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용호 기자] 이관희가 현역 선수들을 대표해 솔직한 속마음을 전했다.
18일 오후 서울 삼성 이관희가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농구선수갓관희’에 한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의 제목은 ‘한국 농구 아직 망하지 않았다!’. 이관희는 지난해 은퇴한 하승진, 얼마 전 유니폼을 벗은 전태풍의 한국 농구 저격에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9분여의 영상은 하승진과 전태풍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영상 속에서 하승진은 “어떻게 보면 (한국농구가) 망해가고 있다는 표현이 굉장히 정확하다”라고 말했으며, 최근 TV 인터뷰를 가진 전태풍은 “10년 동안 감옥에 있었는데 이제 나와서 정말 좋다”라며 웃고 있다.
이에 이관희는 “지난 번에 승진이 형 영상도 그렇고, 최근에 태풍이 형 영상도 봤다. 한국 농구의 문제에 대해서 얘기를 한 것 같은데, 나는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의 노력이 폄하될 수도 있는 내용이라 조금 화가 났다. 그래서 영상을 찍게 됐다”며 작심발언의 이유를 전했다.
요점은 이렇다. 하승진은 지난해 7월 은퇴를 결정한 이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한국 농구가 망해가는 이유’라는 영상을 올렸고, 자신이 선수 시절 겪었던 고충에 대해 가감없이 털어놨다. 당시 해당 영상은 조회수가 20만회에 육박하며 큰 파장을 몰고오기도 했다. 사이다 발언이라는 긍정의 반응도 있었지만, 그만큼 부정의 의견들도 있었다. 여기에 지난달 2019-2020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마지막 시즌을 시사했던 전태풍이 다시 한 번 자신이 겪은 어려움을 토로한 것이다.
형들의 솔직한 발언을 바라본 이관희는 먼저 자신이 생각하는 한국 농구의 현실부터 전했다. 그는 “개인기 없는 한국농구, 그리고 팬들이 어떤 농구를 좋아하는지 안다. 하지만, 한국에서 아이솔레이션이 가능한 선수가 몇이나 될까. 팀 마다 한 명, 진짜 많아야 두 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현역 선수라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데,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는 많지 않다. 또, NBA 선수들과 비교하면 일단 신체 조건이 너무 다르다. 그 선수들은 손도 크고, 웨이트도 좋고, 점프도 더 좋은데 우리와 같은 공을 사용한다. 림의 높이도 같다. 그러면 같은 코트 안에서 아시아권 선수들이 열악한 부분이 분명 있지 않을까. 그게 기본기에도 연관이 있을 거다”라고 말했다.
물론 이관희도 하승진, 전태풍의 발언에 100% 부정하는 건 아니었다. 그 역시 자신의 아마추어 시절에 형들이 말한 부분을 겪은 바 있다고 말했다. “감독님들이 권위적이라는 말은 나도 15년 전에 고등학생, 대학생으로서 굉장히 많이 느낀 부분이다. 우리 나라는 어렸을 때 교육 방식부터 잘못된 게 사실이다. 한국 농구가 포지션 별로 체계적인 훈련을 시키는 미국, 그리고 선진 농구에 비해 부족하다.”

다만, 이관희는 현재 농구 코트에 남아있는 선수들과 현장 관계자들이 한국 농구를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과정에 있어 하승진과 전태풍이 너무 뒤를 돌아보게 했다는 점에 안타까움을 표한 것이다.
“나도 20년 동안 농구를 하고 있고, 형들의 얘기에 너무 공감한다. 한국 농구가 분명히 잘못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지금 충분히 좋은 방향으로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과거 얘기를 끄집어내서 뒤로가기 보다는 지금 나아가고 있는 방향에 대해서 좋게 풀어 얘기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영상에서 발언을 하는 내내 이관희는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농구선수라는 직업과 한국 농구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이관희는 “한국 농구의 시스템은 아직 체계적이지 못하지만 좋아지고 있다. 태풍이 형이 새벽까지 훈련했었고, 감옥에 갇혔다 나왔다는 얘길했는데, 그럼 나는 감옥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거지 않나. 승진이 형이 한국농구는 망해가고 있다했는데, 누가 망한 회사에서 일을 하고 싶겠나. 나는 절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망하는 길로 가고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화가 났던 거다”라고 속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외국선수 몰빵에 대한 얘기도 내가 감독 입장으로 생가하면 이해가 되더라. 이건 국내선수가 발전해서 이겨내야할 부분이다. 팀은 성적이 중요하다. 어쩔 수 없이 외국선수가 1옵션을 맡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내선수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발전 의지도 드러냈다.
다시 한 번 이관희는 하승진, 전태풍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며 영상을 마무리했다. “몇 억씩 받았던 형들이 감독의 뭐라는 한 마디에 농구를 못했다는 건 변명이라 생각한다. 형들이 그런 얘기를 현역일 때 선수들을 대표해서 했다면 더 많은 공감을 얻었을 거다. 그런데 은퇴하자마자 발언을 해서 나는 너무 답답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얘기를 해서, 우리 현역 선수들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주고 무책임하게, 비겁하게 떠나버린 게 아닐까. 프로를 동경하고 준비하고 있는 선수들, 지금도 어디서 훈련하고 있을 프로 선수들이 봤을 때 과연 두 형의 얘기가 현역 선수들에게 과연 도움이 될까?”
# 사진_ 유튜브 농구선수갓관희 캡쳐, 점프볼 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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