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삼성, 함정을 뚫고 챔프전으로 향하다

박정훈 기자 / 기사승인 : 2017-04-20 01: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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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박정훈 칼럼니스트] 서울 삼성은 19일 고양체육관에서 펼쳐진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5차전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91-84로 이겼다. 오리온의 계속되는 함정수비를 상대로 공격 리바운드(17개)와 페인트존 득점(54점)에서 두각을 나타낸 막강한 높이를 앞세워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4강 PO를 통과한 삼성은 22일부터 정규리그 우승팀 안양 KGC인삼공사와 우승컵을 놓고 다투게 된다.


▲ 공격 리바운드와 페인트존 득점
경기 초반 삼성은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다. 리카르도 라틀리프(199cm)의 골밑 공격이 상대의 베이스라인 함정수비에 막히면서 공격 리바운드를 통해 힘겹게 득점을 이어갔다. 반면 오리온은 공격이 잘 풀렸다. 애런 헤인즈(199cm)가 1대1 공격을 시도하며 득점을 이끌었고, 신인 장신 가드 김진유(188cm)는 포스트업과 속공 마무리를 통해 연속 득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1쿼터 5분 2초, 오리온이 10-6으로 앞서갔다.


삼성은 바로 반격했다. 문태영(194cm)-라틀리프의 하이-로 게임을 통해 득점을 재개했고, 공격 리바운드를 장악하며 기회를 이어갔다. 김준일(203cm)과 라틀리프가 호흡을 맞춘 하이-로 게임에 의한 3점 플레이도 나왔다. 높이의 우위를 살리는 방법으로 점수를 쌓은 것이다. 반면 오리온은 주춤했다. 헤인즈의 안쪽 공략에서 파생된 외곽 공격을 펼쳤지만 이승현(197cm)과 김진유의 슛이 차례로 림을 외면했다. 1쿼터 7분 24초, 삼성이 13-10으로 앞서갔다.


1쿼터 후반 두 팀은 나란히 단신 외국선수를 투입했다. 선수 구성에 변화를 줬지만 오리온의 어려움은 계속됐다. 문태종(199cm)이 주도하는 2대2 공격이 잘 되지 않았고 오데리언 바셋(185cm)의 포스트업도 무위에 그쳤다.


반면 삼성은 마이클 크레익(188cm) 중심의 공격을 통해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크레익은 오리온의 스위치 디펜스를 상대로 포스트업을 통해 득점과 도움을 차례로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했고, 비어있는 골밑을 파고드는 김태술(180cm)의 움직임도 좋았다. 삼성이 17-11로 앞서며 1쿼터가 끝났다. 삼성은 1쿼터에 공격 리바운드 8개를 걷어냈고, 17점 중 16점을 페인트존에서 만들어내며 골밑 높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 외국인 빅맨 vs 장신 포워드
오리온은 허일영(195cm)의 커트인 득점을 통해 2쿼터의 포문을 먼저 열었다. 그리고 부상에서 돌아온 김동욱(194cm)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김동욱은 헤인즈와 합작한 픽&롤을 통해 삼성 크레익의 3번째 반칙을 유도했고, 돌파 이후 내-외곽으로 패스를 뿌리며 연속 도움을 기록했다. 삼성은 크레익의 포스트업에서 파생되는 공격으로 맞섰지만 실수가 나오면서 득점이 주춤했다. 2쿼터 2분 38초, 오리온이 22-21로 경기를 뒤집었다.


삼성은 작전시간 이후 크레익에게 공을 집중시켰고 오리온은 바꿔막기와 함정수비로 대항했다. 이 국지전의 승자는 삼성이었다. 크레익은 포스트업을 시도하며 상대의 도움수비를 유도했고, 문태영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비어있는 골밑으로 파고들었다. 상당히 잘 훈련된 함정수비 파쇄법이었다. 여기에 라틀리프가 공격 리바운드를 장악하고 임동섭(198cm)의 3점슛이 터지면서 삼성은 2쿼터 4분 52초에 30-22로 차이를 벌렸다.


오리온은 수비, 공격에 변화를 주며 반격에 나섰다. 수비는 삼성 김태술을 막는 헤인즈가 골밑쪽으로 처지며 페인트존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는 작전을 들고 나왔다. 공격에서는 이승현이 수비력이 약한 삼성 포워드(문태영, 임동섭)을 상대로 계속 포스트업을 시도했다. 결과는 좋았다. 수비와 공격 모두 잘 이뤄진 것이다. 오리온은 2쿼터 6분 14초에 26-30으로 추격했다.


이후 두 팀은 점수를 잘 주고받았다. 삼성은 라틀리프의 골밑 공략을 통해 득점을 올렸다. 라틀리프는 포스트업에 이은 피딩으로 김태술의 커트인 득점을 도왔고, 공격 리바운드와 빠른 공격 마무리를 통해 직접 득점을 올렸다. 오리온은 능력 있는 포워드들을 앞세워 대항했다. 헤인즈와 이승현은 1대1 공격을 차례로 성공시켰고, 김동욱은 속공을 마무리하며 힘을 보탰다. 2쿼터 종료 50초 전, 삼성의 4점차 리드(36-32)가 계속됐다.


2쿼터 막판 두 팀은 상반된 경기력을 선보였다. 삼성의 마무리는 훌륭했다. 크레익이 포스트업을 시도하며 상대 도움수비를 유도한 후, 정확한 크로스 패스를 통해 반대편 골밑에서 점수를 만드는 과정이 아주 매끄러웠다. 문태영은 포스트업을 하는 과정에서 자유투를 얻어내며 힘을 보탰다. 반면 오리온의 마무리는 아쉬웠다. 헤인즈가 삼성 크레익의 수비를 상대로 1대1 공격을 하는 과정에서 턴오버를 범했기 때문이다. 삼성이 40-32로 앞서며 전반전이 끝났다.



▲ 김동욱의 포스트업
3쿼터 초반 삼성은 공격이 잘 풀렸다. 크레익은 포스트업을 시도하며 상대의 도움수비를 유도했고, 문태영은 비어있는 골밑을 파고들며 연속 득점을 올렸다. 라틀리프의 중거리슛, 김태술의 킥아웃 패스를 받은 크레익의 버저비터 3점슛도 성공됐다. 반면 오리온은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헤인즈의 야투가 계속 림을 외면하면서 정재홍(180cm)의 외곽슛을 통해 힘겹게 득점을 이어갔다. 3쿼터 3분 8초, 삼성이 49-37로 차이를 벌렸다.


오리온은 정재홍을 앞세워 반격했다. 정재홍은 돌파에 이은 룸서비스 패스로 장재석(203cm)의 골밑 득점을 도왔고, 영리한 수비를 선보이며 가로채기를 기록했다. 여기에 헤인즈가 팁인 득점으로 힘을 보탠 오리온은 3쿼터 4분 38초에 43-50, 7점차로 추격했다.


삼성은 작전시간을 통해 전열을 재정비했다. 그리고 외곽 공격을 통해 다시 상승세를 탔다. 주희정(180cm)의 3점슛이 터졌고, 주희정의 킥아웃 패스를 받은 김준일의 3점슛도 성공됐다. 크레익이 전개하고 라틀리프가 마무리한 속공도 득점으로 연결됐다. 3쿼터 5분 51초, 삼성이 58-45로 차이를 벌렸다.


오리온은 작전시간을 요청하며 삼성의 상승세를 끊으려 했다. 그리고 김동욱을 앞세워 추격전을 펼쳤다. 김동욱은 자신을 막는 삼성 이동엽(193cm)을 상대로 계속 포스트업을 시도한 후 외곽에 있는 동료들에게 공을 전달하며 헤인즈와 이승현의 3점슛 성공을 도왔다. 헤인즈와 정재홍은 공격 제한 시간에 쫓기는 상황에서 1대1 공격을 통해 득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오리온은 3쿼터 종료 37초를 남기고 59-64, 5점차로 추격했다.






▲ 함정수비를 공략하는 문태영
오리온의 상승세는 4쿼터에도 이어졌다. 공격에서는 헤인즈가 맹위를 떨쳤다. 삼성 김준일의 수비를 상대로 빠른 발을 자랑하며 돌파를 통해 연속 득점을 올렸고, 속공 상황에서도 점수를 만들어냈다. 수비에서는 삼성의 골밑 공격을 잘 막아냈다. 편하게 바꿔 막는 장신 포워드 군단의 높이를 앞세워 상대의 엔트리 패스를 저지했고, 이승현은 삼성 라틀리프와 전투적인 몸싸움을 펼치며 좋은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4쿼터 1분 32초, 오리온이 65-67로 추격했다.


삼성은 작전시간을 요청한 후 오리온 헤인즈를 막는 선수를 김준일에서 라틀리프로 바꿨다. 그러자 오리온은 헤인즈 대신 삼성 임동섭이 막는 김동욱에게 공을 집중시켰다.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김동욱이 포스트업을 통해 연속 득점을 올렸기 때문이다. 4쿼터 2분 57초, 오리온이 69-67로 경기를 뒤집었다.


역전을 허용한 삼성은 반격에 나섰다. 라틀리프는 계속되는 함정수비를 상대로 공을 잘 지켜냈고, 문태영은 비어있는 골밑을 향해 돌진하며 연속 6점을 몰아넣었다. 오리온 이승현은 4쿼터 4분 46초에 문태영의 돌파를 막는 과정에서 5번째 반칙을 범하며 코트를 떠났다. 기세가 오른 삼성은 라틀리프의 포스트업에서 파생된 김태술의 골밑슛으로 점수를 추가하며 경기 종료 4분 37초를 남기고 75-72로 앞서갔다.


오리온은 작전시간을 통해 전열을 재정비한 후 반격에 나섰다. 선봉장은 이승현 대신 투입된 장재석이었다. 장재석은 헤인즈가 넣어준 룸서비스 패스를 골밑 득점으로 잘 연결했고, 김동욱의 포스트업에 이은 야투 실패를 팁인 득점으로 커버해줬다. 오리온은 경기 종료 2분 33초를 남기고 77-78, 1점차로 추격했다.


위기 상황에서 삼성의 주장과 기둥, 야전사령관이 힘을 냈다. 문태영은 오리온의 앞선 높이에 밀려 골밑의 라틀리프에게 공을 투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감한 돌파를 통해 연속 득점을 올렸다. 라틀리프는 오리온 헤인즈의 돌파 득점을 저지하며 자신에게 에이스 수비를 맡긴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태술은 상대의 수비가 페인트존에 집중된 상황에서 천금 같은 3점슛을 성공시켰다. 삼성은 경기 종료 55초 전 85-78, 7점차로 달아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 함정을 뚫어 낸 높이
삼성은 혈투를 승리로 마무리하며 챔프전에 진출했다. 이날 삼성은 상대의 골밑 함정수비를 잘 공략했다. 라틀리프 또는 크레익에게 수비가 집중된 상황에서 문태영, 김태술 등이 비어있는 골밑을 잘 파고 들었다. 그리고 17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걷어내며 바꿔막기와 함정수비로 인해 정상 매치업이 흐트러진 상대의 약점을 잘 공략했다. 그 결과 페인트존 득점(54>36)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며 승리를 따냈다.


경기가 끝난 후 삼성 이상민 감독은 “선수들이 굉장히 힘든 플레이오프를 치른 것 같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긴 시리즈인데 극복하고 챔프전에 온 것을 칭찬해주고 싶다. 18명의 선수들 모두 도와줘서 고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4쿼터 막판 결정적인 3점슛을 넣은 김태술에 대해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제대로 된 모습을 못 보여줬는데, 그것을 털고 오늘 자신만의 농구를 보여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사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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