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지역방어와 크레익의 헌신, 그리고 라틀리프

박정훈 기자 / 기사승인 : 2017-04-12 0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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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박정훈 칼럼니스트] 삼성이 먼저 웃었다. 서울 삼성은 11일 고양 체육관에서 펼쳐진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78-61로 이겼다. 오리온 오데리언 바셋에게 슛을 주는 지역방어, 애런 헤인즈에 대한 마이클 크레익의 헌신적인 수비, 33득점 19리바운드를 올리며 골밑을 장악한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활약을 앞세워 원정에서 강적을 제압했다. 1차전을 이긴 삼성은 챔피언 결정전으로 가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 베이스라인에서 도와주는 함정수비


경기 초반 두 팀 모두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리온은 외곽슛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문태종(199cm)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하며 기회를 만들었지만 정재홍(180cm), 문태종 등이 던진 슛이 번번이 림을 외면했다. 반면 삼성은 턴오버가 문제였다. 김준일(201cm)과 김태술(180cm)의 실수가 나왔고, 리카르도 라틀리프(199cm)에 대한 베이스라인 도움수비를 파쇄 하는 과정에서도 턴오버가 발생했다. 두 팀은 경기 시작 3분여 동안 3점(오리온), 2점(삼성)밖에 넣지 못했다.

이후 두 팀의 밀고 당기기가 펼쳐졌다. 먼저 힘을 낸 팀은 삼성이었다. 오리온의 골밑 공격을 연속으로 막아낸 후 라틀리프의 풋백, 김준일의 속공 마무리 등으로 점수를 추가하며 8-5로 앞서갔다. 오리온은 바로 반격했다. 삼성 라틀리프의 포스트업을 이승현이 막고 베이스라인에서 도와주는 방법으로 저지한 후 애런 헤인즈(199cm)의 1대1 공격과 전정규(187cm)의 속공 마무리, 문태종의 돌파 등으로 점수를 쌓으며 1쿼터 6분 33초에 14-8로 앞서갔다.


▲ 바셋 vs 2-3지역방어


삼성은 경기 초반 3개의 턴오버를 범한 김태술을 빼고 주희정(180cm)을 넣었다. 그리고 임동섭(198cm)이 속공 상황에서 넣은 3점슛으로 득점 정체에서 벗어났다. 그러자 오리온은 헤인즈를 빼고 오데리언 바셋(185cm)을 투입했고 삼성은 2-3지역방어로 대응했다. 이 국지전의 승자는 삼성이었다. 바셋의 외곽슛이 계속 림을 외면하는 동안 라틀리프의 포스트업, 주희정의 3점슛으로 점수를 쌓았기 때문이다. 1쿼터는 16-16, 동점으로 끝났다.

두 팀은 2쿼터 시작과 함께 외국선수를 모두 투입했고 삼성은 1쿼터 후반에 꺼내든 지역방어를 유지했다. 오리온은 바셋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했지만 존을 깨지 못했다. 바셋이 던진 중거리슛 2개가 모두 림을 외면했고, 헤인즈는 외곽슛을 던지는 과정에서 트래블링을 범했다. 오리온의 득점은 정체됐고 삼성은 주희정의 돌파, 라틀리프의 풋백, 마이클 크레익(188cm)의 포스트업 등을 통해 페인트존에서 점수를 쌓으며 2쿼터 2분 35초에 22-16으로 앞서갔다.


▲ 헤인즈 vs 크레익


작전시간을 요청한 오리온은 바셋을 빼고 정재홍을 투입했다. 그러자 삼성은 수비를 대인방어로 바꿨다. 오리온의 에이스 헤인즈를 막는 선수는 크레익이었다. 크레익은 헌신적인 수비를 펼치며 기대에 부응했다. 오리온의 어려움은 계속됐고, 삼성은 주희정과 크레익의 신중한 경기 운영 속에 라틀리프의 중거리슛과 포스트업, 크레익의 커트인, 임동섭의 속공 3점슛 등으로 점수를 추가하며 2쿼터 4분 52초에 31-18로 차이를 벌렸다.

작전시간 이후 오리온은 바셋을 다시 투입했다. 그러자 삼성은 수비를 2-3지역방어로 바꿨다. 오리온은 바셋에게 외곽슛을 주는 상대의 존을 뚫지 못했다. 외곽슛에 자신감을 잃은 바셋은 장기인 돌파의 위력이 반감됐고, 헤인즈의 중거리 공격도 득점과 연결되지 않았다. 오리온의 득점 정체는 이어졌고, 삼성은 크레익과 라틀리프가 착실하게 페인트존에서 점수를 쌓으며 차이를 벌렸다. 2쿼터 8분 20초, 삼성이 38-22로 앞서갔다.

오리온은 상대의 지역방어에 무장이 해제된 바셋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그러자 삼성은 수비를 대인방어로 바꿨다. 오리온은 삼성의 다운 수비를 상대로 정재홍이 주도하는 2대2 공격을 통해 득점을 노렸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오리온은 헤인즈의 중거리슛으로 힘겹게 점수를 쌓았고, 삼성은 교체 투입된 이동엽(193cm)이 코너를 선점한 후 올린 연속 득점으로 차이를 벌렸다. 삼성이 43-24로 앞서며 전반전이 끝났다.

▲ 오리온이 넘지 못한 벽

3쿼터 초반 오리온이 힘을 냈다. 바셋을 벤치에 두고 3쿼터를 시작한 오리온은 라틀리프에 대한 함정수비를 펼치며 삼성의 공격 성공률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이승현, 문태종, 헤인즈의 연속 3점슛과 헤인즈가 마무리한 속공을 통해 쉴 새 없이 점수를 추가했다. 3쿼터 3분 8초, 오리온은 35-47, 12점차로 추격했다.

이후 오리온은 또다시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헤인즈는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는 삼성 크레익의 밀착수비에 고전했다. 큰 경기에 강한 ‘KBL 대표 타짜’ 문태종 역시 삼성 이동엽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간판 공격수들이 막힌 오리온은 약 6분여 동안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삼성은 라틀리프가 마무리하는 속공, 주희정과 크레익의 신중한 경기 운영 속에 라틀리프가 골밑을 공략하는 하프 코트 공격으로 계속 점수를 쌓으며 61-36으로 3쿼터를 끝냈다.

오리온은 4쿼터 시작과 함께 헤인즈 대신 바셋을 투입했다. 이에 삼성은 바셋이 나오면 지역방어를 펼쳤던 전반전과 다르게 대인방어를 계속 유지했다. 오리온도 1~3쿼터와 달리 삼성 라틀리프에 대한 함정수비를 펼치지 않았다. 삼성은 라틀리프의 포스트업, 임동섭의 3점슛으로 득점을 이어갔다. 그리고 경기 종료 7분 3초 전, 라틀리프의 포스트업 3점 플레이를 통해 71-38, 33점차로 달아나며 승부를 일찍 결정지었다.


▲ 지역방어와 크레익의 헌신 & 라틀리프의 골밑 장악

삼성은 2-3쿼터 오리온에게 20점만 내주는 압도적인 수비력을 선보였다. 비결은 오리온 외국선수 구성에 따른 맞춤형 수비에 있었다. 바셋이 나오면 2-3지역방어를 펼쳤고, 헤인즈만 뛸 경우에는 크레익이 전담 수비수로 나섰다. 효과는 정말 대단했다. 정규리그 54경기에서 3점슛 성공률 37%로 리그 1위를 기록한 오리온의 외곽포를 완벽히 봉쇄한 것이다. 이날 오리온은 삼성의 지역방어를 끝까지 격파하지 못하면서 3점슛 성공률이 22%(6/27)에 머물렀다.

경기가 끝난 후 삼성 이상민 감독은 “지역방어는 3점슛을 허용할 수밖에 없는 수비다. 크레익, 문태영이 느슨해져서 그동안 잘 안 썼다. 하지만 오늘은 지역방어를 펼쳐서 3점슛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의도한 대로 잘 서줬다.”며 지역방어를 승인으로 꼽았다. 그리고 크레익에 대해 “슈팅가드 역할도 충실히 해줬고, 헤인즈 수비를 잘해준 것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덧붙이며 공, 수에서 신중하고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친 크레익을 칭찬했다.

2차전은 13일 저녁 7시, 고양실내체육관에서 계속된다.

# 사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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