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기자] “은퇴하기 전에 위닝샷을 한번 성공시켜 보고 싶었다. 첫 위닝샷이었는데, 몇 초 남은 상황이 아니라 종료 불빛과 동시에 슛이 들어가서 더 좋았다. 이제 은퇴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 SK전 위닝샷의 주인공 박구영(32, 183cm)이 활짝 웃었다.
울산 모비스는 23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91-89로 승리했다. 온탕과 냉탕을 오간 모비스로서는 안도의 한숨을, SK입장으로서는 다잡은 경기를 놓치며 아쉬움으로 남는 경기였다. 이날 모비스의 승리에는 연장전 6득점을 기록한 박구영의 공이 컸다.
3쿼터 초반까지 모비스는 17점차(46-29)로 앞섰다. 하지만 4쿼터에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4쿼터 모비스의 2점슛 성공률은 27%(3/11)였던 반면 SK는 78%(7/8), 집중력을 잃은 모비스가 자칫 역전패를 당할 위기를 맞은 것이다. 하지만 모비스는 로드가 3점슛으로 방어하며 72-72,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에서도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5.8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송창용은 김선형에게 파울로 인한 자유투를 허용해 SK가 1점(88-89)을 앞서기 시작했다. 모비스의 마지막 공격, 함지훈과 박구영이 패스를 주고받으며 넘어오는데 하프라인에서 SK 이정석이 함지훈을 막기 위해 수비를 전환한다. 이 상황에서 함지훈은 박구영에게 패스했고, 박구영은 3점슛을 던졌다.
“(이)정석이 형이 시간을 착각하셨는지 (함)지훈이에게 갔다. 노마크에서 슛을 던졌는데, 사실 안 들어갈 줄 알았다. ‘저 공이 어디로 가나’했는데 백보드를 맞고 들어갔다. 너무 기뻤다.” 이 3점슛은 위닝샷으로 기록됐다. 박구영은 이에 앞서 SK 이정석, 테리코 화이트의 3점슛에 전준범과 맞불을 한 차례 놨었다. 박구영의 기록은 10분 19초 출전에 6득점, 중요한 순간에 임팩트있는 활약을 보여주며 팀을 승리로 견인한 것이다.
박구영은 출전 시간에 다소 기복은 있지만, 항상 벤치에서 예열하며 출격을 기다린다. 잠깐 발만 디디는 날도 있고, 20분 이상 출전할 때도 있다. 이번 시즌부터 경기 중에는 벤치에 있는 선수들이 몸을 풀지 못하게 함으로써, 경기 초반 경기 감각을 찾는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선수들이 종종 있다. 박구영 역시 선발로 출전한 경기가 없다. 이에 대해 박구영은 “후보 선수 생활을 오래 했다. 선수마다 각자의 노하우가 있을 것이다”라며 “따뜻한 물을 손에 쥐고 있거나 벤치에서 계속 움직이며 몸을 예열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구영은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고 있어서 좋다. 팀에는 부상 선수들이 많은데, 내가 누구보다도 그 마음을 잘 안다. 빨리 나아서 동근이 형, 종현이도 다 같이 뛰었으면 좋겠다”라며 출전 시간은 개의치 않아 했다. 오히려 경기에 뛸 수 있는 것이 좋다며 말이다.
박구영이 출전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이유는 지난 시즌 아시아 프로농구 챔피언십에 참가해 발목을 다치며 개막을 함께하지 못했기 때문. 출전한 경기도 23경기, 평균 출전 시간도 7분 14초로 2007-2008시즌 프로데뷔 이후 가장 저조한 기록(1.35득점 0.7리바운드)을 남겼다. 이번 시즌에도 손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이 있었지만, 경기 출전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이번 시즌 박구영의 기록은 3.57득점 1.9리바운드 1.9어시스트.
끝으로 박구영은 “앞으로도 팀에 마이너스는 되지 말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팀에 그런 생각을 하는 선수들이 많다. 공격에서 힘이 되지 못하더라도 팀 특성상 수비 시스템이 많기 때문에 한 발 더 뛰며 힘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하며 의지를 다졌다.
# 사진_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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