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양준민 인터넷기자] 올 시즌 보스턴 셀틱스는 많은 팬들과 전문가들의 기대 속에 시즌을 맞이했다. ESPN의 경우, 올 시즌 보스턴의 예상순위를 동부 컨퍼런스 2위로 예상하기도 했다. 프리시즌에서도 5승 2패를 기록, 쾌조의 경기력을 선보였던 보스턴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시즌 초반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정상전력을 구축하기 어려웠던 보스턴은 28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9승 7패 동부 컨퍼런스 5위를 기록, 다른 팀들보다 늦은 출발을 알렸다.
다른 누구도 아닌 알 호포드(30, 208cm/뇌진탕)의 부상공백은 생각보다 그 구멍이 더 컸다. 호포드는 10월 31일, 팀 자체 연습에서 동료선수와 부딪힌 뒤 뇌진탕 증세를 보이며 그간 결장했다. 뒤를 이어 주전 스몰포워드, 제이 크라우더(26, 201cm/발목부상)마저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보스턴은 공·수 전력에 큰 손실을 입었다. 크라우더는 2일 시카고 불스와 경기에서 라존 론도의 발을 밟으며 발목부상을 입었다.
이들이 빠진 동안 보스턴은 9경기에서 4승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3일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전부터 10일 워싱턴 위저즈전까지 3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호포드와 크라우더가 빠지며 공·수의 동력을 잃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크라우더와 호포드의 부상에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은 “두 선수 모두 팀 전술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선수들이다. 그렇기에 둘의 부상은 우리에게 매우 안 좋은 소식이다”라는 말로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오프시즌 보스턴은 호포드를 중심으로 공격전술을 가다듬었다. 지금도 보스턴의 가장 강력한 공격옵션은 아이제이아 토마스와 호포드의 2대2 플레이다. 또한, 공격에서 호포드는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맡으며 토마스와 에이브리 브래들리 등 가드진의 컷인에 날카로운 패스를 전달해준다. 무엇보다 호포드는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평균 2.6개의 블록을 기록할 정도로 올 시즌 보스턴의 골밑을 든든히 지키고 있었다.
이런 호포드가 빠짐으로써 보스턴의 골밑은 상대팀들의 놀이터가 돼버렸다. 15일에 있었던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와 경기에선 경기 내내 앤써니 데이비스를 막지 못했고 이는 106-105, 1점차 패배로 이어졌다. 또, 덴버 너게츠전에선 덴버가 1쿼터 올린 첫 23득점 중 무려 18득점을 인사이드에서 허용했다. 이날 엠마누엘 무디에이는 별다른 저항 없이 보스턴의 골밑으로 파고들며 보스턴의 빅맨들을 괴롭혔다. 아미르 존슨과 타일러 젤러만으로 골밑을 지키기엔 한계가 있음을 확실히 보여준 경기들이었다.
지난 시즌 괄목할 성장세를 보이며 보스턴 전력의 핵심 축으로 성장한 크라우더의 부재도 뼈아팠다. 크라우더는 지난 시즌 72경기 출장 평균 14.2득점(FG 44.3%) 5.1리바운드 1.7스틸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부터 크라우더는 왕성한 활동량과 폭넓은 수비범위로 보스턴의 에너지레벨을 높여주고 있다. 올 시즌도 부상 전까지 평균 13.5득점(FG 55.5%) 6.2리바운드를 기록 중이었다. 올 시즌 주목받은 신인 중 한 명인 제일런 브라운이 있었지만 그가 크라우더의 공백을 메우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2013년 여름, 스티븐스 감독이 부임한 이후 보스턴은 빠르게 팀 전력 재정비에 성공했고 동부 컨퍼런스 중위권 팀으로 성장했다. 2014-2015시즌 막판에는 스티븐스 감독의 농구철학이 스며들었다면 2015-2016시즌에는 스티븐스 감독의 농구철학이 완벽히 팀에 녹아들며 보스턴은 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이에 보스턴은 그간 스티븐스 감독의 공로를 인정, 스티븐스 감독과 연장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까지 보스턴은 토마스를 제외하곤 특출 난 스타플레이어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조직력과 강력한 압박수비를 앞세워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변신했다. 지난 시즌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홈 최다연승 기록 행진을 멈춘 팀도 다름 아닌 보스턴이었다. 또한, 스티븐스 감독의 지도 아래 브래들리, 크라우더 등 젊은 선수들이 성장도 돋보였다. 그러나 높이에서 약점을 드러내며 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1라운드 진출에 만족해야했다.
이에 올 여름 애틀랜타 호크스에서 호포드를 영입, 높이를 보강했지만 앞서 언급했듯 시즌 초반 주축 선수들이 연이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보스턴은 이제야 정상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주축선수들이 결장하는 기간 동안 전문가들은 보스턴의 경기력에 대해 “끈끈함이 없어졌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위권 팀들과 경기에선 그들을 압도했지만 그 이상의 전력을 갖춘 팀들과 경기들에선 버거워 보이는 모습이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일부 언론은 “지금의 보스턴보다 2015-2016시즌의 보스턴이 더 강해 보인다”라는 혹평을 하기도 했다. 호포드가 빠졌지만 지난 시즌 그가 없었을 때도 보스턴은 충분히 강했다는 이유를 들면서 말이다.
이런 언론과 팬들의 반응에 토마스는 “오프시즌 우리 팀의 준비는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선수들의 부상 등 불운들이 겹치며 시즌 초반 팀의 계획이 엉망이 됐다. 하지만 가장 더 큰 문제는 우리 스스로도 경기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우리 스스로가 반성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부상선수들이 모두 복귀한 지금, 보스턴은 빠르게 전력을 재정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호포드와 크라우더가 복귀한 이후 보스턴은 최근 4경기에서 3승 1패를 기록 중이다. 26일 있었던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홈경기에서 109-103으로 패하긴 했지만 1쿼터 샌안토니오를 상대로 10점차 리드를 가져가는 등 시종일관 샌안토니오를 긴장시킨 보스턴이었다. 이렇게 이들은 대부분의 경기지표에서 시즌 평균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며 이제야 공·수 전력의 안정을 되찾았다.
# 보스턴 셀틱스 최근 4경기 경기기록(*27일 기준)
평균 101.8득점 득·실점 마진 +5.3점 43리바운드 25어시스트 7.3스틸 5.3블록 FG 44.5% 3P 36.2%(평균 12.8개 성공) ORtg 105.7 DRtg 99.8

▲알 호포드, 이제는 보스턴의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남자!
이렇게 보스턴이 전력을 안정화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호포드(30, 208cm)의 부상복귀다. 호포드는 오프시즌 9시즌 간의 애틀랜타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보스턴으로 둥지를 옮겼다. 호포드와 보스턴은 올 여름 4년간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지난 시즌부터 호포드의 영입에 큰 관심을 보이며 한 때는 트레이드까지 고려했던 보스턴이었다. 그러나 올해 FA시장에서 호포드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을 가졌던 보스턴은 트레이드를 철회, 긴 기다림 끝에 출혈 없이 호포드에게 보스턴의 유니폼을 입힐 수 있었다.
그리고 호포드의 영입은 올 시즌 많은 부분에서 보스턴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인사이드 수비강화는 물론, 공격에 다양성을 가져왔다. 스티븐스 감독도 호포드의 입단 기자회견장에서 “2016-2017시즌 인사이드진을 활용한 공격전술들을 많이 만들 계획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 토마스와 호포드의 2대2 플레이는 올 시즌 보스턴 공격의 강력한 무기로 자리매김했다. 이 모두가 픽앤-롤과 픽앤-팝에 모두 능한 호프드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리그 9년차의 베테랑은 전학생임에도 불구하고 팀 동료들에게 큰 신뢰를 받고 있다. 호포드도 라커룸 리더로써 팀 동료들에게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훈련에 있어 솔선수범을 보이는 선수로 정평이 나있는 호포드의 합류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 보스턴에 긍정적인 효과들을 불러오고 있다. 오프시즌 호포드는 어깨부상으로 회복훈련에 집중했던 켈리 올리닉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그가 하루 빨리 부상에서 복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왔다.
또 자신과 파트너를 이룰 존슨과도 훈련 중에 계속 대화를 나누거나 장난을 치며 서로를 잘 알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 호포드는 “스티븐스 감독으로부터 존슨과 파트너를 이룰 것이란 말을 듣고 경기비디오를 반복해 보며 존슨이 어떤 선수인지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단시간에 폴 밀샙과 보여줬던 호흡을 존슨과 보여주기란 힘들겠지만 나는 그와 계속해 소통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좋은 호흡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이 아닌 바로 ‘소통’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호포드는 부상 중에도 원정경기에 동행하며 팀원들을 독려했다. 또한, “나는 팀원들과 함께 경기를 뛰며 성장하고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 자신이 경기에 뛸 준비가 안됐는데 무리하게 출전하는 것은 팀에 해가 될 뿐이다. 그간 부상으로 빠져있는 동안 훈련과 휴식을 취하며 복귀에 만전을 기했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하루 빨리 복귀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라는 말로 부상으로 인한 전력이탈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후 마침내 부상에서 돌아온 호포드는 복귀와 함께 팀의 연승행진을 이끄는 등 올 시즌 자신이 왜 보스턴에 있어 없어선 안 될 선수인지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호포드는 복귀 이후 4경기에서 평균 16.8득점(FG 50.9%) 8리바운드 5.5어시스트 2.8블록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전체를 보면 호포드는 개막 후 7경기에서 평균 14.7득점(FG 52.4%) 6.9리바운드 5.1어시스트 2.6블록을 기록 중이다.
호포드의 복귀 후 활약상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복귀전인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전에서 호포드는 경기 종료 직전 풋백 결승득점과 함께 이어진 디트로이트의 마지막 공격에서 아론 베인스의 슛을 블록, 위닝 블록을 기록하는 등 이날 18득점(FG 58.3%) 11리바운드 5어시스트 3블록을 기록하며 경기 MVP에 뽑혔다. 이날의 승리로 보스턴은 골든 스테이트전 대패로 안 좋았던 팀 분위기를 수습할 수 있었다.
22일 열린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경기에서 보스턴이 역전승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호포드의 공이 컸다. 호포드는 이날 20득점(FG 45%) 6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기록에서도 훌륭했지만 이날 보스턴이 4쿼터에 미네소타를 몰아치며 역전으로 갈 수 있었던 데는 토마스의 4쿼터 활약도 있었지만 호포드의 보이지 않는 힘도 컸다.
전반전과 3쿼터까지 보스턴은 칼-앤써니 타운스와 앤드류 위긴스의 화력을 막지 못하며 끌려갔다. 그러나 이후 호포드가 수비에서 영향력을 발휘, 보스턴은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호포드는 2대2 수비에서 적극적인 스위치로 위긴스를 여러 차례 막아내며 미네소타의 공격을 봉쇄했다. 이날 위긴스는 보스턴의 강력한 수비벽에 가로막혀 14득점(FG 27.8%)을 올리는데 그쳤다.
24일 열린 브루클린 네츠전에서도 호포드는 17득점(FG 58.3%) 5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111-92,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보스턴은 호포드가 있고 없음에 큰 경기력 차이를 보였다. 3쿼터 한때 12점차로 앞서 가던 보스턴은 호포드가 빠지자마자 귀신같이 추격을 허용, 1점차까지 쫓겼다.
이에 스티븐스 감독은 재빨리 호포드를 소방수로 투입, 스티븐스 감독의 의도대로 호포드는 토마스와 2대2 플레이로 연속 5득점을 올렸고 이후 보스턴은 브루클린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었다. 이날 호포드는 자신이 올린 17득점 중 무려 8득점(FG 60%)을 3쿼터에만 올렸다. 또한 마커스 스마트와 토마스에게 날카로운 컷인 패스를 넣어주며 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종횡무진 활약으로 브루클린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26일 열린 샌안토니오와 홈경기도 패하기는 했지만 호포드는 1쿼터 파우 가솔의 중거리슛을 블록, 이어진 공격에선 라마커스 알드리지를 제치고 덩크를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4쿼터에는 스마트와 2대2플레이에 이은 폭발적인 덩크슛을 작렬, TD 가든을 찾은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이날 호포드의 최종기록은 12득점(FG 46.2%) 10리바운드 4어시스트 3블록이었다. 반면, 가솔(무득점)과 알드리지(10득점)는 이날 단 10득점을 합작하는데 그쳤다.
이날 호포드는 수비 리바운드를 착실히 잡아주며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승부처인 4쿼터에만 6득점(FG 75%)을 올리는 등 클러치타임에 강한 면모도 보였다. 이날 호포드는 토마스를 비롯한 가드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가솔과 알드리지 등 상대 빅맨들을 계속해 외곽까지 끌고 나왔다. 여기에 더해 스마트, 브래들리 등 컷인으로 들어오는 선수들에게 날카로운 패스들을 찔러주며 보스턴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브래들리의 경우, “호포드의 복귀로 우리는 다른 팀들과 달라졌다. 호포드는 모든 지역에서 득점을 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하지만 그의 복귀가 가져온 큰 효과는 바로 패싱게임이다. 그는 스스로 볼을 운반할 수 있고 적시적소에 패스를 넣어준다. 또 하나 타임아웃 때 적극적으로 선수들을 독려하고 문제점을 짚어준다. 리더로서 선수로서, 그의 복귀는 지금 우리 팀을 이전과는 완벽히 달라진 팀으로 변신시켰다”라는 말로 호포드 복귀의 긍정적인 효과를 전했다.
이렇게 호포드는 빠르게 보스턴에 적응했고 올 시즌 또 한 번 보스턴을 진화시켰다.

▲아이제이아 토마스, “농구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올 시즌 방송에서 해설진들의 환호성을 가장 많이 이끌어내는 선수는 그 누구일까.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보스턴의 작은 거인, 토마스(27, 174cm)일 것이다. 화려한 드리블 돌파에 이은 플로터로 토마스는 매 경기 해설진들로부터 ‘Incredible’이란 단어를 수없이 이끌어낸다. 174cm의 토마스는 공식적으로 코트 위에서 가장 작은 선수지만 영향력만큼은 여느 장신 선수들 못지않다.
이런 토마스의 활약에 스마트는 “토마스의 플로터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토마스는 현 리그에서 뛰는 포인트가드들 중 최고의 공격력과 기술을 가졌다. 그의 기술은 최고다. 나 역시 그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그가 있어 우리는 항상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다”라는 말로 토마스의 공격력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스마트의 말처럼 올 시즌 토마스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토마스는 28일 현재 개막 후 16경기에서 평균 26.1득점(FG 43.2%) 2.6리바운드 6.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득점은 팀 내 1위이자 리그 9위를 달리고 있다. 3점슛도 평균 2.3개(3P 33.6%)를 성공, 커리어-하이를 기록 중이다. 최근 4경기에선 평균 25득점(FG 39.3%) 2리바운드 6어시스트 를 기록했다. 도저히 꼬리뼈와 손가락 등 잔부상에 시달리는 선수의 기록이라곤 보기가 힘들다.
올 시즌의 토마스는 주위 팀원들의 성장과 함께 더 강해졌다. 호포드와 크라우더의 단단한 스크린은 토마스가 돌파를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호포드의 영입으로 토마스는 2대2플레이에서 더 위력적인 모습을 발휘한다. 더불어 백코트 파트너인 브래들리가 토마스를 대신해 경기조율을 맡아주고 있고 테리 로지에와 스마트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토마스의 성장을 유도했다. 로지에의 경우, 경기조율을. 스마트의 경우 강력한 수비로 토마스의 부담을 덜어준다.
이런 토마스의 진가는 22일에 있었던 미네소타전에서 빛났다. 이날 보스턴은 4쿼터 토마스의 맹활약에 힘입어 13점차의 열세를 뒤집고 역전승을 만들 수 있었다. 이날 토마스는 4쿼터에만 9득점을 올리며 팀의 추격전을 진두지휘했다. 4쿼터 시작 후 약 6분이라는 시간동안 미네소타를 무득점으로 묶은 보스턴의 강력한 수비도 한몫했지만 토마스의 득점이 없었다면 보스턴은 역전을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날 토마스는 4쿼터에 계속된 돌파로 미네소타의 수비벽을 흔들었다. 토마스는 4쿼터에만 8개의 자유투를 얻어 7개를 성공시키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토마스의 이날 경기 최종 기록은 29득점(FG 45%) 2리바운드 3어시스트였다. 24일 열린 브루클린전에서도 돌파 후 킥-아웃 패스로 외곽에 있는 선수들에게 찬스들을 만들어주는 등 23득점(FG 38.1%)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26일 열린 샌안토니오전도 토마스는 과감한 돌파로 샌안토니오의 수비벽을 흔들었다. 이날 토니 파커는 토마스의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해 경기 초반부터 패티 밀스와 교체되는 굴욕을 겪었다. 이전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돌파에 이은 킥-아웃 패스로 크라우더, 올리닉 등 외곽에 있는 선수들에게 오픈 찬스를 만들어줬고 이 찬스들이 꾸준히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보스턴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샌안토니오를 괴롭혔다.
1쿼터부터 토마스는 과감한 돌파로 자유투를 4개(FG 75%)나 얻어내는 등 총 7득점(FG 50%)을 올렸다. 3쿼터에는 3점슛을 터뜨리며 끌려가던 분위기를 다시 보스턴으로 가져오기도 했다. 이후 기세를 탄 토마스는 3쿼터에만 8득점(FG 37.5%) 4어시스트를 올렸다. 4쿼터에는 종료 5분여를 남기고 경기에 투입, 들어오자마자 돌파로 2득점을 올리며 보스턴의 추격전에 불을 붙였고 경기 종료 1분여를 연속 5득점을 올리며 승부의 향방을 안개 속으로 빠뜨렸다. 이날 토마스의 최종기록은 24득점(FG 42.9%) 8어시스트였다.
올 시즌 토마스는 그야말로 4쿼터의 사나이다. 올 시즌 토마스는 4쿼터에만 평균 6.6분을 출장하고 있다. 하지만 득점은 8.1득점(FG 46.3%)을 올리며 이 부문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공격효율성을 나타내는 수치인 오펜시브 레이팅(ORtg)도 126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토마스는 전 쿼터에 이르러 평균 +6득점을 기록할 정도로 득점분포가 고르다. 하지만 이날 샌안토니오전도 그렇고 지난 미네소타전도 그렇고 토마스는 올 시즌 4쿼터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토마스는 매 경기 날카로운 돌파들로 상대의 수비벽을 허문다. 호포드라는 리그 정상급 스크리너가 합류하면서 토마스는 전보다 쉽게 골밑으로 돌진, 득점으로 연결시키거나 자유투를 얻어낸다. 올 시즌 토마스는 평균 9,1개(FT 87.6%)의 자유투를 얻어내고 있다. 이는 토마스의 커리어-하이기록이다. 지난 시즌에는 평균 6.6개(FT 87.1%)를 얻어냈다. 더불어 토마스는 커리어-평균 자유투 성공률이 86.4%에 이를 정도로 정확한 성공률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은 스크린을 받고 대부분 자신이 공격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앞서 언급했듯 픽앤-롤과 픽앤-팝, 모두에 능한 호프드가 합류하면서 토마스는 자신의 선택지에 패스를 추가했다. 지난 시즌까지는 2대2플레이에서 토마스의 득점만 막으면 끝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패스까지 신경써야하기에 수비수로선 토마스를 막기가 여간 까다로울 수 없다.
이런 토마스의 활약에 2014-2015시즌 그를 데려온 대니 에인지 단장은 큰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에인지 단장은 브루클린전이 끝나고 가진 인터뷰에서 “타미(토마스의 애칭)는 올 시즌 가장 나를 흥분시키는 선수다. 나는 올 시즌 토마스와 브래들리가 이끄는 백코트 듀오가 리그 최고라 생각한다. 나는 그들 이외에 누가 뛰어난 백코트 듀오인지 정말 모르겠다. 만약에 알고 있다면 나에게 알려달라”라는 말로 토마스의 활약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올 시즌 토마스의 활약에 열광하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그 주인공은 NBA 역사상 최고의 득점기계 중 한 명이자 올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앨런 아이버슨(41, 183cm)이다. 토마스는 아이버슨과 올 여름 만남을 가지며 친분을 나눴다. 아이버슨과 만난 후 토마스는 “아이버슨을 만난 순간은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다”라는 말로 자신의 우상, 아이버슨을 만난 기쁨을 표현했다. 이후 계속해 두 사람은 친분을 유지해왔고 최근 토마스는 아이버슨의 명예의 전당 입성에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다.
또, 아이버슨도 토마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언급했듯 토마스는 올 시즌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토마스는 올 시즌 단 한 경기도 결장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아이버슨의 격려와 그가 보낸 문자 한 통 때문이었다. 아이버슨은 19일, 골든 스테이트와 보스턴의 경기가 끝난 후 토마스에게 곧장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이날 경기에서 보스턴은 3쿼터 격차가 벌어지며 경기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토마스 스스로도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오늘은 나와 코치진 모두 경기를 포기한 듯 모습으로 팬들을 실망시킨 것 같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날 토마스는 18득점(FG 33.3%)을 올리는데 그치며 올 시즌 유일하게 +20득점 적립에 실패했다.
이에 아이버슨은 그날 토마스에게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그 내용은 다름 아닌 잔부상에 고생하는 토마스에 대한 격려와 더불어 자신의 선수시절 경험을 예로 들며 경기를 쉽게 포기하면 안 된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스는 최근 추수감사절을 맞아 지역행사에 참가했고 여기서 아이버슨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이와 같은 문자를 받았음을 전했다.
여기서 잠깐 아이버슨의 이야기를 하자면 선수 시절 아이버슨의 부상투혼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2000-2001시즌 NBA 파이널 당시 아이버슨은 오른쪽 무릎 염좌, 왼쪽 발목 염좌, 발가락 염증, 오른쪽 엉덩이 타박상, 오른쪽 어깨 타박상, 왼쪽 무릎 타박상 등 무려 10개가 넘는 부상을 안고 있었음에도 시리즈를 포기하지 않았고 끝까지 LA 레이커스의 선수들을 긴장시켰다. 아이버슨의 투지에 레이커스가 주는 위압감에 주눅 들었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선수들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당시 파이널을 앞두고 수많은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올 시즌 NBA 파이널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라는 표현으로 레이커스의 우세를 점쳤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우승은 레이커스의 차지였다. 그러나 아이버슨과 필라델피아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파이널을 지켜보던 팬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심지어 아이버슨의 부상투혼에 눈물을 흘리는 팬들도 많았다. 아이버슨의 명언 중 하나인 “농구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하는 것”이란 말로 당시 파이널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이다.
이런 대선배의 진심어린 조언에 토마스는 큰 힘을 얻었고 앞서 언급했듯 이후 4경기에서 무서운 득점력을 보여줬다. 그간 토마스를 표현할 때 대부분의 언론들이 “농구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하는 것”이란 표현을 쓰고 있어 여기서도 이 표현을 쓰는 게 다소 식상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문구만큼 올 시즌 토마스의 활약을 제대로 표현해주는 말은 눈을 씻고 어디를 찾아봐도 없다.

▲에이브리 브래들리, 보스턴 셀틱스의 언성히어로
드라마에는 항상 화려한 주연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뒤에서 묵묵히 주연들의 뒤를 받쳐주는 조연들의 역할이 있어야 주연들 역시 빛날 수 있다. 올 시즌 브래들리(26, 188cm)가 그렇다. 지난 시즌부터 토마스의 백코트 파트너를 맡고 있는 브래들리는 올 시즌도 토마스의 조력자를 자처, 그와 함께 보스턴의 백코트 전력을 리그 정상급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올 시즌 토마스와 브래들리 듀오는 평균 44득점 9.2어시스트를 합작 중이다.
올 시즌 브래들리는 개막 후 16경기에서 평균 17.9득점(FG 46.8%) 8리바운드 2.9어시스트1.1스틸을 기록 중이다. 그간의 브래들리는 공격보다 수비에서 많은 주목을 받던 선수였다. 그러나 스티븐스 감독 부임 이후 공격력까지 장착한 브래들리는 지난 시즌 평균 15.2득점(FG 44.7%)을 기록, 자신의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스티브 커 감독도 최근 보스턴과 경기를 앞두고 가장 경계할 선수로 브래들리를 꼽을 정도로 브래들리의 성장세는 눈부시다.
무엇보다 브래들리는 올 시즌을 포함한 최근 4시즌 동안 평균 35%이상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3점슛 장착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의 경우 3점슛 평균 1.9개(3P 36.1%)를 성공,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점슛을 성공시켰다. 자타공인 동부 컨퍼런스 최고의 수비형 가드로 평가받던 브래들리는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리그의 대표적인 공·수 겸장으로 거듭났다. 실제로도 브래들리는 2016 NBA 올-디펜시브 퍼스트팀에 선정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브래들리는 ‘올해의 수비수상’을 자신의 목표로 설정했다. 더불어 또 한 가지, “올 시즌은 포인트가드의 덕목인 경기조율능력을 키우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이를 위해 브래들리는 올 여름 볼 핸들링과 돌파력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포인트가드로서 코트를 넓게 보는 훈련과 더불어 빠르게 상황을 판단하는 훈련에 애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런 브래들리의 노력은 올 시즌 코트에서 나타나고 있다. 올 시즌 브래들리는 슈팅가드와 포인트가드를 오고가고 있다. 토마스와 같이 뛸 때는 포인트가드로서 경기조율을 맡는다. 브래들리가 있어 토마스는 득점 적립에 더 집중한다. 하지만 반대로 브래들리가 로지에, 스마트와 뛸 때는 슈팅가드를 맡으며 득점을 올리는데 집중한다. 올 시즌 브래들리는 볼 핸들링이 좋아지면서 1대1공격력이 크게 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브래들리에게 수비수 한 명을 제치는 건 일도 아니다.
그럼에도 브래들리가 언론과 팬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것은 여전히 강력한 수비력이다. 또한 기록이 말해주듯 올 시즌 브래들리는 리바운드 싸움에 적극적이다. 경기 중에도 브래들리가 상대팀 선수들과 공격리바운드를 경합하는 장면들을 볼 수가 있다. 이런 적극성 탓에 브래들리는 올 시즌 평균 1.4개의 공격리바운드를 잡고 있다.
에인지, 보스턴 단장도 “나는 당신에게 브래들리가 위대한 선수라고 과감히 말할 수 있다. 브래들리는 팀이 자기한테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 토마스가 굉장한 스코어러인 건 맞다. 올 시즌 그의 활약은 믿을 수 없다. 그러나 이 모두가 브래들리의 보이지 않는 공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브래들리는 경기에서 상대 에이스 가드들을 막으며 토마스의 수비부담을 줄여준다. 요즘 브래들리의 경기를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라는 말로 브래들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브래들리도 “나는 경쟁을 즐긴다. 나는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하는 것이 매우 즐겁다. 그가 누구이든지 상관없다. 터프한 수비로 상대를 괴롭히기는 것이 내가 할일이다. 그들을 상대할 때 나는 항상 “이들이 나를 뚫고 득점을 올릴 수 없어”라고 자기 최면을 건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브래들리의 말처럼 그의 압박수비는 리그 정상급이다. 제이슨 키드, 현 밀워키 벅스 감독도 현역시절 브래들리의 수비에 혀를 내두른 적이 있다. 당시의 상황에 대해 브래들리는 “감독님이 작전타임을 불러 나에게 키드를 놓치지 말라고 하셨다. 이에 그와 같이 죽자는 마음으로 그를 쫓아다닌 것이 도움이 됐다”라는 말로 키드를 상대했던 무용담을 얘기했다.
2010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9순위 보스턴에 입단한 브래들리는 어느덧 팀의 막내에서 나름 팀 내 고참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 보스턴의 언성히어로, 브래들리의 헌신이 없었다면 올 시즌 보스턴이 지금과 같은 성적을 유지하기란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보스턴 셀틱스의 간판스타, 브래드 스티븐스
그렇다면 올 시즌 보스턴을 대표하는 스타는 바로 누구일까? 그 정답은 바로 스티븐스 감독이다. 스티븐스 감독은 버틀러 대학 감독 출신으로 만년 약체였던 버틀러 대학을 2차례나 NCAA 준우승에 올려놓는 등 대학무대가 주목하는 감독이었다. 그럼에도 당시 보스턴의 선택에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표했다. 아직 NBA 무대에선 스티븐스 감독의 지도력이 검증받지 못했고 가장 큰 이유는 보스턴 같은 명문 팀을 맡기에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무엇보다 스티븐스 감독 취임 당시 보스턴의 환경은 매우 열악했다. 보스턴은 케빈 가넷(TNT 객원패널)-폴 피어스(클리퍼스)-레이 알렌(외식업 종사)으로 이어지는 빅3의 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팀의 간판스타였던 론도(시카고)도 부상으로 빠져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대학무대를 평정한 37살의 젊은 감독은 NBA 데뷔 첫 시즌, 25승 57패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럼에도 보스턴과 스티븐스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2014-2015시즌 이들의 예상과 다르게 보스턴은 빠르게 스티븐스 감독의 농구철학을 흡수했다. 젊은 선수들도 스티븐스 감독의 지도하에 무럭무럭 성장했다. 또한 시즌 중반 트레이드를 통해 피닉스 선즈로부터 토마스를 영입한 것도 신의 한 수였다.
결국 보스턴은 2014-2015시즌 4월에만 무려 7승 1패를 기록하는 등 후반기 20승 11패의 엄청난 상승세를 타며 플레이오프 무대 복귀에 성공했다. 스티븐스 감독도 닥 리버스 감독과 함께 이달의 감독으로 선정됐다. 이는 에인지 단장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클리블랜드를 만나 시리즈 전적 4-0으로 패배, 비록 탈락했지만 이는 보스턴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기폭제가 됐다.
그리고 스티븐스 감독 부임 3년차를 맞이한 2015-2016시즌, 보스턴은 스티븐스 감독의 철학이 완벽히 팀에 녹아들며 동부 컨퍼런스의 강호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의 보스턴은 끈끈한 조직력과 가드진부터 시작되는 강력한 압박수비에 이은 빠른 속공처리로 쉽게 지지 않는 팀이 됐다. 지난 시즌 보스턴은 평균 9.2개의 스틸을 기록, 이 부문에서 리그 2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도 보스턴은 평균 7.4개의 스틸을 기록 중이다.
인사이드의 열세에도 보스턴이 지난 시즌 48승 34패를 기록, 동부 컨퍼런스 5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인사이드의 높이가 높은 애틀랜타를 만나 시리즈 전적 4-2로 패배, 다음을 기약해야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플레이오프에서 애틀랜타를 만난 건 호포드 영입에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 등 결과적으로 실보다는 득이 많았다.
이렇게 보스턴은 예상보다 빨리 리빌딩에 성공, 올 시즌 동부 컨퍼런스의 대권을 노리는 위치에 서게 됐다. 이 모두가 스티븐스 감독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초짜 감독이었던 스티븐슨 감독도 보스턴과 함께 성장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으로 급부상했다. 스티븐스 감독은 버틀러 대학 감독시절부터 매 경기마다 꼼꼼한 전술준비와 주전, 비주전의 구분이 없는 로테이션 활용으로 그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보스턴의 어시스턴트 코치로 스티븐스 감독을 보좌하는 제이 라라냐가 코치는 “스티븐스 감독의 준비성과 그리고 준비된 모든 것을 코트 위에서 보여주는 능력은 내가 봤던 감독들 중 단연 최고다. 또한 그는 코트 위에서 차갑지만 뜨거운 열정을 가진 사나이다”라는 말로 스티븐스 감독을 칭찬했다.
스티븐스 감독은 자신의 전술에 선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선수 개개인 장점을 살리면서 단점을 줄이는 방향의 전술을 선호한다. 올 시즌 경기 중에도 선수들을 적절한 타이밍에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자신의 성공비결에 대해 스티븐스 감독은 “나는 특별한 감독이 아니다. 그저 다른 팀 감독들의 전술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뿐”이라는 말로 겸손함을 드러냈다.
실제로 경기 도중 스티븐스 감독이 상대방 감독의 전술과 선수활용을 메모로 남기는 모습들을 흔히 볼 수가 있다. 그렇다고 스티븐스 감독이 무작정 이를 따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보스턴의 내부 소식에 따르면 스티븐스 감독은 시간이 날 때마다 코치진들을 자신의 방으로 불러 전술토론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팀 감독들의 전술을 단순히 참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치열한 노력도 지금의 스티븐스가 이 자리에 있게 된 또 하나의 배경이다.
더불어 스티븐스 감독은 포토그래픽 메모리만큼은 아니지만 한 번 본 것을 쉽게 잊어버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 예로 스티븐스 감독은 크라우더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대학시절 크라우더의 플레이를 보고 그의 성향과 플레이의 장·단점을 기억하고 있던 것이 주요했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전술적으로 풀리지 않는 의문이 생겼을 때 선배들을 찾아가 지도를 청할 정도로 배우려는 의지도 남다르다. 버틀러 대학 감독 시절, 스티븐스는 전술적인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자신의 스승인 앤드류 스미스를 찾아가 자문을 구했다. 스티븐스는 지난 시즌 도중 스미스의 장례식 참석을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울 정도로 스미스에 대한 존경심이 남다르다.
무엇보다 스티븐스 감독은 선수들과의 관계도 매우 좋아 소속팀 선수들뿐만 아니라 다른 팀 선수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자레드 더들리(피닉스)는 스티븐스 감독의 능력에 대해 “스티븐스는 선수들이 함께 하고 싶은 감독 2위 또는 3위 내에 확실히 들어가 있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더들리는 올 여름 공개적으로 보스턴에 자신을 영입해달라 구애를 보냈지만 보스턴은 그의 구애를 차갑게 거절했다.
그간의 NBA 역사를 살펴보면 보통 한 팀의 수장과 스타플레이어는 애증의 관계가 많았다. 그 예로 마이애미 히트와 클리블랜드 시절 르브론 제임스가 그랬다. 제임스의 경우, 지난 시즌 데이비드 블렛 감독의 사임 당시, 수많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보스턴도 빅3 시절, 닥 리버스와 폴 피어스의 관계가 그랬다.
하지만 스티븐스와 토마스는 다르다. 그들은 서로를 존경한다. 토마스는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나는 스티븐스 감독의 열정을 존경한다. 그의 열정은 우리의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나는 그가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잘 알고 있고 그도 나를 잘 이해하는 등 우리는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다”라는 말로 스티븐스 감독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이런 스티븐스 감독에게 존경을 표하는 것은 비단 선수들뿐이 아니다. 그렉 포포비치 샌안토니오 감독 역시 “나는 그가 보스턴을 지옥에서 끌고 나왔다는 점을 매우 존경한다. 그는 젊고 유능한 지도자며, 좋은 성품을 지녔다. 그의 팀은 정말 훌륭하며 앞으로도 더 잘할 것이다. 나는 지금도 그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이 매우 즐겁다”라며 스티븐스 감독을 평가했다.
스티븐스 감독의 성공사례에 최근 빌리 도너번(오클라호마시티), 프레드 호이버그(시카고) 등 대학무대에서 이름을 날린 감독들이 대거 NBA로 진출했다. 이들 모두 올 시즌 비교적 팀을 잘 이끌며 호평을 받고 있다. 이렇게 스티븐스는 40살의 젊은 나이지만 NBA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며 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으로 거듭났다.

▲브루클린의 부진에 웃는 보스턴, 신인지명권 지킬까?
완전체로 돌아온 보스턴 역시 올 시즌 대권획득이 유력한 잠룡후보 중 하나다. 호포드-토마스 체제로 동부 컨퍼런스는 몰라도 NBA 파이널 우승에 도전하기엔 조금은 무리가 따른다. 그럼에도 많은 언론들과 전문가들이 보스턴을 잠재적인 우승후보로 뽑는 것은 바로 ‘에인지의 존재’ 때문이다.
2007-2008시즌 우승 당시 빅3을 만든 것도, 스티븐스 감독을 영입한 것도 모두 다 에인지 단장의 작품이다. 이 때문에 올 여름 오프시즌 FA시장에선 “에인지와 거래를 조심하라”는 말이 돌 정도로 에인지는 선수단을 만드는데 있어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오프시즌 에인지는 호포드의 입단기자회견장에서 “우리는 아직 배가 고프다. 앞으로도 선수들 영입에 공을 들일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며 추가 트레이드 가능성을 시사했다. 보스턴은 현재 호포드를 보좌할 빅맨과 올스타급 스윙맨의 영입을 원하고 있다. 이에 시즌 개막 전 알드리지의 트레이드 루머가 돌 때도 보스턴의 이름이 가장 먼저 거론됐다. 또한 최근에는 “보스턴이 클레이 탐슨의 영입을 위해 크라우더와 브래들리를 매물로 내놓을 것”이란 루머가 한동안 화제가 됐었다.
이렇게 보스턴이 계속해 트레이드 관련 루머들에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는 바로 그들이 가진 ‘드래프트 지명권’때문이다. 보스턴은 향후 2년간 브루클린에 2라운드 지명권을 넘기고 당해 연도의 1라운드 드래프트 지명권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올 시즌 브루클린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 등 악재가 겹치며 강력한 하위권 후보로 점쳐진다.
그렇기에 브루클린이 보스턴에 넘긴 내년 드래프트 지명권은 자연스레 로터리 픽에 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대로만 간다면 보스턴이 브루클린과의 지명권 교환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브루클린의 지명권이 전체 1순위 지명권이 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2018 신인드래프트도 다른 년도에 비해 흉작이란 평가를 듣고 있지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그 사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에 많은 팀들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보스턴과의 트레이드를 원하고 있다. 2017 NBA 신인 드래프트는 1984, 1996, 2003, 2014, 2015 드래프트와 함께 역대급의 재능들이 대거 나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벤 시몬스와 브랜든 잉그램이 내년 드래프트에 참가했다면 지금과 같은 순위를 받지 못했을 것”이라 평가할 정도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권을 가지기 어려운 샌안토니오가 알드리지를 보스턴으로 보내는 것을 고민했던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칼자루를 쥐고 있는 보스턴은 이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다. 단숨에 우승후보로 올라갈 수 있는 대형 트레이드라면 모를까 어정쩡한 트레이드로 지명권을 잃는 것보다 내년 여름 젊고 유망한 선수들을 팀에 더해 우승에 도전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 내년 여름 FA시장에는 블레이크 그리핀, 크리스 폴, 고든 헤이워드 등 대어급 선수들이 비교적 많이 나온다. 굳이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올 시즌 우승에 도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보스턴의 기본입장이다.
에인지 단장도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마켈레 퓰츠, 조쉬 잭슨, 자일 해리스 등을 예로 들며 “아직 NCAA가 시작한 지 얼마 안됐다. 우리도 스카우터들을 뒤늦게 파견했다. 스카우터들의 보고서에 의하면 이들의 경기력은 매일 밤 다르다. 아직은 배우는 과정이라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생각한다. 또, 그들이 향후 NBA를 이끌어 갈 스타가 될 뛰어난 자질을 가진 선수들이라는 점도 변함없다. 요새 매일 밤 어떤 선수들이 우리 셀틱스에 어울리는 선수인지 검토하는 것이 매우 즐겁다”라는 말로 2017 NBA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트레이드 카드로 쓸 의향이 없다는 늬앙스의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에인지의 말이 어디까지 사실인지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그는 항상 사람들이 예상 못한 트레이드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위에서 말한 선수들이 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그는 가차 없이 트레이드 버튼을 누를 것이다. 그렇기에 남은 시즌 보스턴이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보는 것도 보스턴 팬들에겐 2016-2017시즌을 지켜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보스턴은 NBA 파이널 17회 우승에 빛나는 NBA의 대표 명문구단 중 하나다. 빅3의 시대를 끝낸 이후 긴 암흑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던 그들이었다. 그러나 보스턴은 생각보다 빨리 리빌딩을 끝냈다. 그럼에도 이들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말한다. 왜냐하면 이들의 목표는 그저 플레이오프 진출이 아닌 궁극적으론 18번째 NBA 파이널 우승이기 때문이다.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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