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기자] “제가 악역을 한번 자처했더니 이게 먹힌 모양입니다.” 경기를 마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웃었다. 아산 우리은행은 30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삼성생명 여자프로농구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71-59로 승리했다.
전반전,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본 위성우 감독이 화가 단단히 났다. 연승이 늘어나는 것만큼이나 조심해야 할 것이 ‘방심’이라고 일렀건만, 우리은행만의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한 것이다. 선수들의 움직임이 적극적이지 못했고, 여기에 경기당 평균 18.56득점(9경기)을 올리는 존스도 눈에 띄지 않았다. 결국 우리은행은 2점(35-33)을 뒤지며 전반을 마쳤다.
하프타임, 라커룸에 들어간 위 감독은 선수들에게 호되게 야단쳤다. “이렇게 경기를 해서 패하게 되면 후는 너희가 감당해야 할 것이다. 좋은 것만 해 줄 수 없다. 너희들도 내가 원하는 것이 안 됐을 땐 그런 걸(훈련)을 받을 줄 알아야 한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전 후반 극명하게 갈린 원동력 (?)이 됐다. 3쿼터 우리은행은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쿼터 야투 성공률이 28%에 그쳤지만, 3쿼터에는 이를 62%까지 끌어올렸다. 게다가 홍보람, 최은실의 3점슛이 더해지며 결국, KEB하나를 무찔렀다.
경기를 마친 위 감독은 주전 선수들에게는 쓴 소리를 뱉었지만, 이날 중요한 순간에 3점슛을 성공시키며 점수 차를 벌리게 한 식스맨 홍보람과 최은실에 대해서는 칭찬의 말을 남겼다.
“어려운 경기를 할 것 같았는데, 역시나 그랬다. 식스맨들 덕분에 이겼다. 홍보람, 김단비, 최은실이 ‘10연승에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까지는 아니었지만, 기여도가 높다. 에이스 선수들이 잘해줘서 승리해도 기쁘지만, 감독 입장에서 식스맨들이 이렇게 해주면 든든하다.”
특히 시즌 시작부터 김단비와 최은실은 양지희가 허리 부상으로 빠져있는 위기에 제 몫을 다해준 선수들이다. 두 선수가 20분씩 나뉘어 출전하며 공격에서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지만, 평균 7득점씩 합작하며 수비에서 힘을 냈다. 게다가 그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홍보람이 이날 8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도왔다. (홍보람은 시즌 시작 한 달 여 앞두고 박언주와 트레이드가 되며 KEB하나 유니폼 대신 우리은행 옷을 입었다.)
식스맨의 기용에 대해 위 감독은 “특별한 건 없지만 흐름에 따라 기용한다. 사실 식스맨들이 체력이 많지 않다. 기존 선수들은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뛰는데, 식스맨들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아 출전 시간이 많으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확률이 높다. 투입되었을 때 역할을 잘해주느냐가 중요한데 (홍)보람이의 경우 팀에 조금 녹아든 모습이다. 그리고 득점 여부를 떠나 (양)지희가 나와 있을 때 (김)단비, (최)은실이가 역할을 해준 것이 10연승을 가게 한 것이 아닌가 한다”라고 말하며 이들을 칭찬했다.
이렇게 한고비를 넘어 우리은행은 10연승을 달성했다. 이로써 전 구단을 상대로 2승을 모두 챙긴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대적하기 힘든 상대는 누구였을까? 위 감독은 한 팀을 꼽는 대신 후반 라운드가 순위권 싸움에 분수령이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전력을 갖춘 상태에서 경기를 가진 팀이 거의 없었다. KEB하나의 경우에도 (김)정은이가 빠져있었고, KB스타즈의 경우에도 (박)지수가 들어왔을 때는 또 다를 것이다. 삼성생명도 마찬가지였다. 전력이 다 갖춰진 5~6라운드에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지 않을까 한다.”
개막 후 승리만을 챙긴 우리은행은 3일 홈인 아산이순신체육관으로 이동해 용인 삼성생명과의 경기를 치른다. 첫 번째 경기에서 84-56, 크게 승리한 바 있는 우리은행이 삼성생명을 상대로도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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