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V6] 임근배 감독이 우승하고 싶었던 이유 “내 목표에 힘을 싣고 싶었다”

민준구 / 기사승인 : 2021-03-15 2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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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용인/민준구 기자] “내 목표에 힘을 싣고 싶었다.”

용인 삼성생명은 15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와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74-57로 승리하며 15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생명은 이로써 2006 여름리그 이후 무려 15년 만에 WKBL 정상에 다시 섰다. 단일 시즌 이후로는 구단 첫 우승이기도 하다.

WKBL 역대 최초 정규리그 4위 팀 우승의 중심에는 임근배 감독이 있었다. 선수, 코치, 그리고 감독으로서 우승을 차지한 그는 특별한 지도자로서 올라섰다.

임근배 감독은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반드시 우승하고 싶어 했다. 그에게는 특별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임근배 감독이 그토록 우승에 대한 의지와 열망을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다음은 임근배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Q. 15년 만에 우승이다.
먼저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또 선수들이 힘든 상황에서 끝까지 뛰어준 것에 너무 고맙다. 아내가 큰 수술을 두 번이나 했는데 잘 견뎌준 것에 또 감사하다. 캐나다가 한국과 시차가 큰 편이다. 그곳은 새벽일 텐데 끝까지 지켜봐 줬다. 또 아이들에게도 고맙다. 또 그동안 계셨던 사장님과 단장님들이 정말 많은 신경을 써주셨다. 또 삼성 트레이닝 센터에 계신 모든 분들이한마음으로 응원해줬기에 우승할 수 있었다.

Q. 이번 시즌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김)한별이가 부상 당했을 때 가장 힘들었다. 한 시즌을 운영하면서 주축 선수들이 뛸 수 없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고민도 많았다. 3라운드 후반부터 4라운드까지는 정말 힘들었다.

Q. 우승 가능성을 언제 생각했나.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단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만 생각했다.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끝낸 다음에는 청주에서 마무리하고 싶었다. 근데 사람 뜻대로 되는 건 아닌 것 같다(웃음).

Q. 리버스 스윕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지는 않았을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승리와 패배를 먼저 생각하는 것보다는 일단 주어진 경기를 잘해보고 싶었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으니까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Q. 5차전 종료 전에 기도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감사의 기도였다.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하느님과 같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광신도는 아니다(웃음). 그저 이런 자리까지 오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어렵다고 한 결과를 냈다. 물론 99%는 선수들이 이룬 것이지만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감사의 인사를 전한 것이다.

Q. 다음 시즌에도 현재의 기조를 지키며 운영할 생각인가.
보완해야 할 부분은 분명 있다. 하지만 한 번 우승을 맛봤기 때문에 지키는 게 중요하다. 10배, 20배는 더 힘들 것이다. 선수들과 대화를 나눠봐야 한다. 대신 기존 기조를 지키면서 더 단단한 팀이 되어야 한다.

Q. 정규리그 4위의 플레이오프 진출, 그리고 외국선수가 없다는 변수가 유리했나.
지난 시즌까지 2쿼터에 국내선수들끼리 뛰지 않았나. 대부분의 경기에서 리드한 기억이 있다. 외국선수 제도를 폐지하자고 할 때 모두가 유리한 부분만 찾는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분명 다르다. 중요한 건 외국선수들이 주인공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국내선수들의 자리가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과거에 비해 현재 선수들의 수준이 떨어지고 더 기량을 발전시켜야 하는 건 냉정하게 봤을 때도 맞다. 대신 경쟁을 통해 기량을 올리고 나서 외국선수 제도를 재도입해야 한다. 아예 없애자는 게 아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외국선수를 없애고 나서 재밌는 결과가 나왔기에 우리의 입장에 힘이 실리지 않았을까 싶다.

Q. 챔피언결정전 MVP 김한별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김)한별이는 우리 팀에서 가장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 선수다. 그 부분이 어느 때는 과할 때가 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너무 착한 부분도 있다고 본다. 한별이의 열정이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Q. 김보미에 대해선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더할 나위 없는 선수다. 36살의 선수가 몸을 날리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그런 부분들이 동기부여가 됐다. 우리 팀의 큰 에너지였다.

Q.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일단 집에 가고 싶다. 코로나19 때문에 2년간 가족들을 못 봤다. 너무 보고 싶다.

Q.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우승을 해서 그 목표에 힘을 싣고 싶다고도 이야기했다. 그 목표는 무엇인가.
처음 여자농구에 왔을 때 고교 농구를 보러 간 적이 있다. 다들 놀랐다. 한 팀에 6명만 있더라. 많이 열악하다는 걸 몸으로 처음 느꼈다. 삼성생명에 온 뒤로부터 부정적인 부분들을 없애고 싶었다. 대표적으로 선배 선수들의 갑질과 같은 부분을 지우고 싶었다. 그래서 프로 팀 지역 내 고등학교를 모아 스킬 트레이닝이나 다른 프로그램을 제공하자고 건의하기도 했다. 서울 내 대학에 농구부 창단 의견도 냈다. 하지만 지지부진했다. 우연한 기회에 일본 서머리그를 지켜보게 됐다. 3박 4일 정도 있었는데 충격을 받았다. 전철을 타고 움직이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운동 가방에 각자 하는 스포츠 용품을 넣고 다니더라. 체육 공원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를 즐기는 걸 볼 수 있었다. 일본은 과거 선박 사고가 있었고 이후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필수 과목으로 수영을 넣었고 또 체육진흥법을 만들어 도쿄올림픽 이후 1인 1기 정책을 시행했다. 우리나라 스포츠가 살아나기 위해선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내가 그런 말을 하게 되면 힘이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들 때문에 꼭 우승하고 싶었다.

#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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