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서호민 기자] 농구는 흔히 센터 놀음이라고 한다. 하지만 얼리 오펜스와 2대2 게임 등이 유행으로 자리 잡은 현대 농구에서 좋은 가드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이상하지 않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NBA에서도 경기운영과 패스 뿐 아니라 직접 득점에 가담하는 가드들이 리그를 주름 잡고 있다.
앞선에서 볼 운반과 경기 운영을 맡는 두 가드의 조합을 일컫는 ‘백코트 듀오’는 그래서 더욱 주목받는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테판 커리와 클레이 탐슨의 ‘스플래쉬 듀오’, 토론토 랩터스의 카일 라우리와 더마 드로잔 등은 리그를 대표하는 백코트진으로 꼽히고 있다.
보스턴 셀틱스의 백코트를 책임지고 있는 아이제아 토마스(28, 175cm)와 에이버리 브래들리(27, 188cm)도 최근 들어 이 대열에 동참한 것 같다. 29일 현재(이하 한국시간) 보스턴은 정규시즌 19승 13패를 기록하며 동부 콘퍼런스 3위를 내달리고 있다. 최근 7경기에서는 6승 1패로 상승세가 좀처럼 멈출 것 같지 않다. 이러한 상승세의 중심에는 앞서 언급한 토마스와 브래들리가 있다.
▲ ‘공격력 장착’ 에이버리 브래들리, 그의 발전은 현재진행형
데뷔 초 브래들리는 포인트가드로 주로 출전했다. 하지만 그가 포인트가드를 소화하기엔 볼 핸들링과 패스 능력이 약점이었다. 그를 향한 전문가들의 인식도 그저 수비에만 장점을 가지고 있는 반쪽짜리 선수에 불과했다.
그러던 중 브래들리는 지난 2014-2015시즌부터 슈팅가드로 변신을 시도했다. 일각에서는 그의 변신을 두고 슈팅가드를 보기엔 동 포지션 선수들에 비해 신장(188cm)이 작다는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브래들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볼 없을 때 움직임을 통한 캐치 앤 슛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그리고 그가 슈팅가드로 변신을 시도한 지 2년 차인, 2015-2016시즌 브래들리는 평균 15.2득점(FG 44.7%) 2.9리바운드 2.1어시스트를 기록, 뚜렷한 성과를 거두며 성공적인 변신을 알렸다. 또한 3점슛 성공률 평균 36.1%(평균 1.9개 성공)를 기록,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점슛을 성공시키는 등 공격에서 큰 발전을 보여줬다.
여기에 장점인 수비를 더 견고히 다지며 2016 NBA 올 디펜시브 퍼스트 팀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그런 그가 올 시즌 더 높은 곳을 향해 목표를 설정했다. 브래들리는 지난 시즌 애틀란타 호크스를 만난 플레이오프 1라운드 1차전 경기 도중 허벅지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해야하는 아픔을 겪었다. 보스턴도 남은 시리즈에서 브래들리의 공백을 크게 실감하며 1라운드 탈락했다.
브래들리 자신도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당한 부상은 팀과 나 모두에게 뼈아팠다”며 “그동안 나는 나의 약점들을 파악하고 메모하면서 그것을 보완해나갔다. 올 시즌 또한 마찬가지다. 매 경기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브래들리는 올 시즌 32경기에서 평균 17.8득점(FG 48.1%) 7.2리바운드 2.5어시스트를 기록, 공격과 관련된 지표에서 자신의 커리어하이를 다시 쓰고 있다. 특히 40%가 넘는 3점슛 성공률(41.3%)을 자랑하며 팀 내 최고 슈터로 발돋움했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브래들리가 팬들과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높게 평가 받는 부분은 역시 강력한 수비력이다. ´에이스 스토퍼´로 불릴 만큼의 무시무시한 수비력은 상대팀 주득점원들에게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얼마 전, 뉴욕 닉스와의 크리스마스 매치에서도 박빙으로 치닫던 4쿼터 막판 마지막 수비에서 카멜로 앤서니를 상대로 결정적인 스틸을 해내며 팀을 승리로 이끈 바 있다.
또한 올 시즌 브래들리의 리바운드 기록을 보면 이전에 비해 비약적으로 상승됐음을 알 수 있다. 데뷔 이후 지난 시즌까지 평균 리바운드 개수가 2.6개에 그친 반면, 올 시즌에는 평균 7.2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리바운드 개수가 확연히 늘어났다. 득점뿐 아니라 필요할 때 리바운드에도 적극 가담해 궂은일까지 도맡고 있다. 이처럼 브래들리는 매 시즌 발전을 거듭하며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진격의 아톰’ 아이제이아 토마스, 올 시즌 최고의 포인트가드를 꿈꾸다
‘리그 최단신 선수’, ‘2라운드 신화의 주인공’ 두 수식어가 늘 따라 붙는 토마스의 진화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토마스는 올 시즌 평균 26.8득점(FG 43.9%) 6.2어시스트 2.5리바운드를 기록, 팀 내 득점 1위를 달리며 명실상부한 보스턴의 에이스로 확실하게 자리를 굳혔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수비력은 여전히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수비력에 강점이 있는 브래들리와 짝을 이루며 약점을 충분히 보완하고 있다. 또 공격력이 워낙 강해 수비에서 모자란 부분은 그 이상으로 상쇄할 수 있다.
토마스의 장점은 역시 폭발적인 공격력이다. 현란한 드리블과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자신보다 40cm 이상 큰 빅맨들이 버티고 있는 장대 같은 숲을 헤집고 있다. 특히 날카로운 돌파는 그의 가장 강력한 공격 옵션이기도 하다. 일부 팬들은 토마스의 돌파를 두고 “그의 돌파는 알고도 못 막는다”라며 혀를 내두른다. 여기에 과감한 돌파를 통해 자유투(8.8개)를 획득하는 능력과 외곽슛까지 겸비해 수비수로서는 토마스를 막기가 여간 까다로울 수 없다.
토마스가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단적인 예로 12월 초 토마스가 발목 부상으로 4경기에 결장했었는데, 그가 결장한 4경기에서 보스턴은 3연패를 당하는 등 1승 3패로 부진했다. 그러나 토마스가 돌아온 17일 이후 4연승을 기록하며 다시 연승 가도에 올랐다. 그만큼 그가 있고 없음에 따라 보스턴 경기력은 차원을 달리한다.
이런 토마스의 진가는 21일에 있었던 멤피스전에서 더 빛났다. 이날 토마스는 커리어하이에 해당하는 44득점(FG 62.5%)을 올리며 역전승의 중심에 우뚝 섰다. 특히 이날 보스턴은 전반전을 31-45로 마치며 14점차의 열세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후반 3쿼터부터 토마스의 득점력이 불을 뿜기 시작했고 토마스는 4쿼터에만 3점슛 4개로 12득점을 올리며 팀의 추격전을 진두지휘했다. 그리고 팽팽했던 연장 승부에서 4점차(104-100)로 달아나는 쐐기 3점슛까지 성공시키며 승기를 가져왔다.
이와 같이 토마스는 올 시즌 4쿼터 승부처만 되면 해결사 DNA라도 발동하듯이 승부사 기질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올 시즌부터 클러치 스탯을 제공하는 NBA.com에 따르면 토마스는 올 시즌 클러치 상황에서 평균 4.4점으로 러셀 웨스트브룩(6.6점)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이 구간에서 야투 성공률(44.9%)과 3점슛 성공률(38.9%)이 모두 시즌 기록을 능가할 정도로 클러치 상황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실책 역시 0.3개로 매우 적은 편이다.
토마스의 이런 활약은 1차 스탯 뿐만 아니라 2차 스탯에서도 돋보인다. 분당 생산력을 의미하는 PER(Player Efficiency Rating) 수치는 25.5로 가드 부문 4위(전체 10위)를 기록 중이고, 공격 효율성을 나타내는 오펜시브 레이팅(ORtg)도 120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토마스 개인에게 기쁜 소식이 한 가지 더 생겼다. 크리스마스 매치 종료와 함께 2017 NBA 올스타 팬 투표가 시작됐는데 토마스는 동부 콘퍼런스 포인트가드 부문 1위를 달리며 2년 연속 올스타전 출전에 대한 전망을 밝히고 있다. 토마스는 지난 2016 올스타전에 출전해 NBA 역사상 2라운드 30순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이력을 남긴 바 있다.
토마스는 멤피스전이 끝나고 가진 인터뷰에서 브래들리와의 호흡에 대해 “나는 브래들리가 최고의 백코트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며 “올 시즌 들어 브래들리의 공격 비중이 높아졌다. 볼 없을 때 움직임이나 컷인 등 팀 공격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나도 그런 그에게 양질의 패스를 뿌려주려고 노력할 것이다”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스티븐스 감독 부임 이후 리빌딩에 박차를 가했던 보스턴은 올 여름 알 호포드 영입으로 전력보강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그리고 이제는 플레이오프를 넘어서 더 높은 곳을 향해 바라봐야 할 때이다. 그러기 위해선 이제 팀 내 고참이 될 토마스와 브래들리 백코트 듀오가 중심 역할을 잘해줘야 한다. 과연 이들이 NBA 전통의 명가 보스턴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까? 나날이 발전하는 그들이 있기에 보스턴의 미래는 밝다.
#에이브리 브래들리 프로필
1990년 11월 26일생 188cm 82kg 포인트가드/슈팅가드 텍사스 대학출신
2010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9순위 보스턴 셀틱스 지명
2016 NBA 올-디펜시브 퍼스트팀
2016-2017시즌 평균 17.8득점(FG 48.1%) 7.2리바운드 2.5어시스트 3P 41.3% 기록
#아이제이아 토마스 프로필
-1989년 2월 7일 미국 태생, 175cm 84kg, 포인트가드, 워싱턴 대학 출신
-2011년 NBA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60순위 새크라멘토 킹스 입단
-2016-2017시즌 평균 26.8득점(FG 43.9%) 6.2어시스트 2.5리바운드 기록
사진_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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