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안양/손대범 기자] '밀러 타임'은 더 이상 흐르지 않았다. 2016-2017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24.0득점 10.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소속팀 울산 모비스의 3-0 스윕을 주도했던 네이트 밀러가 4강시리즈에서는 연일 침묵하고 있다.
10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1차전에서 13점(야투 20개 중 6개 성공)에 그친데 이어 73-82로 패한 2차전에서는 9점만을 기록했다. 33분 15초를 뛰는 동안 16개의 슛을 시도해 12개를 놓쳤다. 성공률은 겨우 25%. 그나마 리바운드 15개(공격 5개) 2스틸로 종횡무진 뛰었지만 득점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영양력이 떨어졌다.
분위기를 주도했던 6강과는 영 다른 모습이다. 그렇다면 과연 밀러가 못하는 것일까, 상대팀 KGC가 잘 하고 있는 것일까.
정답은 '둘 다'이다. 유재학 감독은 2차전 경기에 앞서 "상대가 수비를 잘 한 것"이라 말했다.
실제로 밀러는 공격에서 큰 힘이 되지 못했다. 매치업 상대인 양희종이나 문성곤이 쉽게 길을 터주지 않았다. 특히 4쿼터 문성곤은 밀러와의 매치업에서 점수를 안 내주는데 성공했다.
경기 후 문성곤은 "1차전에서 나와 매치될 때 점수를 좀 내주었다. 경기 끝나고 (양)희종이 형이나 (강)병현 이 형이 '네가 힘에서 밀리면 팔을 쓰는 경향이 있으니, 팔을 들고 같이 부딪치면서 수비하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형들이 '힘에서 네가 안 밀린다'라고 격려해준 덕분"이라며 비결(?)을 설명했다.
양희종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힘이 정말 좋은 선수다. 그래서 경기 중에 부딪칠 때면 온 힘을 다해야 한다. 힘을 주고 있어야 한다. 힘에서 안 밀리면 나도 빠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쪽에 포커스를 두었다."
그러나 밀러가 자멸한 부분도 있었다.
3쿼터. 유재학 감독은 볼 데드 상황에서 밀러에게 한 가지 주문사항을 전달했다. 시야를 넓게 보라는 의미였다.
이는 이번 시리즈들어 유재학 감독이 밀러에게 가장 많이 강조한 부분이기도 했다.
"1차전 아침에도 이야기했고, 1차전이 끝나고도 이야기했다. 비디오를 한 번 봐라. 상황이 어떤지." 유 감독이 말한 1차전 상황은 4쿼터다. 무리하게 플레이하다 실책을 범했다.
유 감독은 "KGC는 밀러가 돌파하면 수비가 많이 몰리는 스타일이다. 이때 빼주면 오픈찬스다. 자유투 라인 부근에 가기 전에 패스를 할 지, 무엇을 할 지 결정해라"라고 주문 내용을 설명했다.
그러나 밀러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어시스트 5개를 기록하긴 했지만 끄는 시간이 길었다. 설상가상으로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으로 계속 궁시렁대며 경기에 집중하지 못했다. 보다 못한 유재학 감독이 항의는 그만하라는 제스처를 전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전준범 마저 드리블이 길어지면서 3쿼터에 순식간에 흐름을 내주었다. 모비스가 13점에 그친 사이 KGC는 25점을 적립하며 멀리 달아났다. 사실상 승부가 기우는 시점이었다. 가뜩이나 높이가 약한 모비스는 공격에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무너졌다. 수비 리바운드도 거푸 내주었다. 유재학 감독은 "흥이 살아나야 할 때 실수가 나왔다"라며 아쉬워했다.
이제 14일 울산동천체육관(오후 8시)으로 돌아가는 모비스에게 남은 기회는 1번뿐이다. 확률상으로는 대단히 희박하다. 역대 4강 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을 이긴 팀이 챔프전에 오를 확률은 100%였다. 19번 모두 그랬다.
과연 모비스는 3차전을 잡고 기사회생할 수 있을까. 안양에서 멈춘 '밀러타임'이 다시 째깍째깍 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진=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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