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민준구 기자] “(여)준석이의 가장 큰 변화는 농구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여준석(203cm, F)의 국내 리턴. 그리고 그를 바라본 ‘스승’ 이세범 용산고 코치는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호주로 떠난 ‘제자’가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돌아와 속상하면서도 분명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만족감 역시 컸다.
이세범 코치는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같이 훈련한 건 하루 정도뿐이다. 하지만 호주 유학 시절에도 가끔 같이 훈련한 적도 있고 연습경기에 뛰어준 적도 있어 크게 어색하지 않았다. 또 준석이가 호주에서 농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더라. 예전에는 본의 아니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면 지금은 농구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1학년 때는 이런 부분 때문에 한 번 혼을 낸 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선수다 보니 작은 흠집에도 큰 지적이 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준석이에게는 가혹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호주에서 정말 치열하게 살아온 것 같더라. 그동안 농구를 즐기자는 말보다 목표를 갖고 즐기자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는데 준석이가 제대로 실천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세범 코치는 2018년 여준석과 1년 동안 동행한 바 있다. 당시 모두가 여준석을 센터로서 활용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이세범 코치는 달랐다. 스몰포워드에 가까울 정도로 활용했고 덕분에 연맹회장기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여준석은 김형빈(SK)이 버틴 안양고와의 결승에서 3점슛 7개 포함 37득점 21리바운드 2블록을 기록,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어쩌면 이세범 코치는 대한민국 농구계에서 ‘열린 지도자’라고 할 수 있다. 신장으로 포지션을 나누지 않고 재능에 따라 알맞은 옷을 입힐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도 볼 수 있다. 여준석 역시 “(이세범) 코치님은 내가 준비가 되어 있다면 언제든 원하는 포지션에서 뛸 수 있도록 해주신다. 용산고에서 1년 동안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었던 부분이 호주에서도 도움이 됐다”라고 말한 바 있다.
“요즘 아이들은 자기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기 위해 포지션을 가져가려 한다. 준석이도 예전 같았으면 센터로 분류될 신장이지만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도 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선수들이 스스로 준비가 되어 있는지다. 한 번은 준석이에게 ‘앞선에서 뛰고 싶으면 센터처럼 드리블하지 말아라’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또 포워드 수비가 되지 않는 선수가 포워드처럼 공격하겠다는 것 역시 말이 안 되는 일이다. 항상 이야기하는 건 준비가 되어 있을 때 기회를 달라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세범 코치의 말이다.
그렇다면 여준석은 자신이 희망하는 포지션에서 뛸 수 있을까? 이세범 코치는 “사실 1학년 때도 준석이에게 다양한 롤을 부여한 적이 있다. 픽&롤 상황에서 드리블러 역할을 주기도 했고 3점슛 상황 때도 과감하게 시도하라고 주문했다. 예전에는 수비적인 면에서 부족함이 있었지만 이제는 외곽 수비가 가능해질 정도로 굉장히 좋아졌다. 사실 준석이의 플레이 스타일이 센터와 맞지 않는다. 자신의 재능을 120% 발휘할 수 있는 위치를 찾아가는 시간인 만큼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미 신체적인 조건, 그리고 기량적인 면에선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여준석. 그러나 아직 어린 만큼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란 평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고등학교 2학년(유급)인 만큼 시간은 충분한 상황. 과연 이세범 코치는 여준석이 어떤 선수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을까.
“준석이가 가지고 있는 재능, 그리고 신체적인 조건은 어쩌면 역대 최고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저 나이 때 저만큼 높이 뛰고 잘 달릴 수 있었던 선수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매번 아쉬움이었던 농구에 대한 자세도 이제는 달라졌다. 자신의 부족함을 항상 채우려는 의지, 그리고 한계를 넘어서려 하는 도전 정신만큼은 칭찬해주고 싶다. 준석이가 어떤 선수처럼 되어야 하는지, 또 누구처럼 됐으면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것보다 그저 항상 자신의 의지가 꺾이지 않는 단단한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 사진_점프볼 DB(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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