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민욱 칼럼니스트] 5월 22일(현지 시간), 유럽농구 소식통인 데이비드 픽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마누 지노빌리가 은퇴할 경우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유로리그(Euroleague) ‘올해의 수비수’로 뽑힌 아담 항가(Adam Hanga, 201cm, 가드/포워드)와 계약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1989년생으로 헝가리에서 태어난 항가는 스페인리그(Liga Endesa)의 강호 사스키 바스코니아(Saski Baskonia)의 핵심 자원이다.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올 여름 선수단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고되는 팀이다. ‘잘 키운’ 조나단 시몬스(198cm, 가드/포워드)가 제한적 FA 신분이 되고, 지노빌리도 ‘은퇴’ 소문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RC 뷰포드 단장과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시몬스를 잡을 것이다. 플레이오프에서 보였듯, 시몬스는 큰 무대에서 통할 기량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다만 타 팀에서 스퍼스가 감당하기 힘든 계약을 제시할 경우에는 대책이 없다.
유럽에서는 시몬스가 떠난다면 그 자리의 대체자로 항가가 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항가는 어떤 선수일까. 2016-2017시즌 활약상을 보면 왜 자주 이름이 언급되는지 알 수 있다.
항가는 현재 NBA에 관심이 있는, 그리고 NBA가 관심을 갖고 있는 ‘유럽 유망주’의 최상위에 위치해 있다. 비록 바스코니아는 유로리그 8강에서 CSKA에게 3전 전패를 당해 탈락했지만, 개인 활약만큼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수준이라는 평이다. 유로리그 단장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유로리그 최고 포워드’ 투표에서는 2위였고, ‘올해의 수비수’ㄹ 투표에서도 선두였다.
스페인리그도 마찬가지. 평균 30분 남짓한 시간동안 11.9득점 4.0리바운드 1.3스틸을 기록했다.
+2016-2017시즌 기록+
유로리그_ 33경기(28.0분), 10.5점 4.4리바운드 2.4어시스트 1.3스틸 0.7블록
스페인리그_ 30경기(28.2분), 11.9점 4.0리바운드 2.4어시스트 1.3스틸 0.6블록
항가는 현재 스퍼스가 권리를 갖고 있다. 2011년 NBA 드래프트 전체 59순위로 지명됐다. 항가 바로 다음에 지명된 선수가 바로 보스턴 셀틱스의 ‘작은 거인’ 아이재아 토마스다. (그 해 드래프트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조지 힐을 인디애나 페이서스로 트레이드하고, 1라운드 15순위와 2라운드 42순위 지명자에 대한 권리도 가져왔다. 1라운드 15순위로 지명된 선수가 바로 현재 스퍼스의 ‘에이스’ 카와이 레너드였다. 42순위 선수는 데이비스 베르탄스다.)
물론, 항가가 스퍼스에 합류하더라도 바로 지노빌리의 대체자가 되기는 불가능하다. 지노빌 리가 그랬듯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유럽과 시스템이 비슷한 샌안토니오 스퍼스이기에 그가 잘 적응해 실력발휘를 할 경우, 쏠쏠한 자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항가는 어떤 선수? +
헝가리는 194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반까지 유로바스켓(1946년 3위/ 1953년 2위/ 1955년 우승)에서 인상적인 성적을 남긴 강국이었다. 하지만 1971년부터 1997년까지는 유로바스켓 본선도 못 나갈 정도로 침체기였다. 1999년에 오랜만에 본선에 나섰지만, 16팀 중 13위에 그치며 쓴맛을 봤다. 그랬던 헝가리가 2016년, ‘화려한 컴백’을 외친다. 유로바스켓 2017의 지역예선을 6전 전승으로 통과한 것이다. 당시 마케도니아, 잉글랜드, 룩셈부르크 등이 헝가리의 희생양이 된다. 이때 항가의 분투를 주도한 선수가 바로 아담 항가다. 득점(19.4), 리바운드(7.2), 어시스트(4.4) 모두 팀내 1위였다.
기니 출신의 부친과 헝가리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항가는 3살 때 부모가 이혼한 이후 어머니를 따라 헝가리에서 살았다. 6살 때 농구를 시작한 그는 만 17세 때인 2006년부터 헝가리 리그의 알바 페헤르바르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 뒤 2011년에는 소속팀을 헝가리 리그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그 능력을 인정받아 스페인리그의 만레사(Manresa)에 스카우트 됐다.
큰 무대에서도 항가의 활약은 빛났다. 적응을 마친 그는 2012-2013시즌 32경기에서 평균 11.6득점 4.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이름을 알렸고, 2013년 7월에는 스페인의 대표강팀 바스코니아로 이적하기에 이른다. 부침이 있긴 했다. 좀 더 수준 높은 팀에 가게 되면서 기회가 쉽게 오지 않았다. 그러자 경기력도 떨어졌다. 급기야 2014년 8월에는 이탈리아 리그 아벨리노로 임대되는 신세도 겪었다.
하지만 ‘임대’는 성장을 위한 ‘빅 픽쳐’였다. 아벨리노에서 금세 생기를 찾았다. 넉넉한 기회 속에서 실력을 뽐낸 것이다. 자신감을 되찾은 항가는 2015년 다시 바스코니아로 컴백했고, 이번에는 뒤로 밀려나지 않았다. 팀의 주축으로 인정받고 코트에 나서게 된 것이다.
+ 항가 ‘모셔오려고’ 축구선수까지 트레이드?
2015-2016시즌 바스코니아는 비록 스페인리그 4강 플레이오프에서 바르셀로나에게 패배하며 시즌을 마쳤으나 유로리그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바스코니아는 당시 스페인리그 팀으로는 유일하게 유로리그 파이널 포(Final Four)에 진출해 4위를 차지했다. 당연히 항가도 소속팀의 파이널 포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2015-2016시즌 스페인리그, 유로리그 기록+
스페인리그_ 25.3분, 9.4점 4.3리바운드 1.5어시스트 1.5스틸
유로리그_ 29분, 8.2점 5.1리바운드 1.7어시스트 1.4스틸 1.2블록
항가는 수비에서 특히 돋보였다. 2015-2016시즌 유로리그 ‘올해의 수비수’ 선정 투표에서는 3위까지 올랐다. 활약이 이렇다보니 비시즌에도 영입대상 1호로 떠올랐다. 핵심자원들(토마스 사토란스키, 알렉스 아브리네스)이 NBA에 진출하며 전력에 공백이 생긴 바르셀로나는 항가 영입을 위해 애를 썼다.
심지어 바르셀로나는 바스코니아 측에 ‘축구선수’까지 조건으로 제시했다. 바스코니아 구단주 호세아 케레히타는 데포르티보 축구단도 갖고 있었다. 바르셀로나는 이 점을 생각해 축구선수를 넘기는 대신에 항가를 영입하고자 했다. 그러나 바스코니아 입장에서도 항가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선수였기에 제안을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케레헤타 구단주의 판단은 옳았다. 바스코니아는 셰인 라킨(180cm, 가드), 안드레아 바르냐니(213cm, 포워드), 체이스 버딩거(201cm, 포워드), 파블로 프리지오니(191cm, 가드), 니콜라스 라프로비톨라(193cm, 가드)같은 전직 NBA 리거들을 데려왔으나 항가의 입지는 전보다 넓어졌다. 결국 팀의 주장 역할까지 맡게 된 항가는 구단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항가는 2016-2017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가 된 상태다. 바스코니아는 무조건 재계약을 희망하고 있다. 6월 7일 스페인 언론 「수페르데포르테(Superdeporte)」 보도에 의하면 항가의 에이전트인 안드라스 로랑은 바스코니아 측과 만나 향후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항가는 더 이상 유럽 무대에 대한 미련이 없는 듯 했다.
그는 NBA 진출에 대해 긍정적인 코멘트를 전했다. “농구 선수로서 나의 가장 큰 목표는 NBA에서 명성을 날리는 것”이라 말이다. 지난 3월 23일, 헝가리 매체 「24.hu」와의 인터뷰에서도 “나는 다음 시즌 NBA에 가는 것을 원하고 있으며 지금이 바로 그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항가의 장, 단점 +
자, 그렇다면 항가는 과연 NBA에서 통할 실력일까. 항가는 현재 유로리그, 스페인리그에서 “지금이 전성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들 정도로 잘해주고 있다. 특히 그를 빛나게 해주는 부분은 바로 수비다. 그는 유로리그의 대표수비수다. 사실, 윙스팬은 202cm로 훌륭한 편은 아니다. 그러나 운동능력과 센스로 커버하고 있다. 리바운드 참가도 좋다.
>> 아담 항가의 수비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X1lM7cRUdns
공격에서는 뛰어난 퍼스트스텝을 이용한 드리블 돌파와 적극적인 속공 참여가 돋보인다. 스피드와 탄력이 좋기에 경기 중에 심심찮게 호쾌한 덩크도 선보이고 있다. 볼 핸들러로 시작하는 2대2 전개도 깔끔하며, 패스도 나무랄 데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해결사’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특히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고우-투-가이’로 불리기에는 부족하다. 특히 슛 거리가 짧다. 슛 성공률은 33.6%로 제법 향상됐지만 ‘3점슛 시대’를 맞은 NBA에서 살아남기에는 폭발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6-70%에 머물러 있는 낮은 자유투 성공률도 높여야 한다. 아직 80%대 성공률을 기록한 시즌이 한 번도 없다.
‘슈팅’에서의 아쉬움에도 불구, 항가의 이름이 꾸준히 언급되는 것은 농구에 대한 이해도, 수비에서 보이는 움직임 때문일 것이다. 또한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샌안토니오 스퍼스 스타일을 생각했을 때, NBA에서 데뷔한 뒤 더 성장할 가능성도 무시하기 어렵다.
과연 새 시즌, 또 한 명의 유럽스타를 NBA에서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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