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결산] ③ 절망을 극복하고 희망을 본 KT

서호민 기자 / 기사승인 : 2017-03-27 00: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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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KT의 2016-2017시즌을 돌아볼 때 ‘다사다난(多事多難)’만큼 그들을 잘 표현해주는 말도 없을 것이다. 올 시즌 KT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KT는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을 시작으로 구단 최다인 11연패에 빠지는 등 어수선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계속 침체에 빠져있지는 않았다. KT가 후반기 김영환을 영입한 이후 확실히 달라졌다. 5라운드에 5승 4패를 거둔 KT는 갈 길 바쁜 동부, 모비스, 오리온, LG, KGC인삼공사를 차례로 잡아내면서 고춧가루 부대로 급부상했다. 여기에 다음 시즌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 ‘32%’의 확률을 가지며 미래에 대한 전망도 한층 밝혔다. 파란만장했던 KT의 2016-2017시즌을 되돌아보자.


▲‘외인 잔혹사’…무려 7명 외국 선수 팀 거쳐


KT의 2016-2017시즌은 시작부터 꼬였다. 외국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은 크리스 다니엘스는 시즌이 채 시작하기도 전에 왼쪽 발목을 다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다니엘스의 부상으로 조동현 감독의 시즌 구상에 차질을 빚었다.


뿐만 아니라 다니엘스의 일시 대체선수로 뽑았던 허버트 힐도 얼마 가지 못해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을 입었다. 2라운드에서 뽑은 래리 고든도 좀처럼 KBL 무대에 적응하지 못하며 조동현 감독의 시름은 더욱 깊어져만 갔다. 고든을 일찍이 교체하려 했지만, 다니엘스의 복귀 여부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더불어 당초 점찍어놨던 마리오 리틀(당시 SK)도 타 구단과의 영입 경쟁에서 밀리며 한 발 물러서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기나긴 장고 끝에 고든의 대체 외국 선수로 영입한 맷 볼딘도 사타구니 부상으로 전치 8주 진단을 받으며 7경기만 뛴 채 10.6득점(FG 34.1%)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7번째 외국 선수 라킴 잭슨과 교체됐다.


외국 선수들의 줄부상에 시달리며 최하위에 처지는 등 끝없는 추락을 거듭했던 KT는 결국 칼을 빼들었다. 크리스 다니엘스를 포기하고, 센터 리온 윌리엄스를 영입해 새판을 짠 것. 윌리엄스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장기인 중거리슛을 앞세워 골밑에서 제 몫을 해주며 무주공산과도 같았던 KT 골밑에 안정감을 더해줬다.



▲‘부상 또 부상’ 연이은 부상 악재에 울다


이쯤 되면 굿이라도 한 번 해야 될 판인가. KT는 이후에도 부상 악령을 쉽게 떨쳐내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에이스 조성민의 부상까지 겹치며 힘든 나날을 보냈다. 조성민은 지난해 12월 18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홈경기서 4쿼터 막판 공격을 진행하던 도중 왼쪽 무릎을 다쳤다. 병원 정밀검진 결과 왼쪽 무릎 내측인대가 파열돼 최소 두 달 가량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가뜩이나 연패에 빠지며 하루 빨리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던 KT로써 조성민의 부상은 엄청난 치명타였다. 에이스를 잃은 KT는 이후 팀 최다 연패인 11연패에 빠졌다. 연패 과정들을 복기해보면 경기 내내 좋은 경기력을 펼치다가도 승부처 상황에서 에이스의 부재에 발목 잡히며 와르르 무너지는 경기가 많았다.


이외에도 김우람(발가락, 손가락), 김현민(팔꿈치), 박철호(허리), 박상오(발 뒤꿈치) 등도 크고 작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함에 따라 전력 구성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됐다. 그나마 KT로써는 이재도가 리그를 대표하는 포인트가드로 확실하게 성장, 팀을 홀로 이끌었던 것이 소득이었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에 당시 조동현 감독도 “정말 굿이라도 해야 할까 싶다. 오죽했으면 송(영진) 코치, 박(종천) 코치까지 운동화 끈 묶고 준비하고 있으라고 말할 정도였다”라고 쓴 웃음을 짓기도 했다.



▲ 김영환 영입, 고춧가루 부대로 변신하다


지난 1월 31일 농구계를 깜짝 놀라케 할 충격적인 빅딜이 성사됐다. 바로 창원 LG와 부산 KT가 조성민과 김영환, 주장을 맞교환 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 KT는 10년 간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한 조성민을 LG로 보내고 김영환을 데려왔다. 여기에 내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과 1라운드 지명권도 교환했다. 많은 비난 여론에 시달렸던 KT지만, 이후 두 팀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동반 상승했다. 또한 ‘LG만을 위한 트레이드’라는 세간의 평가도 희석시켰다.


KT는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대비했다. 우선 조성민을 LG로 보내면서 그간 포화 상태였던 슈팅가드 포지션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여기에 김영환이 주전 스몰포워드로 자리 잡으면서 3번 포지션에 대한 고민도 동시에 해결했다. 또한 포인트가드 이재도도 전보다 경기운영에 대한 부담을 덜고, 공격에 더욱 집중하며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었다.


KT는 김영환이 합류한 이후 9승 11패를 기록, 순위 싸움에서 갈 길 바쁜 선두권 팀들을 잇달아 잡아내며 고춧가루 부대로 변신했다. 백미는 지난달 24일 창원 LG와의 경기였다. 당시 KT 이적 후 첫 창원 방문 경기를 치른 김영환은 경기 종료 직전 3점슛 라인에서 훅슛 버저비터를 터트리며 친정팀에 비수를 제대로 꽂았다. 김영환은 24일 부산에서 있었던 LG전에서도 23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탈꼴찌에 앞장섰다.


반면 KT에 덜미를 잡힌 LG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게 됐고, 이로써 KT는 다음 시즌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 확률을 32% 갖게 됐다. 이외에도 시즌 막판 조동현 감독은 최창진과 박지훈, 정희원 등 젊은 선수들 육성에 힘을 쏟기도 했다. 특히 올 시즌을 끝으로 김종범이 군 입대 예정이기 때문에 동 포지션에 있는 정희원의 성장이 절실할 터.


조동현 감독은 “(김)종범이가 올 시즌을 끝으로 군 입대 예정이다. 이제 (정)희원이가 해줘야 한다. 최근에는 무빙슛 훈련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스텝 밟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슛 동작을 다시 뜯어 고치고 있다. 모비스 코치 시절 (전)준범이를 키웠던 성공 사례가 있듯 (정)희원이도 잘 성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유난히 부침이 많았던 KT. 비록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은 물 건너갔지만 시즌 막판 그들이 보여준 경기력과 향후 미래를 고려해본다면 다음 시즌에 대해서만큼은 희망을 가져봐도 좋을 것 같다.


# 사진=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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