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곽현 기자] 늘 국제무대에서 높이에 대한 부족함을 실감하는 한국농구. 2000년대 들어 2m 이상의 장신자들이 속속 나왔고, 특히 포워드 포지션에서는 2m대의 장신포워드들이 여럿 나오면서 높이에 대한 부족을 조금씩 해소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선수들이 연세대 최준용(200cm), 상무 최진수(202cm), 전자랜드 정효근(200cm) 같은 선수들이다. 가드 포지션에서는 190cm의 박찬희가 높이와 기술을 모두 갖춘 장신가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유독 슈팅가드 포지션에서는 장신자가 나오지 않았다. 근래에는 193cm의 강병현이 가장 큰 슈팅가드라 할 수 있었다. 국제무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190cm 중후반대의 가능성을 겸비하고 있는 슈터가 하나쯤은 필요하다.
그런 가운데 삼성의 임동섭(25, 198cm)은 한국농구가 필요로 하는 장신 슈팅가드로서의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28일 열린 오리온과 삼성의 경기. 이날 삼성은 2쿼터 한 때 13점차까지 뒤지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후반 들어 임동섭과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활약을 앞세워 역전승에 성공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정확한 슛 적중률을 보인 임동섭이다. 임동섭은 이날 3점슛 6개를 성공시키며 24점을 기록했다. 3점슛 성공개수와 득점 모두 자신의 최다 기록이었다.
임동섭의 3점슛은 정교했다. 찬스가 왔을 때는 지체 없이 슛을 던졌고, 깨끗하게 성공시켰다. 드리블에 이은 점프슛도 나왔다.
임동섭은 이번 시즌 향상된 슛 적중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3점슛은 경기당 2.2개를 성공시켜 전체 3위에 올라 있다. 성공률은 37.58%다.
삼성은 이번 시즌 문태영을 영입하며 포워드진을 강화했다. 문태영과 포지션이 겹치는 임동섭은 포워드보다 2번으로서 뛰는 시간이 많아졌다.
포지션 경쟁에서 밀렸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만큼 2번으로서의 자질과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역할을 소화해내고 있는 임동섭이다. 물론 완벽하진 않다. 처음 맡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겪고 있다.
이상민 감독은 임동섭의 2번으로서의 자질에 대해 “괜찮다고 생각한다. 2번으로서의 기술을 많이 가르치고 있다”며 “아무래도 작고 빠른 선수에 대한 수비는 부족한 점이 있다. 하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 외곽슛은 우리 팀에서 가장 좋다”고 평했다.
임동섭은 “안 하던 플레이를 하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많이 부족하고, 수비나 공격적인 부분에서 팀에 마이너스가 되는 게 많은데, 내가 들어가면서 플러스가 되도록 하고 싶다. 그래도 조금씩은 나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3번 역할을 할 수 있는 2m대의 장신자들은 어느 정도 나오고 있지만, 2번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흔치 않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시즌 2번으로 뛰고 있는 임동섭의 모습은 주목해봐야 할 부분이다.
2번은 1번과 함께 볼 운반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보조 리딩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능숙한 볼 핸들링은 기본이다. 스피드도 있어야 하며 패스 센스도 갖고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은 임동섭이 보완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아무래도 다른 가드들보다는 드리블의 능숙함이나 스피드에서는 다소 떨어지는 면이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이 슈팅 능력이다. 외곽에서 플레이를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외곽슛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상대에게 위협을 줄 수 있다. 임동섭은 이번 시즌 3점슛에 있어서는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다.
장신 가드로 뛸 때의 장점은 역시 ‘높이’다. 앞선에서 큰 키와 리치를 이용해 상대에게 부담을 줄 수 있고, 리바운드와 골밑 수비에도 힘이 될 수 있다. 큰 키에 기동력까지 있기 때문에 속공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렇듯 장신 가드에 대한 이점은 확실하다. 반면 장신자로서 보강해야 할 부분도 많다.
임동섭이 2번 포지션 정착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까? 만약 그럴 수 있다면 향후 국가대표팀에서 장신 슈터로 선발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사진 -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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