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민재에겐 남달랐던 초코우유 2개

홍아름 기자 / 기사승인 : 2016-11-16 06:04: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홍아름 인터넷기자] “초코우유 두 개를 처음 받아봤다. 아까워서 조금씩 먹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냥 다 마셔버렸다. 잘 넘어가더라.” 이민재(29, 189cm)가 13일 서울 SK와의 경기 후 처음으로 받은 초코우유 두 개. 이는 결코 가벼운 의미가 아니었다. 농구에 전념한 것에 대한 값진 보상이었다.


이민재는 13일 SK와의 경기를 앞두고 조동현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백투백 경기여서 그런가 싶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이는 이민재에게 찾아온 기회였다.


“1대1 수비 근성도 좋고 무엇보다 절실함이 있어서 선발로 기용했다”고 말한 조동현 감독. 이에 대해 이민재는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오며 어렵게 팀 계약을 했다. 군복무를 통해 성숙해져서 왔고 ‘이거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남들 쉴 때 더 열심히 비시즌 준비를 마쳤다. 그래서 감독님이 그동안 열심히 했다는 것에 기회를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이민재는 988일 만에 1군 무대에 선발로 나섰다. SK의 주득점원인 테리코 화이트에 대한 수비가 그가 맡은 임무이자 선발 이유였다.


“전날 부산에서 경기를 하고 11시 늦은 밤에 도착했다. 감독님이 그때 부르셔서 화이트의 전담 수비를 해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영상을 찾아봤다. 그동안 수비를 많이 해봤지만 클래스가 다르더라. 수비 잘하는 형들에게 조언을 많이 얻었다.”


이민재가 고심 끝에 택한 방법은 슈팅 대신 드리블로 돌파를 허용하는 것. 외곽에서의 화이트의 폭발력을 막고자 한 것이다. 슈팅 타이밍이 좋기에 그 틈을 주지 않고자 바짝 붙어 섰다. 그리고 이민재는 톡톡히 그 보상을 받았다. 두 경기 연속 3점슛 6개 이상을 기록한 화이트가 이날은 3점슛 단 한 개에 그쳤다. “그 점에 가장 만족하고 있다. 내 목표가 화이트를 10점대로 묶는 것과 3점슛을 최대한 허용하지 않는 것이었는데 어느 정도 달성한 것 같다.”



이로써 이민재는 92-90, 역전승의 기쁨을 누렸다. “내가 경기에서 큰 임팩트가 있던 것도 아니고 큰 활약을 한 것이 아니라 쑥스럽다”는 이민재. 그러나 이민재의 공헌도는 본인의 기록지(3점슛 1개, 1리바운드, 1스틸, 1블록슛)가 아닌 수비 상대였던 화이트의 3점슛 성공률(1/6, 16%)에 남아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반칙 누적으로 경기 종료 2분 47초를 남기고 코트를 떠나며 코트 위에서 승리를 즐기지 못했다는 것.


“운동을 꾸준히 했지만 막상 경기 때는 다르지 않나. 그래서인지 쥐가 나더라. 그래도 모처럼 뛰는 것이기에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부상을 입지 않는 한 참고 뛰려고 했다. 반칙과 관련해서는 4반칙이 됐을 때 벤치에서 파울 아끼지 말고 끝까지 과감하게 하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의식하지 않고 끝까지 했다. 하지만 화이트의 페이크에 속아 어쩔 수 없이 몸이 닿으며 퇴장을 당했다. 수비를 못했다기보다 테리코의 기술이 워낙 좋았다고 생각한다.”


경기 후 이민재는 조동현 감독과 형들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이와 함께 트레이너로부터 초코우유 두 개 또한 받았다. “의학적으로 초코우유를 먹으면 경기를 뛰며 소진한 에너지 공급에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트레이너가 경기가 끝나면 경기에 뛴 선수들에게 초코우유를 준다. 30분 이상 뛴 선수들에게는 두 개를 주는데 처음 받아봤다.”


그러나 이민재는 이날 초코우유의 달콤함보다 뭉클함을 더욱 느낀 듯했다. 선발로 뛴 경기 중 부모님이 처음으로 오셨던 날이기 때문. “이전까지는 엔트리에 들어도 얼마 못 뛰니 일부러 오시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이날은 시간이 되셔서 오셨다. 경기 후에 얘기도 나누고 사진도 찍었다. 굉장히 감격스러워 하셔서 나 또한 뭉클했다.”


간절함으로 찾아온 기회를 성공적으로 잡은 이민재. 그러나 간절함으로만 비춰지는 것은 싫은 듯 보였다. “군대에서 보낸 시간을 제외하고 어느덧 5시즌 째를 보내고 있다. 신인이라면 모르겠지만 중고참이 됐고, 그래서인지 간절함만으로 비춰지기는 싫다.”


그렇기에 더욱 연습을 거듭했다. 수비에 강점이 있지만 공격에서의 발전도 꿈꿨다. “수비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수비만 잘해선 경기를 뛸 수 없다고 본다. 슈팅에도 자신이 있기에 기회가 나면 과감히, 주저하지 않고 던질 것이다.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 볼 없는 움직임도 많이 연습하고 있다. 드라이브 인에서 어떻게 수비를 제칠지 또한 연습중이다.” 그러다가도 “그래도 수비만이라도, 뭐라도 해서 인정받고 내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키고 싶다. 내 이름을 농구 팬들이 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앞으로도 이민재는 지금처럼 농구만 생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다시 FA가 된다. 그렇기에 이번 시즌에 모든 것을 걸었다. 도전이라기 보단 도약을 노린다. 팬이 극소수이긴 하지만 그분들에게도 보답하고 싶다. 성실하게 초심을 잃지 않으며 꾸준히 뛰는 것이 내 큰 바람이고 목표다.”


이민재가 속한 kt는 기분 좋은 1라운드 마감을 했다. 허버트 힐이 오며 센터의 공백 또한 메웠다. "앞으로 이겨나갈 것“이라는 이민재의 말처럼 kt는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앞으로도 이어나갈 수 있을까. 이와 더불어 이민재는 이날의 기회를 앞으로의 디딤돌로 삼아 본인의 존재감 또한 이어나갈 수 있을까. kt는 18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홈경기로 2라운드를 시작한다.


#사진_문복주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홍아름 기자 홍아름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