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라 등촌고!’ 이현호가 하늘고에 간 사연

강현지 / 기사승인 : 2016-07-12 10:08: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강현지 기자] 2월 인천 전자랜드에서 은퇴한 이현호(36, 192cm)가 하늘고의 농구 교사로 깜짝 변신했다.


최근 이현호는 인천 중구 운서동에 위치한 하늘고 농구 클럽을 찾아 훈련을 돕고 있다. 사실, 이현호는 은퇴 당시 전자랜드로부터 받은 코치직 제안도 거절한 바 있다. “1년간은 주부로 살겠다”며 쉬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던 것. 그런 이현호가 노선(?)을 바꾼 이유가 갑자기 궁금했다.


사연은 이렇다. 그간 전자랜드는 하늘고를 비롯한 하늘고를 대상으로 꾸준히 지역 밀착 마케팅을 시행해왔다. 시즌 중 ‘하늘고의 날’을 지정해 학생들을 경기장에 초대했고, 시즌이 끝나면 선수단이 하늘고를 찾아 농구 클리닉을 시행하며 꾸준히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 인연이 이번에 이현호에게도 닿은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하늘고 체육 선생님인 배준범 씨가 인천교육감기 농구(남고)대회를 앞두고 전자랜드 측에 선수들 클리닉을 문의했다.


전자랜드는 농구 동아리에 가입한 학생들이다 보니 농구에 대한 관심은 보증되었고, 전담할 코치만 있으면 하늘고가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진행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를 맡아 줄 ‘전담 코치’가 없었다. 선수단도 비시즌 훈련에 돌입해 일정을 빼기에는 불가능한 상황. 때마침 개인적인 일로 구단 사무실을 찾은 이현호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전자랜드는 이현호에게 정황을 설명했고, 3주간 진행될 좋은 취지에 그도 선뜻 동참 의사를 밝혔다.


‘조 1위를 따내 전국 대회 출전, 등촌고를 만나자’라는 목표로 6일 이현호를 포함한 12명의 학생들이 처음 만났다. (등촌고는 현재 KBS1 <우리들의 공교시>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서장훈과 함께 학교스포츠클럽 지역 예선을 거쳐 전국대회 진출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첫인사를 나눈 이 코치는 학생들의 기본기를 테스트하는 시간을 가졌다. 배움과 가르침에 대한 열정이 통했던 것일까? 첫날부터 연장 수업이 진행됐다. 사실, 처음에는 눈높이를 맞추는 과정이 필요했다. 전문 선수가 아니다보니 학생들의 수준을 어디에 맞춰야 할 지 고민이 많았던 것.


첫 수업을 지켜본 전자랜드 관계자도 “당장 눈에 띄는 성적을 낼 수는 없을 것이다. 처음에는 공 하나에 우르르 몰리는 벌떼 농구 같았다”라고 돌아봤다.


이현호 역시 “과장해서 말하면 술 한 잔씩 먹고 농구 하는 것 같다. 오히려 가르쳐줄 수 있는 게 적었다. 엘리트 체육을 하는 학생들은 기본기가 되어 있어 내가 배웠던 것을 가르쳐 줄 수 있는데, 일반 고등학교 학생들이라 가르쳐줄 것이 조금 적었다.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잘해야 한다고 강요할 순 없었다”라고 말했다.


기본기는 부족했지만, 농구에 대한 열의는 대단했다. 늦은 시간까지 야간 자율학습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늘고 학생들은 이른 아침 일어나 농구공을 잡았다. 아침체조를 하는 이 시간에 12명의 꿈나무들은 농구공을 잡으며 훈련을 이어갔다. 꾸준히 노력을 기울였다.


슛 자세, 동작을 익히기 위해 동영상을 촬영해 분석했고, 때로는 이현호 코치가 보내온 영상을 보며 연습에 임했다. 패스, 레이업슛 등 기초 훈련으로 시작된 이들의 수업은 투맨게임, 속공, 패턴을 만들며 난이도를 높여갔고, 학생들의 노력에 이현호의 욕심도 점점 커졌다. “이렇게 해서는 안돼”라고 하며 대회를 앞두고 두 번의 보충 수업을 추가했다.


이들의 1차 목표는 조1위로 본선에 올라가는 것이다. 하늘고는 A1조에 인하부고, 제물포고, 검단고와 속해있다. 총 8개조(A1~4조, B1~4조)로 나뉜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거둬야 전국대회에 출전할 수 있고, 이들의 2차 목표인 등촌고를 만날 가능성이 생긴다.


가드를 맡은 이진열 군은 “수업과 병행하니 힘들긴 하지만, 좋아하는 것을 하는 이 시간이 너무 즐겁다. 하고 싶었던 것이었고, 목표는 우승이다”라며 대회출전 포부를 밝혔다.


하늘고 에이스 이민우 군 역시 “가능하다면 예선전은 모두 이겨 본선 진출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인천교육감기배에 나가 좋은 성과를 거둬 전국대회에 나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현호와 하늘고 선수들은 다가오는 20일을 손꼽아 기다리며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하늘고는 7월 20일 9시 인하부고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11시 검단고, 12시 20분 제물포고와 A1조 예선경기를 치른다. 작년 우승팀인 제물포고와 한조를 이룬 하늘고, 과연 이현호와 선수들이 첫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 사진_신승규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강현지 강현지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