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로스엔젤레스/이호민 통신원] 올 시즌 상위권 경쟁을 하고 있는 LA 레이커스와 LA 클리퍼스의 홈 경기장인 스테이플스 센터를 방문하면 홈과 원정팀 선수들 외에도 다수의 은퇴선수들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자격과 직책, 혹은 친분으로 경기장을 찾는 것이다. 원정팀의 경영진이나 코치 자격으로 오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방문할 것이 충분히 예상 가능한 레전드도 있는 한편, 당일 경기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전 선수들도 경기장을 찾기 때문에 숨은 그림을 찾는 듯한 재미도 있다.

#단장, 선수개발팀장, 해설자 등 은퇴 후 직업도 가지가지
그렇다면 이번 시즌 스테이플스 센터를 찾은 NBA 동문들은 누가 있을까. 가장 흥미로웠던 원정팀은 새크라멘토 킹스였다. 킹스가 원정팀으로 방문을 할 때 항상 볼 수 있는 ‘밀레니엄 킹스’의 주역들인 블라디 디바치(단장) 페자 스토야코비치(선수개발팀장), 덕 크리스티(NBC스포츠 캘리포니아 지역방송 중계진) 외에도 친숙한 얼굴이 있었다. 바로 지난 시즌까지 전주 KCC 이지스의 사령탑을 맡았던 스테이시 오그먼(Stacey Augmon)이었다. 오그먼은 올 시즌부터 킹스의 코치진에 합류했는데, 최근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리션 홈즈(Richaun Holmes)와 보그다노비치(Bogdan Bogdanovic)의 경기 전 연습 루틴을 돕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프리게임 연습을 모두 마치고 락커룸으로 복귀할 때 오그먼 코치와 잠시나마 한국과 KCC에서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해설위원으로 현장을 찾은 은퇴선수들도 있었는데, 월리 저비액(Wally Szczerbiak)은 뉴욕 닉스의 전담 해설자로, 션 엘리엇(Sean Elliott)은 샌안토니오 스포스의 전담 해설자로 LA를 찾기도 했다.

#그리즐리스 어벤저스 코치단의 해체
멤피스 그리즐리스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을 것 같은 조합의 레전드들이 모여있는 팀 중 하나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이 조합이 모두다 흩어졌다.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함께 코치진을 꾸렸던 왼손잡이 속공의 귀재 닉 반 엑셀(Nick Van Exel)은 안방이었던 댈러스 매버릭스로 돌아가 스카우트팀에 합류했고, 제리 스택하우스(Jerry Stackhouse)는 밴더빌트 대학의 감독 자리를 맡게 됐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비탈리 포타펜코(Vitaly Potapenko)가 이들 중에서는 홀로 남아 그리즐리스 빅맨들의 연습을 돕고 있었다. 주위에서는 코치진과 경영진(경영진에는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우승의 주역 테이션 프린스가 있다)이 현역 선수단과 붙어도 크게 뒤지지 않을 것 같다던 화려한 위용의 멤피스 코치진도 크게 개편이 되어 있었다. 그런가하면 스탠포드 대학 출신의 가드 브레빈 나이트(Brevin Knight)가 말끔한 정장차림으로 멤피스 지역방송의 해설을 준비하는 모습도 경기장에서 볼 수 있었다.
팀 홈페이지 자료에서 쉽사리 찾을 수 있는 이들 외에도 의외의 인물들이 있었는데, 피닉스 선즈 홈페이지 코치진 명단에 올라와 있지 않은 스티브 블레이크(Steve Blake)가 데빈 부커(Devin Booker)와 켈리 우브레(Kelly Oubre)의 슈팅 연습을 돕고 있었다. 일명 ‘은퇴형님리그’인 빅3에서 로스터 자리를 차지하려고 트라이아웃도 불사하던 블레이크였는데 체계적으로 선즈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이제서야 몸에 딱 맞는 옷을 찾은 느낌이었다.
#동안의 암살자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스포츠 에이전트로

그런가하면 1990년대 초반 시카고 불스와 마이클 조던의 첫 번째 리그 3연패를 추억하는 팬이라면 누구나 알법한 ‘동안의 암살자’ 비제이 암스트롱(B.J. Armstrong)이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클리퍼스의 경기를 찾아 다소 뜬금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암스트롱이 디트로이트 출신이기는 하지만 피스톤스와 불스는 90년대의 유명한 앙숙이었고, 피스톤스 소속 선수로 뛴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수께끼의 해답을 찾았는데, 지난 시즌 미네소타에서 화려하게 부활하고 올 시즌 디트로이트로 둥지를 옮긴 데릭 로즈(Derrick Rose)의 에이전트 자격으로 관전을 하러 온 것이었다. LA소재 와써맨 미디어 그룹(Wasserman Media Group) 에이전시 소속으로 로즈 외에도 비즈맥 비욤보(Bismack Biyombo), 임마누엘 무디에이(Emmanuel Mudiay), 자베일 맥기(JaVale McGee)등의 스포츠 에이전트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50대 임에도 불구하고 30대 같아 보이는 동안 외모는 여전했지만, 흰머리도 조금씩 보이는 모습에서 세월이 꽤나 흘렀음을 알 수 있었다.
#RJ 배럿의 양아버지 내쉬
마지막으로 뉴욕 닉스의 LA원정에서는 손흥민의 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의 광팬으로 알려진 백투백 MVP출신 스티브 내쉬(Steve Nash)가 경기를 관전하러 스테이플스 센터를 찾았다. 연관성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물론 내쉬는 매년 뉴욕에서 대규모 자선행사를 (Steve Nash Foundation Showdown에서는 다종목 스포츠 스타들이 축구실력을 뽐내며 수익금을 기부한다) 열기도 하지만, 그것 외에는 딱히 공통점을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곧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닉스의 유망주이자 드래프트 3순위 픽 R.J. 배럿의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이 아닌가. 알고보니 배럿의 아버지 로완 배럿(Rowan Barrett)과 캐나다 농구 대표팀에서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함께 준비했던 팀 동료이었던 것이다. 단순한 팀동료관계가 아니라, R.J.의 양아버지를 자칭하며 NBA 입성 관련 제반사항에 대한 자문을 해준 돈독한 관계였던 것이다. 양아버지의 응원을 등에 업고 배럿은 (현지시각 1월5일) 클리퍼스와의 경기에서 24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이유로 지난 세월 추억을 수놓은 전설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언제든지 반가운 일이다. 비록 경기는 현역선수들이 뛰지만, 이와 같은 은퇴선수들이 여전히 현장에서 코치, 해설자, 에이전트, 조력자로 분주하게 뛰며 NBA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준 덕분에 리그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봤다.
#사진=이호민 통신원 (사진설명 : 위로부터 월리 저비액, 션 엘리엇, BJ 암스트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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