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PO] 오리온 반전 해법, 대화에서 찾았다

손대범 기자 / 기사승인 : 2017-04-18 12: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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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손대범 기자] 대화가 늘자 게임이 잘 풀렸다. 팀워크가 생기자 여유가 생기고, 확신이 들었다. 고양 오리온 이야기다. 오리온은 17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을 승리,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외국선수 오데리언 바셋이 사실상 잉여전력이 되고, 김동욱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는 가운데서 이룬 성과다. 그 성과 뒤에는 선수들의 '믿음'이 있었다.

1~2차전과 비교해 3~4차전에서는 선수들끼리 모여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자주 포착되었다. 누구 한 명 할 것 없이 데드타임이 되면 서로 부족한 점, 필요한 점을 이야기하면서 다음을 준비했다. 그렇게 해서 플레이가 완성되면 벤치에서 환호가 나왔다. 코트 안팎에서의 리액션이 좋아진 것이다.

이는 모든 감독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장면이다. 분야(?)는 다르지만,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역시 시즌 준비 과정에서 임근배 감독이 가장 중요시했던 부분 중 하나가 '대화'였다. 연습경기를 치르면서도 선수들에게 "자유투를 던질 때와 같이 시간이 멈춰있을 때 너희들끼리 잘 된 부분, 안 된 부분 체크하고 풀어가보라"고 몇 차례 말했다.

삼성에서도 라틀리프가 솔선수범하자 분위기가 좋아진 적이 있었다. 이상민 감독은 전자랜드 시리즈 중 라틀리프가 한 말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라틀리프가 선수들에게 그러더라. '걱정마, 내가 리바운드 다 잡아줄 테니 던져'라고. 그때 팀 워크가 올라왔다는 것을 느꼈다.“

최고참 주희정도 “그렇게 경기 중에 모인다는 것 자체가 기 싸움이자 분위기 싸움이다. 상대에게 우리 팀워크를 보여주는 부분이고, 다시 단단해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은 1~2차전에 비해 3~4차전에서 이런 장면을 자주 볼 수 없었다.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반면 오리온에서는 허일영이 실천에 나섰다. "(이)승현이, (최)진수, (장)재석이 등과 뛰면 내가 선배이니까 감독님께서 얘기도 많이 하라고 하셨다. 소리 칠 때 치고, 잘할 때는 잘했다고 하라고 하셔서 후배들한테 얘기를 많이 하려고 한다."

3차전 승리 후 그는 "1~2차전에는 본인들이 뭔가 보여주려는 농구를 하다 보니 잘 안 됐다. 이제는 (지면) 내일이 없다. 득점을 많이 해봐야 지면 끝이니 서로를 믿자고 강조한 것이 잘 됐다. 코트에서 이야기를 더 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애런 헤인즈나 이승현도 마찬가지. 4차전에서는 이승현이 바셋에게 무언가를 설명하려는 장면이 보였다. 그러나 바셋이 빨리 알아듣지 못하자 급기야 통역까지 대동해 헤인즈, 바셋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이승현은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나를 막고 있기 때문에 2대2 플레이를 통해 파생되는 기회를 노리자고 했다. 수비에서는 내가 라틀리프를 밀어낼 테니 헤인즈와 바셋이 리바운드를 더 잡아달라고 부탁했다"라고 전했다.

계속된 토킹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허일영은 "(김)동욱이 형 공백을 기다리기보다는 외적으로 파이팅있게 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애런 헤인즈 역시 "모두가 하나가 되어있다. 다같이 로테이트 잘 하고, 모두가 이야기하면서 수비부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분위기를 설명했다.

선수들은 바셋에 대해서도 '믿고 기다리겠다'는 입장이었다. 이승현은 "바셋이 스스로 극복해야 할 문제다. 격려해주는 수밖에 없다. 선수가 좋았다, 나빴다 할 수밖에 없다. 나도 1~4차전 동안 계속 그랬다. 곧 살아날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고, 헤인즈 역시 "어떻게 하면 다같이 잘 할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추일승 감독은 지난 시즌의 경험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2번 져도 밀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큰 경기 경험 덕분인 것 같다. 어쩌면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건지도 모르겠지만(웃음), 선수들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5차전 역시 이러한 자신감과 토킹이 중요하다.

추일승 감독은 "경기 주도권을 누가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 심리적인 부분이 중요하다"라며, "사실 나는 5차전까지 가서 재미를 본 적이 없다. 나부터 평정심을 갖고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승현은 "1~2차전을 진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확률이 0%라는 기사를 본 것 같다. 그 기사를 보고 한번 깨보고 싶었다. 고양에서의 패배를 만회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과연 오리온이 1,2차전 패배를 극복하고 고양에서 축포를 쏘아올릴 지 궁금하다. 5차전은 1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다.

#사진=점프볼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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