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선아 기자] "농구하면서 제일 즐거웠어요."
오세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6 남자농구대표팀은 10월 29일부터 11월 7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15 FIBA U16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청소년대표팀에서 우승을 거둔 것은 15년 만이다. 2013년 U16 대회에서 한국은 5위를 기록했다.
선수단 12명과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협회 등 모든 이의 힘이 뒷받침되며 승리에 도달했다. 특히 U16 대표팀 주장 양재민(경복고 1학년, 199cm, F)과 신민석(군산고 1학년, 198cm, F)의 활약이 눈부셨다. 대표팀에 박민우를 제외하면 센터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었지만, 두 선수가 신장과 기동력을 앞세워 이 부담을 덜어줬다.
대회에서 양재민은 9경기 평균 16득점 6리바운드 3.7어시스트를 올렸다. 신민석은 평균 15.7득점 8.3리바운드 3.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양재민은 지난 2013 U16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 이어 2번째로 대표팀에 선발됐다. 그는 첫 대회에서 막내였지만, 올해는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다. 양재민은 "운동도 책임감 있게 했다. 운동에서 힘든 것은 없었고, 내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마음이 조금은 무거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코칭스태프와 12명이 모여 만든 시너지는 양재민을 자신감으로 무장하게 했다. 양재민은 "우승할 것 같았다. 농구 캠프에서 같이 운동했던 선수들이라 모두 친하다. 신장도 크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중국과의 예선에서 진 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힘에서 차이가 난다 들었는데, 집중만 하면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신민석은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한국의 금메달 경기를 보며 태극마크를 향한 꿈을 키워왔다. "나도 금메달을 따고 싶었다. 우리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김종규 선수가 바스켓카운트를 넣고 세리머니할 때가 가장 인상 깊었다." 신민석의 말이다.
대표팀은 예선에서 이라크, 인도를 내리 잡으며 연승으로 대회를 시작했다. 예선에서 중국에 한 번 덜미를 잡히기도 했지만, 레바논, 필리핀, 태국 등 다음 상대들을 모두 제압했다.
두 선수는 9번의 대결 중 필리핀과의 예선 2라운드와 중국과의 준결승전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2라운드에서 필리핀과 만나 77-74로 아찔한 승리를 거뒀다. 3쿼터까지 앞섰지만, 승부처 뒷심이 부족해 위기에 처했던 경기. 대회 중 가장 적은 점수차로 마친 경기이기도 하다.
신민석은 "필리핀이 농구 경기를 지저분하게 한다고 느꼈다. 몸도 잡고, 옷도 잡더라. 정신적으로 이겨내는 농구를 하려고 했다. 그런 부분도 연습해야 할 것 같다"라고 경기를 기억했다.
양재민은 준결승에서 중국에 당한 예선 패배를 되갚은 경기를 생생히 기억했다. 양재민은 중국과의 예선에서 7득점을 기록했지만, 준결승에서 다시만나 30득점을 폭발. 지난 아픔을 돌려줬다.
양재민은 "중국과의 준결승전 전에 미팅을 자주했다. '3~4위전으로 가서 티켓을 따지 말고, 이기자"라고 했다. 예선에서는 우리가 1쿼터에 이기다가 2쿼터에 역전을 당했다. 후반에 우리가 포기했다. 4강에서도 따라 잡히는 것 같았다. 이러다가 예선과 똑같은 상황이 나올 것 같아 공격을 천천히 하고 충분히 이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라며 "내가 플레이한 뒤 마무리가 부족한 게 걱정이었다. 나보다 키가 작은 포워드가 없었다. 하지만 키 큰 선수가 나보다 둔해서 골대까지 가는 데 부담이 없더라"라고 돌아봤다.
자카르타에서 경기 외적으로는 관중들의 열띤 응원이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곳의 분위기는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 같았다. 많은 사람이 있었고, 박수 치며 우리를 응원해줬다. 한국인이 아니라도 우리를 응원해줬다. 그래서 한 골 넣을 때마다. 소리도 지르고 세리머니를 많이 했다."
U16 대회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얻은 것은 우승만은 아니다. 12명의 선수들은 자카르타에 다녀온 뒤 다른 꿈을 마음에 새겼다. 이는 자신의 약점을 메우는 데 매진할 원동력이 됐다,
신민석은 "나는 국내대회에서 기복이 심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 말을 안 들으려고 더 신경 쓰면서 열심히 했다. 감독, 코치님이 야간 연습 때마다 폼을 잡아주셨다. 슛거리도 멀게 하고 3점이 좋아진 게 경기 때 나왔다"라며 "체력 운동에서 뛰는 것을 잘 못했다. 팀에서 뛰는 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끌어올리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양재민은 수비 보완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 농구하는 것 중에 내가 제일 못한다 수비에 대한 자신감이 없고, 열심히 하려고 해도 잘 뚫린다. 수비할 줄 몰라 수비하려고 신경 쓰는데 빠른 애들한테 뚫린다. 느리면 막을 수 있는 데 비슷하면 못하는 것 같다." 양재민 스스로 내린 평가다. 양재민은 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귀국 뒤 앞서 포기했던 새벽운동에 돌입했다.
양재민과 신민석 모두 초등학교 때 농구를 시작했다. 양재민은 형인 경복고 3학년 양재혁을 따라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농구공을 튕겼다. 신민석은 큰 신장 덕에 스카우트 되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정식으로 농구를 배웠다.
두 선수 모두 꾸준한 노력으로 중학교 시절부터 돋보였다. "내가 농구를 잘한다는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일찍 농구를 했기에 다른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중학교 때 코치님이 초등학교 때 나를 지도한 선생님이시다.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만들어주고, 공격도 자신 있게 하게 이길 수 있게 도와주셨다." 양재민의 말이다.
신민석은 "중학교 1학년 때 내가 뛴 경기를 다시 보는데 정말 못하더라.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야간 훈련도 하다보니, 3학년 때 많이 늘었다"라고 밝혔다.
두 선수는 지금도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한국농구의 미래로 평가 받고 있다. 양재민과 신민석은 포워드로 포지션이 같다. 장신에 홀쭉한 체형까지 쏙 닮았다. 태극마크를 내려 놓고 경복고 양재민, 군산고 신민석으로 돌아가면 적이다. 이들의 비슷한 모습에 '라이벌'이라는 말도 따른다.
양재민은 "라이벌이라고 하는데, 민석이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민석이랑 초등학교 때부터 친하다. 경기 때 만나도 매치된 것에 의식하기보다 팀에 맞춰 경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민석은 이보다는 라이벌을 인정하는 바. 신민석은 "주변에서 라이벌이라는 의식을 준다. 나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농구하면서 제일 친한 친구다. 그래서 만나면 경쟁은 없다. 경기할 때만 경쟁하려고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두 선수의 미래 모습으로는 연세대 최준용이 자주 거론된다. 신민석은 실제로 롤-모델이 최준용이다. 신민석은 "농구하는 스타일을 그렇게 가져가고 싶다. 나와 체형이 비슷한 데 탄력이 대단하다. 아직 따라가기 멀었지만, 운동을 많이 해서 쫓아가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양재민은 "아직 비교할 만큼의 실력이 아닌 것 같다. 스피드와 힘, 탄력에서 차이가 난다. 나는 아직 어려, 따라갈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수비를 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며 지난 시즌 인천 전자랜드에서의 리카르도 포웰을 닮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동료들을 이끌며 도와주고, 나도 저런경기를 하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U16 대표팀은 이번 우승으로 2016 FIBA U17 스페인세계선수권대회 진출권을 획득했다. 우승 주역인 두 선수는 U17에 대한 욕심도 보였다.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것.
신민석은 "아시아대표로 스페인 세계대회에 한국이 출전한다. 선발되면 아시아 대표인 만큼 예선을 통과하고 싶다. 이전에 스킬도 습득하고 써보고 싶다"라며 "내년에도 U17 대표팀에 뽑히고, 같은 해 U18 대회가 열리던 데 거기에도 출전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양재민은 "상위리그에 가보고 싶다. 지원도 많이 해주시고, 관심도 많았다. 내년이면 지금보다 우리도 힘이 더 붙을 것이고, 더 성숙한 플레이가 나올 것이다. 선수들과 뽑히고 '다같이 하겠다'는 그 마음이면 이길 수 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_유용우 기자, 신민석 제공, FIBA 제공(사진설명_7번 양재민, 11번 신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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