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곽현 기자] 휠체어농구부터 동계스포츠까지. 종목을 넘나들며 활약하는 이가 있다. 바로 휠체어농구선수 원유민(29)이다.
캐나다 교포 출신인 그는 현재 휠체어농구팀 제주특별자치도 소속으로 농구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국가대표를 목표로 훈련 중이기도 하다. 장애인종목 만능스포츠맨으로 통하는 원유민을 만나보았다.
원유민은 지난 20일 제주특별자치도 소속으로 홀트전국휠체어농구대회에 참가했다. 이날 대회에서 만난 원유민의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그의 두꺼운 팔뚝과 우람한 상체였다. 한 눈에 봐도 운동 꽤나 한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언제부터 농구를 시작했는지 궁금했다. “13살 때부터 시작했어요. 12살 때 캐나다로 이민을 갔는데, 여러 가지 종목을 많이 접했죠. 육상, 테니스, 양궁, 수영, 배구도 했어요. 그 중에 농구가 가장 마음에 들었죠.”
1988년생인 그는 어릴 때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고 한다. 그렇다면 장애를 가지게 된 건 언제부터일까?
“4살 때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횡단보도를 건너다 트럭에 치였다고 하더라고요. 4살 때부터 7살 때까지 병원에 있었는데, 전 그 때 기억이 전혀 없어요.”
그는 사고 탓에 하반신 전체와 오른쪽 새끼손가락을 잃었다. 오른손잡이이다 보니 슛을 쏠 때도 불편한 부분이 있다. 어린 시절 장애 때문에 힘든 점은 없었을까?
“어릴 땐 그런 불편을 못 느낀 것 같아요. 중고등학교 때 친구들하고 축구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죠.” 아들의 사고 탓에 그의 부모님은 그가 좀 더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캐나다로의 이민을 택했다고 한다.
그는 캐나다에서 휠체어농구 국가대표로까지 활약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리우패럴림픽에서도 캐나다 국가대표로 참가한바 있다. 또 휠체어농구를 통해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선수로 뛰기도 했다.
그런 그가 한국에서 농구를 하게 된 건 지난 2012년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농구를 하고 싶었어요. 어디서 할까 고민을 했어요. 캐나다로 가도 되고, 미국에서 해도 됐죠. 그러다 한국의 경기영상을 보게 된 거에요. 한국에서 농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다짜고짜 이메일주소를 찾아서 연락을 했어요. 그래서 연락한 팀이 서울시청이었어요.”
서울시청에서 운동을 하던 그가 제주특별자치도에서 뛰게 된 건 제주도 소속이자 휠체어농구의 간판스타 김동현 덕분이었다고 한다.
“2013년까지 서울시청에 있다 독일휠체어리그에 갔어요. 거기 리그 참가를 위해 반년 정도 있었는데, (김)동현이와 친분을 갖게 됐죠. 동현이가 이탈리아리그로 이적 준비를 하고 있었거든요. 제가 영어를 할 줄 아니 이적 준비를 도와주기도 하면서 친해졌죠. 동갑이기도 하고요. 이후 동현이 추천으로 제주도 팀으로 오게 됐어요.”

제주특별자치도의 플레잉코치인 김호용은 원유민에 대해 “유민이가 우리 팀에 와줘서 많은 힘이 된다. 유민이는 포워드로 여러 가지를 잘 하는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다. 속공도 좋고, 레이업도 잘 한다. 외국에서 왔다보니 한국문화 적응에 어려움도 겪었지만, 지금은 잘 적응해서 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휠체어농구선수로서 원하는 플레이에 대해 “최대한 우리 팀원들을 살려주는 플레이를 하고 싶어요. 내가 득점하는 것도 좋지만, 어느 팀에 가든 팀에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제가 득점원이 되기도 했다가 공을 뿌려주기도 하고, 수비가 필요할 땐 수비도 하고, 가장 좋아하는 건 코트 위에서 리더가 되는 거예요.”
한편 원유민은 동계종목에서는 이미 꽤 이름이 알려진 선수다. 현재 그의 목표는 평창동계패럴림픽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것이다.
“올 해 1월부터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을 시작했어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연락이 왔는데, 동계종목을 해보면서 특별귀화를 진행해볼 생각이 없냐고 하더라고요. 개인종목에 한 번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하겠다고 했죠.”
2006년 캐나다 시민권을 딴 그는 평창올림픽에 나가기 위해서는 다시 한국 국적을 취득해야 한다. 정상적인 국적 취득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문체부에서는 특별귀화를 추진 중이다.
그는 올 해 열린 전국체전에서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4km 부문에서 각각 은메달을 땄다. 비장애인에 비해 경쟁상대가 많지 않다고는 하지만 종목 입문 일주일 만에 거둔 쾌거였다. 평소 농구 등 다양한 운동으로 다져진 그의 능력이 발휘된 것.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는 그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특별귀화를 추진 중이다.
불편한 몸을 가지고 있지만, 해외 여러 국가를 돌고, 여러 종목에 도전하는 그의 모습이 대단했다. 신체적인 장애는 그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듯 했다.
원유민은 또 다른 목표가 있냐는 질문에 “2020년 도쿄에서는 또 어떤 종목을 할지 모르겠지만, 또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한국에서 휠체어농구 지도자를 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또 캐나다에서 생활도 했고, 외국선수들과 인맥도 있다 보니 패럴림픽 선수위원을 해볼 생각이 없냐는 권유도 받았어요. 제 경험과 언어를 살려 국제업무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라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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