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원주/손대범 기자] 2016년 3월 1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고양 오리온은 원주 동부를 79-67로 꺾고 웃으며 고양으로 향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3경기를 내리 승리를 확정지은 후였다. 8개월 여가 지나 다시 이뤄진 승부.
이번에는 웃는 쪽이 바뀌었다. 동부가 웃었다. 다만 평소보다 5분이 더 필요했다. 바셋에서 시작된 맹추격전을 뿌리쳤다.
원주 동부는 15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선두 고양 오리온을 연장 접전 끝에 96-95로 꺾었다. 동부는 6승 3패를 기록, 단독 3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단독 선두를 노리던 오리온은 7승 2패로 삼성과 1위 자리를 나누게 됐다.
설욕의 중심에는 오리지널 '동부산성'의 주역이 있었다. 바로 로드 벤슨과 김주성이다.
벤슨은 이날 23득점 17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자유투는 12개 얻어 9개를 성공시켰다. 리바운드는 올 시즌 최다 타이기록이다.
김주성도 21득점(3점슛 4개, 4쿼터 9득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최다득점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20점을 넘긴 건 2015년 11월 28일 전자랜드전으로, 당시 21득점을 기록한 바 있다.
역전 자유투를 넣은 맥키네스는 22득점 10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보탰으며, 허웅도 14득점 2어시스트로 승리를 도왔다.
오리온은 오데리언 바셋이 33득점(4쿼터+연장 14점) 4어시스트를, 애런 헤인즈가 18득점을 보탰으나 20개 차이가 나는 리바운드 열세(25-45)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승현도 15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동부의 장점이 잘 드러난 1쿼터였다. 동부는 3점슛 성공률 2위(38.1%), 리바운드 2위(39.4개) 등에서 장점을 보이는 팀. 또한 상대에게 리바운드를 적게 주는 팀(32.5개)이었다. 반대로 오리온은 공격력은 좋지만, 리바운드를 많이(41개) 내주는 팀이었다.
기록상에 나타나는 이 장점이 명확히 드러난 1쿼터였다. 초반만 해도 오리온은 바셋을 이용한 공격을 노렸다. 기대대로 그는 4점을 내리 뽑아내며 6-2 리드를 안겼다.
그러나 그 뒤 바셋의 공잡기가 여의치 않자 공격 흐름이 단절된다. 몇 차례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고, 리바운드마저 동부에게 내리 내주면서 동부에게 역습 기회를 내주었다.
분위기를 주도한 선수는 맥키네스와 김주성이었다. 김주성의 자유투로 시작된 득점 행진은 두경민의 3점슛을 거쳐 약 2분여에 걸쳐 9점을 뽑아냈다. 김주성은 1쿼터 종료 3분 43초전, 가로채기에 이은 레이업까지 넣으며 9-0 득점 행진을 마무리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추일승 감독은 애런 헤인즈를 투입했다. 그러나 그 뒤로도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오리온 답지 않은 패스미스가 나왔다. 동부는 김주성과 허웅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21-12로 달아났다.
그러나 오리온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외곽 공격이 먹혀들었다.
그동안 오리온의 고민이 리바운드였다면, 동부 김영만 감독의 고민은 실책이었다. 동부는 지난 시즌(12.7개)에 이어 올 시즌도 같은 수치로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 중이었다. 김 감독은 "급하다"고 평가했다. 좋은 수비에 이은 속공 전환 과정에서 실책이 나왔다. 이는 곧 허일영의 오픈 3점슛으로 연결, 오리온은 19-23으로 좁힐 수 있었다. 이어 오리온은 정재홍이 버저와 함께 하프라인 뒤쪽서 던진 3점슛이 인정되면서 22-26, 4점차까지 점수차를 좁히며 1쿼터를 마쳤다.
2쿼터 양 팀 희비를 가른 키워드는 1쿼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동부는 첫 15점 중 11점을 세컨찬스로 만들어냈다. 그만큼 공격 리바운드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것. 맥키네스가 놓치면 벤슨이, 벤슨이 놓치면 맥키네스가 잡아내며 또 다른 찬스를 만들어냈다. 2쿼터 리바운드는 10-5로 동부의 압승. 공격 리바운드는 8-3이었다.
그러나 압도적인 리바운드 수치에도 불구하고, 점수차는 6점차 이상으로 벌어지지 않았다. 동부가 6점차로 벌리면 오리온이 귀신같이 반격해 4점차로 만들었다.
2쿼터 중반, 로드 벤슨과 맥키네스의 연속 득점으로 8점차(41-33)까지 벌어져 균열이 깨지는 듯 했으나, 이내 이승현과 최진수가 차례로 3점슛으로 반격하며 경기를 접전으로 만들었다.
동부는 더 달아날 기회를 놓쳤다. 마지막 2분간 나온 실책 2개가 뼈아팠다. 또한 두경민이 바셋의 수비 과정에서 발목을 접질리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두경민은 2쿼터 내내 왕성한 활동량으로 바셋을 좇아다니며 터프샷을 유도했다. 그러나 그가 나간 뒤 내리 4점을 허용, 한때 7점차까지 벌어졌던 점수는 종료 53.1초를 남기고 1점차(45-46)로 좁혀졌다.
"오리온이 그래서 강팀이다.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아 보이는 경기를 기어이 따라가 이긴다. 확실한 스코어러가 있다."
경기 전, 김영만 감독이 우려하고 경계했던 부분이 현실이 되는 대목이었다.
그 걱정은 후반에도 계속 됐다.
동부는 3쿼터 시작 후 첫 4분간 실책 3개를 기록한다. 오리온이 2대2 플레이에 스위치로 대응하면서 동부 공격이 꽉 막혔다. 그 사이 오리온은 반격을 시작, 김동욱과 이승현의 연속 득점으로 51-49로 역전에 성공했다. 오리온은 첫 4개의 야투를 모두 어시스트로 기록할 정도로 움직임이 좋았다.
이후 약 4분 여에 걸쳐 리드를 주고받는 접전이 이어졌다. 역전, 재역전이 7번 일어났다. 이번에는 동부가 역전할 차례. 그러나 갑작스레 쏟아진 실책이 이번에도 동부의 발목을 잡았다. 오리온은 김동욱과 장재석의 득점으로 65-64, 1점 앞서며 4쿼터를 맞았다. 동부가 3쿼터에 기록한 실책은 5개였다.
승부는 4쿼터 중반에 갈렸다. 맥키네스와 벤슨이 차례로 포스트를 지킨 가운데, 김주성과 박지현, 두 베테랑이 외곽에서 오리온 수비를 흔들었다.
김주성의 3점슛으로 4쿼터 시작과 함께 67-65로 역전한 동부는 허웅의 3점슛, 이어 맥키네스의 덩크슛에 힘입어 72-70으로 리드를 유지했다. 이어 김주성, 박지현의 연이은 3점슛으로 동부는 종료 5분 12초를 남기고 78-73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오리온 입장에서는 인사이드 수비에 치중하다 외곽 로테이션을 미스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오리온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달아나야 할 때면 실수가 나온 탓이다. 김영만 감독 역시 경기 시작에 앞서 "오리온은 작은 실수에도 바로 치고 달아나는 팀이다. 속공을 조심해야 하기에 평소 하던 실수의 절반만 줄여보자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당부는 이행되지 않았다. 미스가 나오면서 곧장 속공을 허용했던 것. 결국 오리온은 바셋의 단독 속공과 문태종의 자유투로 2점차(79-81)까지 쫓아간다.
남은 시간은 2분 21초. 이때 동부의 베테랑들이 앞장섰다. 윤호영의 빠른 반격에 이은 김주성의 자유투 3개로 동부는 86-82로 달아났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오리온은 바셋의 결정적인 3점슛으로 기어이 동점(87-87)으로 만들었다. 바셋은 오리온의 4쿼터 마지막 8점을 홀로 쓸어담는 원맨쇼로 원주 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 원맨쇼는 연장에도 이어졌다. 연속 4점을 올리며 오리온에 리드(91-89)를 안겼다. 그러나 포스트 열세가 끝내 발목을 잡았다. 동부는 맥키네스의 자유투와 골밑 득점에 힘입어 종료 44.8초를 남기고 94-9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오리온은 이승현이 자유투를 얻어내 95-94로 경기를 뒤집었다. 남은 시간은 30.6초. 동부는 맥키네스가 골 밑 경합 과정에서 자유투를 얻어내면서 마지막 스코어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동부는 18일 창원으로 이동해 LG와 2라운드 첫 경기를 갖는다. 오리온은 19일 홈에서 SK를 상대한다.
# 사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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