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곽현 기자] 사실 시즌 전만 해도 네이트 밀러(30, 187cm)에 대한 기대치는 상당히 높았다. 시즌 전 열린 아시아프로농구 챔피언십에서 밀러는 3경기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평균 19.3점 9.3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이란 출중한 기록을 뽐냈다. 밀러의 활약을 앞세워 모비스는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187cm로 키는 크지 않지만, 탄탄한 체격을 앞세운 돌파, 외곽슛, 수비 능력이 합격점을 받았다. 모비스로서는 양동근의 리딩 부담을 덜어주고 외곽공격을 이끌어줄 선수로 큰 기대를 모았다. 밀러는 시즌 전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로부터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밀러는 막상 시즌에 들어서면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 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동근의 부상과 함께 팀이 전체적으로 흔들렸고, 밀러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했다. 모비스는 대체선수로 영입한 마커스 블레이클리를 완전 교체할 고민까지 했다. 밀러로선 위기의 순간이었다.
밀러는 시즌 중반에 들어서 본 경기력을 찾아가는 듯 했지만, 기복이 있었다. 아직까지 유재학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 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밀러가 6강 플레이오프에서 팀의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동부와의 1차전에서 밀러는 19점 10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로 펄펄 날았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득점은 물론,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풋백 득점으로 동부의 골밑을 무너뜨렸다.
1일 열린 2차전에서도 밀러의 활약은 계속됐다. 날카로운 드라이브인 득점, 점프슛, 3점슛을 터뜨렸고, 동료들의 득점까지 도우며 맹활약을 펼쳤다. 4쿼터 승부의 쐐기를 박는 자유투도 그의 손에서 나왔다. 밀러는 이날 팀 최다인 22점에 8리바운드 5어시스트 4스틸로 활약했다.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기복 없는 모습을 보인 밀러는 팀의 확실한 해결사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유재학 감독은 “아직 더 봐야 한다. 시즌 전 기대했던 모습에 비하면 아직 부족하다”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하나 긍정적인 건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 시작할 때 밀러가 선수들을 불러놓고 얘기를 하는 걸 봤다. 그런 모습은 처음 봤다. 자신감이 생겨서 그런 건지…. 팀 분위기를 열심히 하자는 쪽으로 끌고 가는 거니까 긍정적이다. 밀러는 본인이 신나야 잘 하는 스타일이다”고 말했다. 리더로서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라는 것이다.
밀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플레이오프는 매우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최근 2경기가 만족스럽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규리그와는 달리 플레이오프에서 기복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밀러. 플레이오프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게 있냐는 질문을 했다.
“너무나 긴 시즌이었다. 여러 일들이 있었고, 여러 동료들을 만났다. 초반 부상도 있었고, 개인적인 일들도 있어서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최근에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고, 플레잉타임이 늘어났던 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그런 부분이 기복을 줄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밀러 말대로 초반 부상이 있었던 데다, 연이은 파트너 외국선수의 교체로 인해 적응에 어려움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처음 뛰는 한국 무대가 그리 호락호락하진 않았을 것이다.
밀러는 하프타임 때 동료들에게 무슨 얘기를 했냐는 질문에 “아직 20분이 남았고, 시작은 수비부터라고 했다. 수비에 대해 집중하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모비스는 2쿼터가 끝났을 때 10점을 뒤지고 있었지만, 3쿼터 역전에 성공, 4쿼터 승리를 굳혔다.
함께 인터뷰실에 들어온 이종현에 대한 질문도 던졌다. 이종현이 합류한 뒤 어떤 변화가 있는지 물었다.
“공격 쪽에서 얘기하자면 워낙 영리한 선수다. 빅맨이지만 나와서 슛을 던질 수 있고, 상대 빅맨을 끌고나올 수도 있다. 수비에선 블록타이밍이 워낙 좋다. 외곽에서 수비가 뚫려도 이종현이 뒤에 있어서 든든하다. 워낙 열심히 뛰고 늘 100%를 해주는 선수라 나나 팀 모두에 고맙다.”
모비스는 국내선수진은 리그 최고를 자랑한다. 여기에 외국선수들의 시너지효과만 더해진다면 우승 도전도 무리가 아니다. 밀러의 활약이 이대로만 이어진다면 모비스는 더욱 무서워질 수 있다.
#사진 – 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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