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빅매치] '대어' 레알 마드리드를 낚은 츠르베나 즈베즈다

이민욱 / 기사승인 : 2016-12-28 15: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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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민욱 칼럼니스트] 세르비아 츠르베나 즈베즈다의 홈구장인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홀 알렉산더 니콜리치(Hall Aleksander Nikolic). 이 구장에서 12월 22일(현지 시각) 유로리그 정규시즌 14라운드 츠르베나 즈베즈다와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가 열렸다.

5,878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구장 인원을 훨씬 넘길 정도(유로리그 홈페이지에 의하면 이 날 홀 알렉산더 니콜리치에 입장한 관객 수는 무려 6,498명으로 집계되었다)로 이 날 경기는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경기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먼저 국내 농구팬들에게는 생소한 세르비아의 프로농구팀 츠르베나 즈베즈다에 대한 이야기부터 하겠다. 1945년에 창단한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유고슬라비아리그와 세르비아 리그에서 총 17번이나 우승한 세르비아의 명문 농구팀이다.

2011년 1500만 유로(한화 약 188억 원)의 부채 때문에 팀 운영을 하는 데 있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세르비아의 정치인이자 스포츠 행정가인 네보이샤 코비치가 구단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재정적 문제를 슬기롭게 헤쳐 나갔다. ‘위기 뒤에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 라는 말이 있듯이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다시 비상하기 시작한다.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구 유고슬라비아 연방 국가들을 대표하는 프로팀들이 모여 경기를 치르는 인터리그, 아드리아틱 리그(ABA League)에서 2012-2013시즌과 2013-2014시즌 각각 2위와 4강 진출을 해냈다. 2014-2015시즌과 2015-2016시즌에는 백투백 우승을 차지하며 정상에 선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2016-2017시즌 정규리그 경기(15라운드 기준)에서도 15승 무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차지하며 왕조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안방 호랑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유럽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무대 유로리그(Euroleague)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2000년대와 2010년대 유로리그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파르티잔 베오그라드(Partizan Belgrade)가 몰락한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세르비아 바람’을 다시 일으켰다.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새로 개편된 유로리그(2000-2001시즌)가 생긴 이후 2013-2014시즌 처음으로 유로리그에 발을 들여놓았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첫 해에는 정규시즌에서 탈락하여 유로컵으로 내려갔다. 유로리그의 아쉬움을 유로컵 4강 진출로 만회한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2014-2015 유로리그에서는 16강 진출까지 해냈다.

기세를 몰아 2015-2016 유로리그에서는 플레이오프 8강까지 올라갔다. 비록 8강에서 2015-2016 유로리그 우승팀 CSKA 모스크바(CSKA Moscow)를 만나 스윕(시리즈 스코어 0-3)을 당하였으나 1(74-84), 2(76-77), 3(71–78)차전 최종 점수에서 알 수 있듯이 CSKA 모스크바를 끝까지 긴장시키며 강인한 인상을 남긴다.

이 때문에 2016-2017 유로리그에 나서는 츠르베나 즈베즈다에게 많은 기대감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2015-2016 유로리그에서 츠르베나 즈베즈다의 8강행을 이끌었던 퀸시 밀러(208cm, 포워드)와 마익 지르베스(208cm, 센터)같은 주축들이 빠져 나가면서 생긴 공백을 이적생들과 기존에 남아 있는 선수들이 제대로 메우지 못한 점이 컸다.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유로리그 초반 11경기에서 4승 7패를 기록하는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이 시기에 3연패를 두 번이나 겪었다. 츠르베나 즈베즈다 입장에서는 변화가 필요했다. 변화의 조짐은 12월 15일(현지 시각) 유로리그 12라운드, 이스라엘 팀인 마카비 텔아비브와의 홈경기(83-58) 대승으로 인해 조금씩 보였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12월 20일(현지 시각) 유로리그 13라운드 올림피아코스와의 그리스 아테네 원정(65-73 패)에서 패배하며 분위기 상승은 금세 꺼졌다. 이 때 츠르베나 즈베즈다의 순위는 10위(5승 8패). 중반으로 접어드는 8강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감안하면 돌아오는 14라운드 홈경기에서 반드시 1승을 추가하여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했다.

하지만 상대가 유로리그 정규시즌 2위(13라운드 기준 9승 4패)를 달리고 있었던 스페인리그(Liga Endesa)의 강호 레알 마드리드(Real Madrid)였다.

레알 마드리드가 홈(13라운드 기준 6승 1패)에 비해 원정 경기력은 좋지 못했으나(13라운드 기준 3승 3패) 큰 경기를 많이 치른 스타 선수들이 즐비했고 원체 팀 전력이 좋았기에 츠르베나 즈베즈다가 맞서기에는 분명 버거운 상대였다.

그러나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경기 전 예상보다 훨씬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레알 마드리드에게 82-7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9위(6승 8패)로 올라서며 8위인 터키리그(BSL)의 아나돌루 에페스(Anadolu Efes 7승 7패)를 바싹 추격했다. 한편 레알 마드리드는 유로리그에서 5번째 패배(9승 5패)를 당했으나 2위 자리는 지켰다.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전반에만 43점을 올릴 정도로 공격이 원활히 잘 돌아갔다. 선수들의 고른 득점도 돋보였다. 수비에서도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을 잘 막았다(전반 득점→레알 마드리드 35점).

후반도 츠르베나 즈베즈다의 분위기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츠르베나 즈베즈다의 공격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며 경기 분위기를 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결국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최대 17점차(80-63)까지 앞선 끝에 홈 팬들에게 큰 기쁨을 안겼다. 츠르베나 즈베즈다가 이길 수 있었던 건 세르비아 선수들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1986년생 마르코 시모노비치(203cm, 포워드)가 3점슛 3개를 포함해 20점으로 팀 공격의 선봉에 섰으며 ‘젊은 피(1995년생)’ 마르코 구두리치(196cm, 가드)가 12점으로 힘을 보탰다.

과거 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잠시 머물렀던 오니엔 쿠즈미치(216cm, 센터)도 11점 8리바운드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참고로 쿠즈미치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북부 도시인 도보즈(Doboj) 태생으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프로팀에서 뛴 경험도 있으나 국가대표팀은 세르비아를 택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미국 출신의 제프리 타일러(201cm, 포워드)가 32분 28초간 출장하며 3점슛 7개를 포함하여 25점으로 분전하였으나 팀의 패배까지 막아내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외곽에서의 부진이 뼈아팠다. 레알 마드리드는 27개의 3점슛을 시도했지만 타일러 외에 다른 선수들이 성공시킨 3점슛은 고작 1개에 불과했다.

한편 레알 마드리드의 핵심 선수 중 한 명인 루디 페르난데스(198cm, 가드/포워드)는 아내의 아이 출산으로 인해 결장했다.

+츠르베나 즈베즈다 vs 레알 마드리드 유로리그 정규시즌 14라운드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B-_jfOP4s4w

+Side Story 2016-2017 유로리그 경기 방식은?+
정규시즌에 참여하는 팀이 24팀에서 16팀으로 줄면서 2016-2017 유로리그의 대회 진행 과정에도 변화가 있었다. 조별리그로 나눠서 경기를 가졌던 정규시즌은 이제 조 구분 없이 16팀이 홈 앤드 어웨이 형식으로 열리며 한 팀 당 총 30경기(30라운드)를 소화하게 됐다.

이번 유로리그 정규시즌의 특징은 출전 팀들이 한 주에 2경기를 소화하는 일정이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 기간에 유로리그에 참여하는 팀들은 주말에 열리는 단일리그 경기까지 포함해 한 주에 최대 3경기까지 소화해야만 한다.

이런 일정이 앞으로 2번(현지 시각: 19라운드 1월 24일-25일, 20라운드 1월 26일-27일, 27라운드 3월 21일-22일, 28라운드 3월 23일-24일)더 남아 있다.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상위 8팀이 8강 플레이오프에 올라가게 되는데 여기서부터는 기존의 유로리그 경기 방식과 동일하게 진행된다. 8강 플레이오프는 5전 3선승제의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펼쳐지며 최종 승자가 된 4팀은 5월 19일(현지 시각)부터 21일까지 터키 이스탄불의 시난 에르뎀 돔(Sinan Erdem Dome)에서 열리는 파이널 포(Final Four)에 나서게 된다. 파이널 포는 단판 승부로 진행되며 4강전과 3-4위전, 결승전이 연이어 펼쳐진다.

# 사진=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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