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기자] 6개월간의 긴 시즌을 치르는 만큼이나 선수들에게 있어서 체력 관리는 필수다. 다섯 명이 뛰는 스포츠지만, 다섯 명 만으로 시즌을 운영할 수는 없다. ‘식스맨’들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농구 저변확대와 출전 기회가 적은 선수들을 위해 2014-2015시즌, KBL이 출범한 D(Development:발전)리그는 8개 구단(KGC인삼공사·LG 제외, 1차리그는 신협 상무 포함)이 참가해 1군과 2군 선수들의 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며 톡톡한 효과를 봤다. 신인 선수들에게는 경기 출전 경험을, 부상 선수들에게는 컨디션 점검, 또 나머지 선수들에게는 코트에 대한 절실함을 느끼게 해준 소중한 무대이기도 했다.
▲ 신인 선수들의 성장기
이번 시즌 D리그 무대를 밟은 신인선수들은 18명. ‘빅3’로 불렸던 이종현(모비스), 최준용(SK), 강상재(전자랜드)와 D리그에 불참한 LG(박인태, 정인덕), KGC인삼공사(김철욱, 박재한)의 선수 4명 또 부상으로 재활 중인 장문호(오리온)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이 무대를 거쳤다.
그 중 천기범(삼성), 김진유(오리온), 최승욱(KCC)은 D리그를 발판으로 정규리그 시즌 막판까지 형들과 코트를 누빈 선수들이다.
1군리그와 D리그를 병행한 천기범은 6라운드에 기량을 꽃피우며 D리그에서는 승리의 주역이 됐다. D리그 2차대회 준결승전에서 천기범은 오리온을 상대로 프로데뷔 후 첫 더블더블(28득점 10리바운드)을 작성하기도 했다. 2,4쿼터에 10점을 몰아친 그는 연장전 종료 1분여를 남겨두고 승부를 결정짓는 리바운드, 득점, 스틸을 모두 챙기며 그 경기 수훈 선수로 꼽혔다. 당시 천기범의 기록은 28득점 10리바운드 7어시스트 1스틸.
이상민 감독은 천기범의 경기를 지켜보며 “기범이가 수비가 좋아서 1번(포인트가드)으로 기용하고 있다. 아직 팀과 비시즌을 보내지 않았지만 팀 패턴을 외우고 하는 것 보면 BQ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포인트가드의 경우 1번부터 5번의 움직임을 다 알아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이해 능력도 좋다”라고 칭찬했다.
김진유도 D리그에서는 공격 위주, 1차리그에서는 수비에 힘썼다. D리그 1차대회 플레이오프에서 그는 SK, 신협 상무를 만나 평균 13.5득점 8.5리바운드 2.5스틸을 기록했다. 쟁쟁한 형들 앞에서 그는 골밑으로 파고드는 장기를 뽐냈다. D리그에서는 파고들어 공격에 가담했고, 1군리그에서는 리바운드를 걷어내며 궂은일을 도맡았다.
이 모습을 지켜본 추일승 감독은 “김진유가 코트에서 움직임이 많다. 신인들이 보통 화려한 플레이나 슛을 던지는 것을 좋아하는데, 볼 없는 움직임으로 팀에 기여하는 부분이 많다”고 흐뭇함을 드러냈다.
최승욱은 주전 선수들 부상이 많았던 탓에 1군리그 출전이 비교적 많았다. 2라운드까지 평균 8분 이상 출전했고, 3라운드에는 25분 이상 코트를 누비며 5.7득점 3.8리바운드 기록, 주전급 활약을 보였다. 추승균 감독은 “(최)승욱이가 팀과 비시즌을 함께 보내지 않은 상황에서 큰 힘이 되고 있다”며 그에 대한 든든함을 말하기도 했다.
+천기범·김진유·최승욱의 2016 D리그 기록+
천기범
D리그 1차 : 6G출전 16.3득점 4.7리바운드 3.7어시스트 2.2스틸
D리그 2차(플레이오프 포함) : 4G출전 13.8득점 5.3리바운드
정규리그 : 48G출전 1.4득점 0.8리바운드 1.1어시스트
김진유
D리그 1차 : 8G출전 10.6득점 5.9리바운드 3.6어시스트 2.6스틸
D리그 2차(플레이오프 포함) 11.5득점 7리바운드 3.5어시스트
정규리그 : 25G출전 2.3득점 1.6리바운드
최승욱
D리그 1차 : 4G출전 14.5득점 5리바운드 1.8어시스트
D리그 2차 : 1G출전 4득점 9리바운드 2스틸
정규리그 : 46G출전 3.5득점 2.4리바운드
▲ 경기력 점검한 형들
신인들은 물론 ‘이름 있는’ 형들도 D리그를 찾았다. SK 변기훈은 이번 시즌 2경기 연속으로 20+점을 올린 이후 상대의 집중 견제에 고민이 많았다. 자신감을 되찾고자 출전했던 D리그 무대에서 그는 모비스를 상대로 50점에 성공, D리그 통산 최다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당시 경기를 마친 변기훈은 “정규리그에서는 외국 선수들, (김)선형이 등 공격을 이끄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제한된 역할이 있다”며 “D리그에서 좀 더 다양한 공격 루트를 생각하며 경기에 임했다. 또 팀을 이끌어야 하기도 했고 새로운 기술을 시도해 볼 수 있는 무대이기에 도움이 됐다”며 경기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당시 변기훈의 활약에 힘입은 SK는 모비스와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123-115로 승리를 거뒀다. 이후 변기훈은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23득점 4리바운드 4스틸를 올리며 설욕전을 펼쳤다.
장재석은 D리그 1차대회를 주로 뛰었다. 연고지인 고양체육관 보조경기장에서 D리그가 열렸던 덕분에 D리그에서 경기력 점검을 알차게 한 선수 중 한명이다. 평균 13분간 출전하며 10.8득점 4.3리바운드, 필요한 순간 스코어러로 나서며 1차대회 팀 준우승에 기여했다. 올 시즌 장재석의 정규리그 평균 기록은 6.02득점 2.8리바운드.
모비스 이대성은 부상 이후 몸 상태 점검 차 D리그를 찾았다. 상무 소속으로 1차대회에 뛴 바 있지만, 전역 후 갑작스레 무릎 통증이 찾아와 복귀가 늦어진 것. D리그 2차대회서 모비스 소속으로 1경기에 출전했던 이대성은 33분 31초동안 32득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을 올렸다.
▲ 내일을 꿈꾸는 이들
선수라면 누구나 꽉찬 관중석, 자신을 향한 응원의 목소리로 가득 찬 경기장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듯이 경기에서 뛸 수 있는 선수는 5명, 엔트리 정원은 12명이다. 결국 벤치에 있거나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선수들이 있기 마련.
이들에게 D리그 무대는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무대이자 또 내일을 준비하는 곳이기도 하다. SK 김민섭은 1,2차 D리그에서 스코어러(성공누적순위 기준)로 거듭났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오리온에서 이적한 김민섭은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화끈한 득점력을 뽐내 주목을 받았지만, 동포지션에 테리코 화이트, 최준용 등의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어 시즌 종료까지 1군리그 엔트리에 이름올린 건 21번에 그쳤다.
삼성 김태형도 D리그를 뜨겁게 달군 스코어러다. 특히 2차대회 플레이오프에서 오리온을 상대로 26득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 또 전자랜드를 만나 12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 팀 우승을 이끈 MVP로 선정됐다.
전자랜드 차민석은 1차대회보다 2차대회에서 눈길을 끌었다. 1차대회서 19.6득점 7.8리바운드로 활약했지만, 팀 성적이 모비스와 공동 8위(2승 6패)에 그쳐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2차 대회에서는 2승 1패를 기록,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덕분에 평균 더블더블 기록(18.5득점 10.5리바운드)이 빛을 발하기도 했다.
차민석은 D리그 무대가 값지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더 피부로 느낀 선수 중 한명이다. 지난 시즌 KGC인삼공사에 있었던 그는 팀이 D리그에 불참했기에 경기를 뛸 수 있는 환경 조차 가지기가 쉽지 않았다. 비시즌에 전자랜드로 이적하며 1군리그에 부름을 받은 건 4경기에 그쳤지만, 선수로서 코트에 머무르는 시간은 늘었다.
차민석은 "오히려 몸 관리를 집중적으로 하니 더 건강해지는 느낌이다“며 D리그의 중요성을 말한 뒤 ”프로 선수로서는 D리그에 출전하는 것이 아쉬울 수 있지만, 준비하고 있으면 (1군리그 투입)기회는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섭·김태형·차민석의 2016 D리그 기록+
김민섭
D리그 1차 : 8G출전 19.8득점 8.1리바운드
D리그 2차 : 3G출전 25.3득점 7.7리바운드
김태형
D리그 1차 : 8G출전 19.8득점 3.4리바운드 1.9스틸
D리그 2차 : 5G출전(플레이오프 포함) 17.6득점 3.8리바운드 3.6어시스트
차민석
D리그 1차: 8G출전 19.6득점 7.8리바운드 2.1어시스트
D리그 2차 : 4G출전(플레이오프 포함) 18.5득점 10.5리바운드 1.8스틸
#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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