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수열 기자] 다사다난(多事多難)한 시즌이었다. 어느 해보다 외국 선수 교체가 많이 일어난 시즌이다. 10개 구단 중 외국선수 교체 없이 시즌을 마친 팀은 4팀이다. 삼성, 오리온, KGC, 동부 모두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꾸준한 모습을 보인 외국선수들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LG의 제임스 메이스, KT의 리온 윌리엄스는 성공적인 교체 사례다. 이전 선수들보다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팀에 큰 보탬이 됐다. 하지만 이는 일부에 불과했다. 외국선수 교체로 인해 시끄러웠던 상황이 많았던 이번 시즌이었다. 이번 시즌 외국선수로 인해 우여곡절을 겪었던 상황들에 대해 정리해 본다.
▲ '잠적' 블레이클리
마커스 블레이클리(29, 192cm)는 모비스 네이트 밀러의 부상 대체 선수로 모비스에 합류했다. 지난 시즌 KT 소속이었던 블레이클리는 올 시즌 모비스 합류 후 효율적인 플레이로 성적 향상에 큰 영향을 줬다. 블레이클리는 모비스에서 뛴 11경기에서 평균 26분 41초를 소화하며 18.0점, 9.8리바운드, 5.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양동근, 이종현이 부상으로 빠졌던 가운데 모비스는 이 기간 동안 7승 4패를 기록하며 상위권 대열에 올라서기도 했다. 블레이클리의 활약이 없었더라면 모비스의 시즌은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블레이클리가 맹활약하자 모비스는 완전 교체를 시도했다. 경기력뿐만 아니라 찰스 로드와의 호흡도 좋았다. 교체를 위해 가승인 신청을 시도했다. 하지만 모비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KGC가 같은 시기에 블레이클리에 대한 가승인 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규정상 KGC가 2015-2016시즌 순위가 더 낮았기에 KGC에게 우선권이 있었다.
당시 인삼공사는 가드 키퍼 사익스 대신 오세근과 데이비드 사이먼의 체력을 보완해 줄 언더사이즈 빅맨을 원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블레이클리는 돌연 잠적했다. 이유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모비스에서 뛸 수 없어서, 다른 해외리그와 계약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어찌됐던 가승인 기간인 일주일이 지나 블레이클리의 KGC행은 백지화가 됐다. 인삼공사도 블레이클리에 대한 가승인 신청을 다시 시도하지 않았다.
모비스는 블레이클리를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가승인을 신청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KBL에서 제동을 걸었다. 무단잠적이라는 것이 이유다. 때문에 블레이클리는 올 시즌 더 이상 KBL에서 뛸 수 없다는 징계를 받았다. 이후 블레이클리의 모습은 다시 볼 수 없었다.
▲ '왔다가 갔다가' 리틀
마리오 리틀(30, 190cm)은 이번 시즌 팀을 두 번 옮겼다. 지난 시즌 KGC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재계약에 실패한 리틀은 지난 해 11월 LG로부터 부름을 받았다. 당시 마이클 이페브라의 부상 때문이었다. 2주 대체 선수로 들어온 리틀은 4경기동안 16.5점을 넣었다.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다.
2주의 계약이 끝나자 리틀의 가치가 높아졌다. LG는 이페브라의 회복이 늦어지자 리틀과의 계약 연장을 원했다. KT도 당시 래리 고든의 대체 선수 중 한명의 후보로 리틀을 고민하고 있었다. LG와 KT는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그 사이 변수가 생겼다. SK 테리코 화이트가 부상을 당한 것. SK의 대체 선수 선택은 리틀이었다. 발 빠르게 움직였고 대체 선수로 가승인 신청을 했다. 블레이클리와 마찬가지로 지난 시즌 하위 순번에 따라 리틀의 행선지는 SK가 되었다. 이후 3주를 뛰었다.
계약이 끝나자 리틀은 다시 LG의 부름을 받았다. LG는 6강 승부수를 던지기 위해 이페브라를 리틀로 완전 교체했다. 김시래의 합류까지 고려한 결정이었다. '저니맨' 생활을 마친 리틀은 시즌 마지막까지 LG에서 뛰었으나, 처음 왔을 때만큼의 긍정적인 반응은 얻지 못했다.
▲ 켈리냐 아스카냐
전자랜드는 4순위로 지명한 제임스 켈리(24, 197cm)는 장점과 단점이 분명한 선수였다. 연습경기 때부터 탄력을 이용한 하이라이트 필름을 여러 차례 만들어 내며 기대감을 높였다. 켈리는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하며 전자랜드 제 1의 공격 옵션이 됐다. 그러나 득점력은 분명 높은 선수였지만 수비력은 좋지 못했다. 팀 구성 상 4~5번 역할을 수행해야 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러던 도중 켈리는 경기 도중 발목 부상을 입었다. 회복까지 2주 진단을 받았다. 이 때 전자랜드가 선택한 카드는 아이반 아스카였다. 아스카는 작은 신장(194cm) 탓에 합류 전부터 많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기용 가능한 외국 선수가 마땅히 보이지 않았다. 2주간의 짧은 교체였기에 오려는 선수도 적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아스카는 기대보다 잘해줬다. 수비력이 좋았고 중거리슛과 골밑슛 등 받아먹는 플레이가 가능했다. 무엇보다 열심히 뛰었다.
이 와중에 켈리는 담낭쪽에 이상이 생겨 추가 재활이 필요했다. 아스카의 계약 기간도 자동 연장됐다. 아스카는 한 달 여를 대체선수로 뛰었다. 이후 켈리가 부상에서 돌아올 준비를 마쳤다. 유도훈 감독의 선택은 완전 교체였다. 켈리의 공격력 보다는 아스카의 수비력과 성실성을 믿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아스카는 한계 역시 분명했다. 커스버트 빅터와는 잘 맞았지만, 중요한 공격 생산력이 너무 떨어졌다. 때문에 전자랜드는 고비를 넘지 못하고 패하는 경우가 잦았다. 팀은 6강 싸움을 치열하게 해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
결국 유도훈 감독은 다시 켈리를 불러들이기로 했다(기타 사유로 퇴출됐던 켈리는 원 소속팀인 전자랜드에만 복귀할 수 있었다). 그동안 퇴출된 선수가 다시 가승인 절차를 밟은 경우는 없었다. 일주일의 가승인 기간 동안 켈리의 몸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아 교체 확정이 늦어지긴 했지만 가승인 마지막 날, 켈리의 재교체를 단행했다. 전자랜드는 켈리의 득점력을 바탕으로 6강 진출을 확정했다.
▲ 가승인이 키워드
가승인으로 시작해 가승인으로 이어진 시즌이었다.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시간적 여유가 없다보니 생긴 현상이었다. 비자발급도 이유 중 하나가 됐다. 아직 다음 시즌 외국선수 선발 방식에 대해서는 확정된 이야기가 없다. 일단 2017년에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늘 진행해오던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가 진행된다. 가승인에 대한 갑론을박이 많았기에 새 드래프트가 시작되기 전에 한번쯤은 이 제도를 보완하고 오용되지 않도록 논의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필요하다면 팬, 미디어, 에이전트 같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외국선수 교체팀들+
모비스 : 찰스 로드, 네이트 밀러-> 마커스 블레이클리, 에릭 와이즈, 허버트 힐
전자랜드 : 제임스 켈리 -> 아이반 아스카
LG : 마이클 이페브라, 레이션 테리 -> 제임스 메이스, 마리오 리틀
SK : 테리코 화이트, 코트니 심스-> 마리오 리틀, 제임스 싱글톤
KCC : 안드레 에밋, 리오 라이온스 -> 에릭 와이즈(일시), 아이라 클라크
KT : 크리스 다니엘스, 래리 고든 -> 맷 볼딘, 라킴 잭슨, 리온 윌리엄스, 허버트 힐
#사진=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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