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고종현 인터넷기자] 그야말로 놀라운 ‘스텝업’이었다.
천기범과 장민국에게 2019-2020 시즌은 잊지 못할 시즌이었다. 두 선수 모두 눈에 띄는 성장세를 그리며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기 때문. 이들의 가파른 성장은 소속팀인 삼성에게도 큰 수확이었다.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천기범과 장민국. 이들의 2019-2020시즌 활약상을 돌아봤다.

▲ 천기범
시즌 초반 주춤... 5라운드 이후 가파른 상승곡선
시즌 종료 직전 6경기 평균 9.5Ast 맹활약
경기력 물오른 상황에서 시즌 조기 종료
고교시절 ‘천재가드’로 불리던 천기범. 그의 기량이 드디어 꽃을 피웠다. 대학 진학 후 성장세가 더뎠고 프로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데뷔 4시즌 만에 마침내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사실 시즌 초반 천기범의 활약은 좋지 않았다. 비시즌 김태술(DB)의 이적으로 삼성의 주전 포인트가드 자리를 꿰차며 출전 기회를 꾸준히 보장받았지만 타 팀 야전사령관에 비해 여전히 아쉬운 모습이었다. 경기 운영은 불안했고 어시스트도 저조했다. 공격에서 주저하는 모습까지 이어지며 약점을 드러냈다. 간혹 7개 이상의 어시스트를 뿌렸지만 기복이 있었다. 무난한 활약이었지만 큰 임팩트는 없었다.
천기범이 가치를 증명해낸 건 5라운드 이후부터다. 게임 리딩에 능했던 델로이 제임스가 제임스 톰슨으로 교체되면서 천기범의 비중이 더욱 늘어났다. 이후 천기범은 완벽히 살아났다. 그는 2월 2일 KT 전에서 10득점 9어시스트 더블더블급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며 부활의 시작을 알렸고 이후 5경기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갔다. 팀 패배로 빛이 바랬지만, SK와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는 무려 11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하며 개인 최다 어시스트 기록을 새로 썼다.
화룡점정을 찍은 건 시즌 마지막 경기였다. 천기범은 2월 28일 울산 현대모비스 전에서 무려 16개의 어시스트를 뿌리며 단 두 경기 만에 자신의 최다 어시스트 기록을 갈아치웠다. 2019-2020시즌뿐 아니라 프로 커리어를 통틀어 봐도 인생 경기를 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초반에 비해 확실히 경기 운영이 안정적이었고 과감해진 공격 또한 인상적이었다.

닉 미네라스와의 앨리웁 플레이는 천기범의 맹활약을 더욱 빛냈다. 천기범은 미네라스에게 눈만 맞으면 앨리웁 패스를 뿌렸고 미네라스는 이를 호쾌한 덩크슛으로 완성시켰다. 그중 단연 백미는 2월 8일 KGC인삼공사 전에서 나온 미네라스의 앨리웁 백 덩크슛. 2019-2020시즌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였다.
시즌 막판 천기범이 보여준 경기력은 굉장했다. 평균 8.3개의 어시스트로 5라운드 어시스트 전체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천기범의 맹활약과 함께 삼성은 6위 KT를 2경기차로 추격하며 세 시즌만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삼성은 예기치 못한 시즌 조기 종료로 인해 리그 7위로 시즌을 끝냈다. 페이스를 끌어올리던 천기범의 시즌 역시 그대로 마감됐다. 16개의 어시스트를 뿌리며 개인 최다 어시스트 기록을 갈아치운 현대모비스 전이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된 것. 때문에 천기범에게 시즌 조기 종료는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천기범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상무 입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서류전형을 통과하여 오는 20일 체력측정과 신체 및 인성검사만을 앞두고 있다. 큰 이변이 없다면 상무에 입대해 2년여 공백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데뷔 4시즌 만에 드디어 기량에 꽃을 피운 천기범. 전역 후 지금의 기량에 노련미까지 더해 삼성의 앞선을 책임지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 장민국
임동섭 부상 이탈 후 출전 시간↑
‘빅 라인업’ 주축으로 활약
3점슛 성공률 40.7%로 리그 2위, FA 앞두고 인상적인 시즌
삼성의 2019-2020시즌을 말할 때 장민국을 빼놓을 수 있을까. 핵심 식스맨에서 이제는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 잡은 장민국. 그는 프로 데뷔 7시즌 만에 찾아온 기회를 완벽하게 잡아내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사실 장민국은 이제껏 핵심 식스맨 정도로 여겨졌다. 199cm의 장신에 기동력도 나쁘지 않았지만 골밑 플레이도 외곽슛도 어딘가 모르게 부족했다. 그랬던 그에게 2019-2020시즌, 기회가 찾아왔다. 삼성의 간판 슈터 임동섭이 시즌 초반 허리 부상으로 팀을 이탈하게 된 것. 자연스럽게 장민국은 이전보다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받았고 나오는 경기마다 3점슛을 한 두 개씩 터뜨리며 이상민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그의 가치가 더욱 높아진 데는 삼성의 ‘빅 라인업’ 가동이 있었다. 2라운드 돌풍(6승1패)을 일으킨 ‘빅 라인업’. 장민국은 빅 라인업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2m에 육박하는 그의 신장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빅 라인업 전술의 핵심 멤버가 될 이유로 충분했다. 여기에 장민국의 정확한 3점슛 능력도 한몫했다. 외곽에서 터뜨려주지 않으면 큰 효과가 없는 빅 라인업 전술에 그는 확률 높은 3점슛으로 날개를 달아줬다.
장민국은 2019-2020시즌 40.7%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이는 LG 캐디 라렌(41.6%)에 이어 전체 2위다. 장민국이 리그 2위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2018-2019시즌 장민국의 3점슛 성공률은 25.5%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한 시즌 만에 성공률을 2배 가까이 끌어올린 것. 그래서 그의 3점슛 성공률 2위 기록이 더욱 의미가 있다.
장민국의 3점슛이 돋보이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순도 높은 3점슛이라는 점에 있다. 삼성이 4쿼터 막판, 추격하는 상황이나 1,2점 승부를 이어갈 때 장민국의 3점슛은 어김없이 림을 갈랐다. 한번 감을 잡아 놓으면 연속으로 터지는 장민국의 슛감도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낸 장민국. 그는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했고 농구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이제는 FA를 앞두고 있다. 그의 활약상은 분명 인상적이었기에, 삼성을 비롯 타 구단들에서도 상당한 군침을 흘릴 것. 훌륭한 케미스트리를 선보인 삼성과 장민국은 동행을 이어갈 수 있을까. 그 여부를 지켜보자.
# 사진_ 점프볼 DB(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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