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호민 미국통신원] NBA 플레이오프를 앞둔 정규시즌의 마지막 주간이었던 지난 일주일 동안 여러 의미로 극과 극에 위치해 있는 두 팀의 홈코트를 찾아가게 되었다.
가장 많은 NBA 프로 농구팀을 보유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 (레이커스, 클리퍼스, 킹스, 워리어스) 중 북부지방(NorCal 또는 Nocal로 불리운다) 오클랜드(Oakland)와 새크라멘토(Sacramento)에 연고를 두고 있는 워리어스와 킹스는 당장 2016-2017 정규시즌 성적부터 시작해서 경영진의 능력, 선수 구성원 등 모든 부분에 있어서 ‘빈부격차’를 드러냈다.
다만, 2018-2019시즌부터 오클랜드에서 샌프랜시스코로 이전을 앞두고 있는 오클랜드의 오라클 아레나(Oracle Arena)의 아기자기하지만 낡은 시설은 올 시즌부터 데뷔한 골든 원 센터(Golden 1 Center)의 최신 시설 앞에서 명함을 내밀 수 없었다.

뜨거운 열기의 오라클 아레나
물론 워리어스 홈팬들의 절대적이고 열광적인 지지만큼은 NBA 경기장 치고는 작은 규모를 부끄럽지 않게 했지만 말이다. 오히려 지난달에 한창 전미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던 대학농구 토너먼트인 ‘March Madness’에서만 맛볼 수 있는 뜨거운 열정의 대학농구 현장에 와 있는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켰다.
정규시즌을 마무리 짓는 홈 3연전은 앞두고 이미 2위 샌안토니오와 5경기 앞서고 있어서 플레이오프 시드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경기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워리어스를 응원하는 홈팬들은 경기를 30분 앞두고 있는 이른 시각에도 자리를 빼곡하게 채우고 있었다.
1쿼터가 지나도 빈자리가 가득한 여느 팀과는 다른 색다른 모습이었다. 홈 3연전의 첫 경기였던 뉴올리언스 펠리컨스는 특히나 에이스 케빈 듀랜트가 오랜 부상으로부터 복귀를 하는 경기여서 그런지 팬들의 기대심을 더욱 증폭시켰는데, 1쿼터가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KD가 베이스라인에서 호쾌한 덩크를 내리꽂자 듀랜트의 부상으로 인한 근심과 의구심이 순식간에 해소되었는지 엄청난 함성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 뿐 아니라 듀랜트가 공을 잡기만 하면 팬들은 환호를 해주었는데, 듀랜트의 입장에서는 이적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새로운 스타에 대한 특별한 예우를 해주었다.

신축 경기장에서 2018-2019시즌부터 새롭게 경기를 뛰게 되어 모든 문제가 해결되겠지만 이와 같이 열성적인 팬들을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는 협소한 공간은 경기장 체험을 방해해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예를 들면 인기에 비하면 너무나도 작은 공식 팀 스토어에 입장을 하기 위해서는 줄을 15분 정도 서야했고, 들어가서도 편안하게 고르기에는 시간에 쫓기는 느낌은 썩 쾌적하지 않았다. 식음료 옵션도 제한되어있고 줄을 길게 늘어서있어 경기장 내부를 걸어 다니는 팬들의 통행과 동선이 겹치는 부분 또한 불편했지만, 팀의 뛰어난 성적 때문에 팬들은 이마저도 하나의 체험거리로 여기는듯했다.
새크라멘토 팬들 "졌지만 미래를 기대해!"
2006년을 마지막으로 플레이오프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새크라멘토도 오라클 아레나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성적대비 열정만큼은 그 어떤 팀 부럽지 않았다. 아코 아레나(ARCO Arena) 시절 엄청난 소음으로 상대편을 위축 들게 했던 ‘Cowbell 응원’은 비록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식지 않은 팀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팀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도 한줄 소개를 “NBA에서 응원소리가 가장 큰 팬들의 본거지(Home to NBA's LOUDEST Fans)”라고 소개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공간이 제한되어 울림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오라클 아레나와 정반대로 최신식으로 지어 탁 트인 넓은 공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함성소리를 골든 원 센터에서 들을 수 있었다. 새크라멘토 역시나 플레이오프 진출 무산이 일찍이 확정되어 아무것도 걸린 것이 없는 정규시즌의 마지막 홈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팬 성원 감사제 (Sixth Man Appreciation Night)를 멋드러지게 꾸미며 십수년째 의리를 지키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고대하고 있는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했다.

가장 최근에 지어진 골든원 센터(Golden One Center)는 엄청난 규모와 가장 현대적인 구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어서 내심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실제로 방문을 해보니 소문으로 듣던 바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팀의 오너 중에서도 유독 로스터 관련 결정에 개입을 많이 하고 통일된 의사결정절차를 확립하지 못해서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새크라멘토 킹스의 비벡 라나디베(Vivek Ranadive)이지만, 오클라호마씨티에 팀을 빼앗긴 시애틀 슈퍼소닉스의 악몽으로부터 새크라멘토를 구원해냈을 뿐 아니라 (킹스는 신축구장 건설 문제 때문에 연고지를 이전당하기 직전까지 갔었다), 새크라멘토 시정부(새크라멘토 시장이자 전 피닉스 선즈 소속의 에이스 포인트 가드 케빈 존슨 역시도 큰 지지자가 되어주었고 이날 4월 11일 선즈와의 마지막 홈경기를 참관했다)와 협력하여 다운타운 지역에 세련되고 미래지향적인 스타디움을 건설하고 팀을 지켜낸 사실은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경기장이었다.
세련된 네온 간판 싸인과 모던한 감각으로 디자인으로 꾸며낸 푸드코트와 팬들이 걸어 다니기에 편안한 탁 트인 넓은 통로 역시도 쾌적한 경기장 체험을 만끽할 수 있도록 도왔다.
경기장의 하드웨어뿐만이 아니라 팬들과 소통을 하고 추억을 공유하려고 고민한 흔적 또한 엿보였는데, 구단의 경영진에 참여하고 있는 블라디 디바치(Vlade Divac)와 페자 스토야코비치(Peja Stojakovic) 외에도 새크라멘토 홈팬들에게는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1990년대후반과 2000년대 초반 황금기의 역전의 용사들이 경기장 곳곳에 자리 잡으며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다.

코비 브라이언트의 전담 마크맨이었던 덕 크리스티(Doug Christie)와 득점력이 뛰어났던 식스맨 바비 잭슨(Bobby Jackson)은 팬들과 지난 한 시즌을 되돌아보며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심지어는 모두의 비웃음을 샀던 드마커스 커즌스(DeMarcus Cousins) 트레이드마저 생각보다는 괜찮은 패키지를 돌려받았다는 방향으로 재조명되고 있었다.
몇 년 동안 바닥을 친 팀의 도약을 드디어 바라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팬들에게 주고 있었던 것이다.
2015년에 지명한 윌리 컬리-스타인(Willie Cauley-Stein), 2016년에 지명한 라비시에(Skal Labissiere)도 최근에 잠재력을 서서히 보이고 있었고, 최근 ‘최저가 보급형’로 거듭나고 있는 버디 힐드도 뉴올리언스에서의 부진을 털고 새크라멘토에서 편안함을 느끼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며 기대감을 증폭시키켜 주었다.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에 힘을 입어서인지 이날 힐드는 생애 최고인 30득점을, 타이 로슨은 생애 첫 트리플 더블 (22득점 11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선즈를 129-104로 제압하며 기분 좋게 새 홈구장에서의 첫 시즌에 마침표를 찍었다.

로빈 할머니와의 만남
팀 스토어를 구경하고 있는데 킹스 팀원들의 싸인이 족히 30개는 넘게 적힌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인터뷰를 부탁했는데, 17시즌째 시즌권을 갱신하고 있다는 피아노 선생님 로빈 할머니(로빈 할머니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경말씀을 재미있게 패러디한 본인의 트위터 핸들 ‘LoveThyKings’를 홍보하며 널리 알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는 앞서 언급한 킹스 홈팬들의 기대심리를 명쾌하게 정리해주었다.
이번 시즌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요약을 부탁하자 로빈 할머니는 성공으로는 아코 아레나의 낙후된 시설을 뒤로하고 새로운 구장에서 시즌을 맞이한 점을 예로 들었고 실패로는 플레이오프 진출 무산을 들었다. 올 시즌 최고의 화제가 된 드마커스 커즌스 트레이드에 대해서는 “커즌스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지만 트레이드 이후에 잠재력이 뛰어난 어린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어서 좋았고, 성장을 지켜보는 것이 흐뭇하다”며, “커즌스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지만 팀이 오히려 하나가 되어 수비를 열심히 하고 전에 없던 결집력을 보여주어서 흡족하며 다음 시즌이 기대된다”고 팀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이는 비단 로빈 할머니뿐만이 아니라 이날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경기의 승리를 함께한 다수의 충성심 높은 킹스 팬들이 공유하고 있는 감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골든 스테이트와 새크라멘토의 지난 20년
자세히 분석을 해보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지난 다섯 시즌을 제외하고는 워리어스는 지금의 킹스와는 별반 다를바 없는 ‘만년 플레이오프 도전자’의 지위에 있었다. 최근 ‘잃어버린 10년’을 보낸 킹스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지만 골든 스테이트도 스테픈 커리(Stephen Curry)와 클레이 탐슨(Klay Thompson)을 2009년과 2011년에 드래프트하는 대박을 터뜨리고 안드레 이궈달라(Andre Iguodala)와 션 리빙스턴(Shaun Livingston)과 같은 뛰어난 베테랑을 영입하기 이전에는 한참동안을 헤매었다. 1990년대와 2000년대의 워리어스는 실험적이고 항상 신선했지만 어쩌다 한번씩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정도의 중하위권 팀이었다. 가드와 스윙맨 포지션에 걸출한 선수들은 차고 넘쳤지만 빅맨 부재로 늘 좌절했었던 워리어스였는데 (물론 돈 넬슨 감독이 90년대 초에 일찍이 크리스 웨버를 센터로 기용을 하면서 스몰볼을 추구하려고 했으나 선수의 거부반응으로 실패로 돌아갔다), 오히려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최소화하며 3점슛과 속공 능력이 뛰어난 스윙맨들이 득실거리는 죽음의 라인업 (lineup of death)으로 2014-2015시즌에 꿈에 그리던 오브라이언 트로피를 다시금 거머쥐게 된다.

골든 스테이트와 새크라멘토 두 구단은 90년대초에 가장 주목을 끌었던 트레이드 중 하나의 파트너로서의 인연 또한 지니고 있는데, 속공 공격 농구의 한계를 체감한 골든 스테이트의 수뇌부가 미치 리치몬드를 빌리 오웬스(Billy Owens)과 트레이드하며 리치몬드는 킹스의 암울한 90년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리치몬드를 내주면서 워싱턴(당시 불렛츠)으로부터 받은 크리스 웨버가 제이슨 윌리엄스(Jason Williams), 블라디 디바치(Vlade Divac), 페자 스토야코비치(Pedrag Stojakovic), 덕 크리스티(Doug Christie)등과 함께 무시무시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키게 된다. 화려했지만 불안정했던 제이슨 윌리엄스를 안정적이며 클러치 능력까지 장착한 마이크 비비와 트레이드하며 터보 엔진을 달게 되는데 2002년에는 천하무적이었던 샤킬 오닐(Shaquille O'Neal)과 한창 1차 전성기에 접어들고 있던 코비를 상대로 7차전까지 끌고 가며 역대 최고급의 서부 컨퍼런스 결승 명승부를 선사했다. 당장은 워리어스가 절대강자로 보이고 대적하기가 어려워보이지만 워리어스가 단기간의 현명한 선택들을 결집시켜 성공을 이루어냈듯 킹스 또한 최근의 부진을 극복하고 다가오는 드래프트부터 시작해서 상승곡선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자.
#사진=이호민 통신원, 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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