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민욱 칼럼니스트] (1편에서 계속) 반야 마린코비치(201cm, G/F)는 파르티잔 베오그라드 시절 선배인 보그단 보그다노비치(198cm, G/F)와는 플레이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다양한 공격 루트를 이용한 다득점도 잘 올리지만, 여러 포지션도 소화할 수 있는 보그다노비치와는 달리, 마린코비치는 슈터에 가깝다.
《시너지스포츠》이 2018-2019시즌 데이터에 의하면, 마린코비치가 선호하는 공격 방법은 스팟 업 혹은 오프 스크린에 의한 공격이다. 슈팅가드치고 신장이 좋은 마린코비치의 가장 큰 장점은 폭발적인 3점슛 능력이다. 또한 FIBA 3점슛 라인 한참 뒤에서도 3점슛을 성공시킬 정도로 슛 거리도 매우 길다.
마린코비치 슛 시도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림 근처 공격의 경우, 빠른 퍼스트 스텝과 좋은 풋워크를 앞세운 부드러운 마무리도 돋보인다. 플로터의 완성도도 매우 높다.
볼이 없을 때도 활발히 움직이면서 수비수를 따돌리고, 쉽게 공간을 만들어내는 재주도 있다. 수비에서는 상대 스크린이 없는 상황에서, 재빠른 움직임을 이용하여 볼러를 강력하게 압박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물론 약점도 있다. 먼저 수비에서는 스크린을 깨는 움직임이 아쉽고, 공격이 잘 풀릴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수비력의 차이가 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그 외에 NBA 진출을 염두에 뒀을 때, 자신보다 운동능력이 좋은 상대와 맞섰을 때 대처 능력을 더 길러야 할 것이다.
마린코비치의 현재와 미래
만족스러운 2018-2019시즌을 끝마친 마린코비치는 1부에서 언급한 것처럼 2019년 NBA 드래프트에서 킹스의 선택을 받았다.
마린코비치는 오래전부터 NBA 진출을 갈망했다. 긑내 철회 결정을 내렸지만, 2018년에도 드래프트에 얼리 엔트리를 신청한 적이 있으며, 같은 해 파르티잔의 연장 계약 제안에 동의할 때, 그 안에 NBA 바이아웃 조항을 넣기도 했다.
2019년 드래프트가 끝난 이후, 세르비아 《노보스티》지와의 6월 22일(현지 시간) 인터뷰에서 마린코비치는 “나는 새로운 도전(NBA 진출)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다. 킹스의 일원이 되길 희망한다”는 말을 꺼낼 정도로 NBA 진출에 강한 열의를 보였다.
당시 킹스도 마린코비치를 미국으로 불러들일 의향은 가지고 있었다. 《Eurohoops》의 6월 21일(현지 시간) 기사에 의하면, 디박 단장이 파르티잔 베오그라드와 바이아웃 협상을 시도하여 마린코비치를 새크라멘토로 데려올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NBA 드래프트에서 새크라멘토의 마린코비치 지명이 더욱 관심이 가는 이유는 킹스 구단에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세르비아’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새크라멘토 킹스의 세르비아 출신 구성원들 +
선수: 보그단 보그다노비치, 네마냐 비엘리차
코칭스태프 : 이고르 코코쉬코프(어시스턴트 코치)
프런트 오피스 : 블라디 디박 단장, 페야 스토야코비치 부단장
참고로 마린코비치는 2015년 디박 단장이 킹스의 프런트에 합류한 이후, 드래프트에서 처음으로 지명한 세르비아 선수였다.
다시 마린코비치 이야기로 넘어오자. 현재 킹스 구단의 중요 운영진에 세르비아 출신 인물들이 굳건히 버티고 있으며, 그간 새크라멘토가 세르비아 선수 영입으로 팀 전력 상승에 큰 이익을 봤기에 당장 마린코비치의 지명권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후 마린코비치는 유럽 잔류를 선택했다. 그는 8월, 2018-2019시즌 유로컵 우승팀인 스페인리그의 발렌시아와 2+1 계약을 맺었다.
참고로 원래 마린코비치는 파르티잔 베오그라드와 1년 잔여 계약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파르티잔 베오그라드가 마린코비치의 바이아웃 금액으로 내건 20만 유로(한화 약 2억 6천만 원)를 발렌시아 쪽에서 내고 영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마린코비치가 발렌시아와 정식 계약을 맺으면서 NBA 바이아웃 옵션도 같이 집어넣었을 것이라는 의겨녿 있다.
발렌시아는 2018-2019시즌 유로컵 우승팀 자격으로 2019-2020시즌 유로리그에 출전 중인 팀이다. 사실 프로 데뷔 이후 유로리그를 경험한 적이 없는 마린코비치 입장에서 유럽 최고 수준의 컵 대회에서 검증된 기량을 선보인 뒤, NBA 진출을 노리는 선택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마린코비치는 세르비아 《모차르트스포르트(mozzartsport)》와의 11월 17일 인터뷰에서 “유로리그에서 몇 해를 보낸 뒤, 그 이후에 NBA 진출을 노리고 싶다”며 당장은 NBA 입성보다 유로리그에 더 집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는 결코 이사한 행보는 아니다. 이미 보그다노비치도 유로리그에서의 성고을 발판으로 NBA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보그다노비치는 2014년 NBA 드래프트 이후, 파르티잔 베오그라드를 떠나 터키리그(BSL) 페네르바체 이스탄불(2014-2017)로 이적하여 3년간 머물렀다. 이 시기 그는 유럽을 대표하는 슈퍼스타가 되었고, 이후 NBA에도 진출하여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또, 올해 마린코비치가 킹스로 넘어왔다면, 뛸 수 있는 자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의 적정 포지션(2번)에 버디 힐드(193cm, G), 보그다노비치가 버티고 있기 때문.
만약 마린코비치가 향후 새크라멘토 합류를 생각한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로 내년 비시즌, 제한적 FA(RFA)가 되는 보그다노비치가 킹스를 떠난다고 가정할 때, 바이아웃 옵션을 이용하는 것이며, 다음으로 발렌시아와 맺은 ‘2+1’ 계약을 이용하여 2020-2021시즌 이후 NBA 진출을 노리는 것이다.
물론 마린코비치가 그 정도 수준의 선수가 되려면 유로리그, 스페인리그에서 킹스 프론트의 눈에 들 만한 ‘팀 성적, 개인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그러나 발렌시아 이적 이후, 아직까지 유로리그, 스페인리그에서 보여준 마린코비치의 전체적인 활약상은 ‘실망’에 가깝다. 이는 유럽프로농구에서 최상위 무대 수준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현재 그의 성적은 15경기에서 평균 15분 2초간 5.3득점(3점슛 32.5%)에 그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절망스러운 장면만 연출하고 있는 건 아니다. 11월부터 마린코비치는 몇몇 유로리그, 스페인리그 경기에서 조금씩 자신의 장점을 잘 보이고 있다.
11월 15일, 홈에서 열린 유로리그 8라운드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는 25분 8초간 3점 슛 3개를 포함, 19점을 몰아넣으며, 발렌시아의 82-56 26점차 승리에 일등공신이 되었다.
그리고 이틀 뒤(17일), 다시 홈에서 펼쳐진 스페인리그 정규시즌 9라운드 사라고사 전(92-74 승)에서 그는 16분 40초를 뛰며, 10점을 올렸는데, 야투(2점 2/2, 3점 2/2)를 100% 성공시키는 ‘효율 만점’의 활약을 펼쳤다.
이후에도 마린코비치의 핫 핸드는 계속 이어졌다.
11월 21일 힘키 모스크바 전(89-84, 승)에서는 괜찮은 단 19분 2초를 뛰고 13점을 몰아넣었다. 이날 마린코비치는 3점 슛만 잘 넣은 것이 아니라, 돌파를 이용한 공격에도 능한 면모를 보이며, 힘키 모스크바의 수비를 마구 헤집었다.
+2019-2020 유로리그 정규시즌 10라운드 하이라이트+
현재 발렌시아의 성적은 현재 유로리그(16라운드 기준_7승 9패 18팀 중 10위, 8강 플레이오프는 정규시즌 상위 8팀이 진출하는데, 8위 밀라노는 모두 8승 8패이다), 스페인리그(8승 7패, 18팀 중 5위, 스페인리그 역시 유로리그처럼 상위 8팀이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수 있다.) 모두 플레이오프를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마린코비치가 지금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소속팀의 유로리그, 스페인리그 ‘동시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이끌어낼 경우 킹스가 마린코비치에게 가까운 미래에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만약 마린코비치가 NBA 진출시 우선협상권을 가진 새크라멘토와 정식 계약을 맺은 이후, NBA 무대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된다면 킹스는 2라운드 60순위에서 또 한 번 ‘숨은 보석’을 찾게 된다.
참고로 과거 킹스 출신으로 2라운드 60순위(2011년)로 지명된 뒤, 한동안 NBA를 대표하는 스타로 발돋움한 이가 있었다. 해당 선수는 바로 워싱턴 위저즈 소속의 아이재이아 토마스(175cm, G).
마린코비치가 유럽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뒤, 가까운 미래에 NBA에도 입성하여 토마스처럼 ‘60순위의 기적 신화’를 쓸 인재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자.
#사진=유로리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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