 심성영이 프로에 입문한 이래 최악의 하루였을 것이다. 심성영은 7득점에 그쳤고, 장기였던 3점슛 2개는 모두 링을 빗나갔다. 저조한 득점력보다 문제였던 건 실책이었다. 심성영은 무려 실책 8개를 저질렀다. 특히, 연장 종료 무렵에 트레블링을 포함, 실책 2개를 범해 삼성생명에 역전승 빌미를 제공했다.
홈 유니폼은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심성영. 심성영의 손끝은 불타올랐다. 1쿼터에 득점이 없었던 심성영은 2쿼터부터 ‘화력 쇼’를 펼쳤다. 2쿼터에 3점슛 3방을 터뜨린 심성영은 자신감을 얻은 듯 골밑까지 저돌적으로 파고들었다. KB스타즈는 이명관의 3점슛으로 78-77, 7점 차까지 허용했지만, 심성영이 속공 레이업으로 삼성생명의 추격을 뿌리쳤다. 심성영은 실책 없이 3점슛 5개 포함 25득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기록하며 팀의 챔피언결정전 1승을 이끌었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심성영은 “1, 2차전은 졌기 때문에 선수들끼리 죽을 각오로 경기에 임하자고 말했다. 내가 2차전 때 너무 못해서 경기 직전까지 마음을 잡지 못했다. 동료들에게 미안했고, 힘들었다. 그래도 오늘은 다 같이 한 마음으로 잘했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차전에 8실책으로 무너졌던 심성영은 몸도, 마음도 한계에 내몰렸다고 돌아봤다. 심성영은 “숙소에 도착해서 자려고 누웠는데, 눈을 감으니 용인이 떠올랐다. 실책이 계속 생각나서 눈을 뜨면 숙소였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경기 다음 날 11시에 미팅이 있었는데, 아침 7시 반에 잠깐 잠들었다가 깼다. 사실 오늘도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 감정이 복받쳐 올랐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괜히 신경 쓰이고, 울컥했다. 그래도 동료들의 위로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관중석을 보면서 ‘팬들도 오셨는데, 내가 이러면 안 되겠다’라고 생각하며 자신감을 조금씩 회복했다”라며 2차전 종료 후 힘들었던 심정을 고백했다.
이날 박지수(30득점)와 함께 공격에서 원투 펀치가 됐던 심성영. 심성영은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다. 2차전에 내가 못했기 때문에 그런 마음이 더 강했다. 양 팀 모두 지쳐있는데, 팀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 한 발 더 뛰니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어서 심성영은 “시즌 초반에는 청주에서 슛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홈 경기장인데도 슛이 안 들어가서 이상했는데, 요즘에는 홈에서 슛 감각이 좋다. 오늘은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의 응원 덕분에 더 집중해서 넣을 수 있었다”라며 일찌감치 좌석을 채운 900명의 관객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1쿼터에 무득점에 그쳤던 심성영. 2쿼터엔 3점슛 3개를 터뜨렸다. 그 배경에는 김소담이 있었다. 심성영이 넣은 3점슛 중 김소담의 스크린을 활용한 슛도 있었다. 심성영은 “소담이가 힘이 좋아서 한별 언니를 혼자 막았던 게 도움이 됐다. 그리고 소담이가 컷인 플레이도 좋지만, 팝 아웃 후 3점슛을 던지는 플레이가 더 좋다. 소담이가 3점슛을 넣다 보니 상대 팀도 소담이를 무시할 수 없어서 기회가 더 생겼던 것 같다”라며 ‘김소담 효과’를 설명했다.
이어서 “지수에게서 파생된 공격도 있었지만, 나머지 네 선수가 슛을 던질 수 있는 선수들이어서 내가 먼저 터지고 소담이가 터지니 점수 차를 벌릴 수 있었다. 지수에게만 의지하지 않고 다른 선수들이 해결해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1992년생인 심성영. 체력 하나라면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하던 심성영도 이제는 체력 한계를 겪고 있다고 말한다. 심성영은 “주변에서는 내 나이 앞자리가 바뀌어서 그렇다고 말한다(웃음). 나는 사실 내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별로 힘들어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슬슬 체력 문제가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2차전에 안 좋은 모습을 보였다. 내가 이겨내야 한다. 그리고 내가 힘들면 동료들이 도와주기 때문에 이겨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지수는 이날 1쿼터에 작정이라도 한 듯 우측 45도에서 3점슛을 넣었다. 심성영은 “그렇게 완벽한 애가 3점슛도 넣으니 분위기가 살아났다. 지수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슛을 넣을 수 있는 선수다. 가끔 지수가 정면에서 슛을 던지는 것도 패턴 중 하나다. 지수가 수비수를 끌고 나오면 골밑이 빈다. 그럼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된다”라며 공격 코트에서 박지수의 다재다능함을 설명했다.
“아직 마음의 짐을 덜지 못했다”라는 심성영은 13일 4차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3차전을 1차전으로 생각하고 3-0으로 이기자고 선수들끼리 이야기했다. 오늘은 우리가 이겼지만, 여전히 불리하다. 4차전도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팀원들 똘똘 뭉쳐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내가 가드로서 자신 있게 플레이해야 나머지 선수들도 힘을 낼 수 있다. 힘들겠지만 한 발 더 뛰겠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듯 심성영은 실책 없이 뛰어난 퍼포먼스를 자랑했다. KB스타즈의 기둥 박지수가 든든히 버티는 와중에 심성영의 지원사격이 더해진다면 KB스타즈는 다시 용인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
#사진=WKBL 제공
점프볼 / 현승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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