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최창환 기자] 홈, 원정 성적에 각 팀들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홈 성적에 미소 짓는 팀은 안양 KGC인삼공사다. KGC인삼공사는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서 KBL의 새 역사를 썼다. 지난달 3일 부산 케이티를 상대한 홈 개막전을 시작으로 22일 울산 모비스전까지 10연승을 내달린 것. 이는 홈 개막전이 포함된 KBL 역대 홈 연승 신기록이다.
뿐만 아니라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막판 홈 3경기도 모두 이긴 터였다. 다시 말해 현재 홈 13연승 중이며, 이는 KBL 역대 홈 최다연승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올 시즌 개막 전까지 10개팀 가운데 유일하게 홈 9연승 경험이 없었던 아쉬움을 단번에 털어낸 셈이다.
관중 동원도 신바람을 내고 있다. 시즌 개막 전 뒤숭숭한 일이 많았던 탓일까. KGC인삼공사는 케이티와의 홈 개막전에 3,129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SBS를 인수한 이후 홈 개막전만큼은 4,000명 이상(2011-2012시즌부터는 매 시즌 5,100명 이상을 이어온 터였다)을 동원한 KGC인삼공사로선 씁쓸한 현실이었다.
하지만 연승이 계속되며 2위 경쟁까지 펼치게 된 지난 22일 모비스전에는 올 시즌 팀 최다인 4,123명이 입장하는 등 최근 들어 관중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홈경기에 관중이 많아야 선수들도 신바람을 내기 마련이다. 올 시즌 KBL에서 처음으로 뛰고 있는 마리오 리틀은 “아무래도 팬들이 성원을 많이 해주면, 그만큼 자신감이 생긴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그럴 것”이라고 전했다.
‘홈 연승’하면 빼놓을 수 없는 팀이 서울 SK다. SK는 2012-2013시즌이 한창이던 지난 2012년 11월 2일 전주 KCC전을 시작으로 해당 시즌에만 홈 23연승을 질주했다. 이 기록은 2013-2014시즌 초반까지 이어졌고, SK가 두 시즌에 걸쳐 달성한 홈 27연승은 현재까지 불멸의 기록으로 남아있다.
문경은 SK 감독은 “휴식이 길어지면, 오히려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하다’라고 할 정도다. 팬들에게 홈 경기장에서 영화관에 온 것 같은 즐거움을 주겠다고 했는데, 팬들이 체육관을 많이 찾아주신 덕분에 선수들도 더욱 힘을 낼 수 있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SK로선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홈 10연승 중이던 지난 2013년 1월 9일 경기종료 19초전 2점차로 뒤처져 패색이 짙은 것. 하지만 김시래가 협력수비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공간이 생겼고, 변기훈은 이를 위닝 3점슛으로 연결했다.
당시 문경은 감독은 “원래 그 위치에 (박)상오를 세우려 했는데, 작전타임이 끝난 후 감이 와서 급하게 위치를 바꿨다. (변)기훈이가 공격을 잘 성공했다”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덕분에 SK가 2012-2013시즌에 기록한 홈 승률은 무려 92.6%(25승 2패). KBL 역대 한 시즌 홈 최고승률이다. KGC인삼공사가 10경기에서 전승을 거뒀지만, SK의 기록에 도전하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원정 최소승=플레이오프 탈락 100%
반대로 원정만 오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팀도 있다. 올 시즌 원정승률이 가장 낮은 팀은 창원 LG다. LG는 12경기 가운데 단 1승에 그쳤다. 지난달 18일 원주 동부를 여유 있게 제압하며 원정 5연패 사슬을 끊었지만, 이후 다시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 가운데에는 2점차 이내의 원 포제션 승부도 3차례 있었다. 뒷심 부족이 번번이 LG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LG의 뒤를 이어 인천 전자랜드도 2승 9패에 머물러있다. 첫 원정 2경기를 모두 이기며 기세를 올린 것도 잠시, 현재 원정 9연패에 빠졌다.
원정에서의 경기력이 저하되는 것에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과거 B팀을 상대로 원정 연패사슬이 길어졌던 A팀 선수는 “핑계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B팀의 넓은 체육관 구조가 희한하게 나랑 안 맞았다”라며 씁쓸하게 웃은 바 있다.
물론 올 시즌의 LG, 전자랜드는 경우가 다르다. 지난 시즌 LG(16승 11패)의 원정승률은 꽤 좋은 편이었다. 전자랜드는 지난 시즌 원정 10승 17패를 기록했지만, 시즌 초반 연패사슬이 길어졌을 때 원정 7연패까지 당했던 것을 감안하면 시즌 중반 이후 원정승률은 나쁘지 않았다.
올 시즌 LG는 점수 차를 크게 벌릴 수 있지만, 이를 지키는데 서툰 모습이다. 원정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24일 모비스전은 16점차 리드를 못 지키고 경기종료 1초전 주도권을 넘겨줬고, 15일 전자랜드전 역시 경기종료 12초전 허버트 힐에게 역전 자유투를 허용했다. 김시래의 군 입대 공백은 우려했던 것보다 크게 드러나고 있다.
전자랜드는 2명을 모두 교체하는 등 결과적으로 외국선수 선발에 실패했다. 안드레 스미스는 부상을 입은 탓이고, 아직 복귀할 여지가 남아있다. 하지만 유도훈 감독이 애초에 그린 시즌 구상과는 정반대의 행보인 것만은 분명하다.
유도훈 감독 스스로도 “스미스가 골밑에 안정감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했고, 재활로 잘 될 것이라 판단했다. 내가 큰 실수를 했던 것”이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또 한 가지 분명한 사실. 원정에서 성적이 좋지 않은 팀은 절대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없다. 적어도 지난 시즌까지는 그랬다. 10개팀 6라운드 체제가 도입된 2001-2002시즌 이래 원정승률이 가장 낮은 팀이 플레이오프에 오른 사례는 한 차례도 없었다.
LG와 전자랜드는 원정에서 치러야 할 경기가 더 많이 남았고, 54경기 기준 한 시즌 원정 최소승(3승)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 사진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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